[비즈한국] 국내 보일러업계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경동나비엔이 최근 환기 설비 공사에서 불법 재하도급 행위가 적발돼 과징금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시는 7일 울산 율동지구 한신더휴(B1,B2,C2블록) 공동주택 부대시설 공사 현장에서 무등록업체에 환기 설비 공사를 재하도급한 경동나비엔에 1411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경동나비엔은 현장 시공사인 한신공영으로부터 부대시설 환기 설비 공사를 하도급받아 무등록업체인 A 사에 재하도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재하도급한 공사 규모는 1억 6000만 원 수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설 공사는 해당 건설 업종을 등록한 업체만 수행할 수 있다. 건축물이나 플랜트, 공작물에 배수·위생·냉난방·공기조화·기계기구·배관설비 등을 조립·설치할 수 있는 업체는 기계설비·가스공사업을 등록한 건설사다. 경동나비엔은 1991년 난방공사업, 2000년 기계설비·가스공사업에 등록하고 공사를 수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건설 공사 재하도급은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무분별한 하도급, 재하도급에 따른 부실 공사를 막기 위해서다. 전문공사에서는 공사 품질이나 능률을 높이려는 경우 하도급 공사금액 20%까지만 수급인 서면 승낙을 받아 예외적으로 재하도급을 허용한다.
지방자치단체는 관할 지역 건설사업자가 불법으로 재하도급을 하면 1년 이하 영업정지나 위반 공사 도급금액 30% 이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고 건설업을 한 업체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평택시 건설도로과 관계자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해당 현장 신축 공사 현장의 불법 재하도급 행위를 적발했다. 원칙적으로 건설공사는 재하도급이 불가능한데, 경동나비엔은 발주자 동의 등 재하도급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재하도급했다. 과징금 납부를 원하는 업체(경동나비엔) 요청 등을 고려해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은 귀뚜라미보일러와 함께 우리나라 보일러업계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2022년에는 매출액 1조 1609억 원, 영업이익 59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가정용 보일러가 45%, 온수기가 43%, 기타 제품이 12%를 차지한다.
환기 설비는 경동나비엔의 주력 신사업이다. 경동나비엔은 2006년부터 실내 공기질 개선 연구를 본격화해 2019년 12월 청정환기시스템을 출시했다. 올해 1월에는 상업용 시설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에서 활용 가능한 중대형 청정환기시스템을 선보였다. 2020년 4월 건축물 설비기준이 바뀌면서 30세대 이상인 공동주택과 일정 규모 이상인 다중이용시설에 환기설비 설치가 의무화됐다.
경동나비엔 측은 “환기 공사가 품질, 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였으나, 관련법을 준수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동일한 사항이 재발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관련법에 기준해 시공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
[현장] "차라리 배달앱 보세요" 프랜차이즈 매장 알레르기 정보 점검해보니
·
카카오, 법카로 게임 아이템 구매한 임원 둘러싸고 노사 갈등
·
공항 마비돼도 솜방망이 처벌…불법 드론 막을 대책 있나
·
'진접선 공사 폭발 사고' 포스코이앤씨, 영업정지 2개월 처분 면했다
·
붕괴사고 낸 GS건설 '영업정지 10개월' 둘러싸고 실효성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