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경기도 과천시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이사회가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공사비 예정가격을 3.3㎡당 40만 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선 전문 업체가 산출한 예정가격보다 통상 5~10% 낮게 조합이 입찰공고를 진행하는데, 조합 이사회가 왜 가격을 올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부 조합원은 이사회가 조합원들과 상의 없이 서둘러 공사비를 결정했으며 이 때문에 세대당 5300만 원 정도 추가로 분담하게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과천주공10단지 조합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의결된 안건은 오는 20일 대의원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논란이 되는 것은 조합 이사회가 적산업체를 통해 받은 공사비 예정가격보다 더 높게 책정한 점이다. 적산이란 건설물을 짓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산출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자 입장에서 보면 예정가격은 낙찰 금액의 ‘상한선’이 되기 때문에 예산 집행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옆 단지인 과천 8·9 단지에서도 지난해 4월 시공자 선정을 할 때 예정가격 범위에서 입찰금액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한국이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조합집행부는 지난 8월 18일 대의원회를 통해 적산업체를 선정했다. 적산업체의 예정공사비 산출 내역을 살펴보면 과천주공10단지 예정가격은 3.3㎡당 699.7만 원이었다. 그런데 조합 이사회는 이보다 3.3㎡당 40만 원 많은 740.5만 원으로 예정가격을 확정했다. 740.5만 원은 최고값과 최저값을 뺀 평균값이다. 이렇게 되면 총 공사비는 기존 산출 예정가격보다 총 334억 원 상승한다. 현재 조합원 632세대로 나누면 세대당 약 5284만 원 정도의 추가분담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남호 과천주공10단지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예정가격 검증 금액인 699만 원은 지반조사 결과와 커뮤니티 특화 부분이 빠진 것으로 이를 반영하면 금액이 더 오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논란이 되는 부분은 조합 이사회가 대의원 동의를 받아 적산업체를 선정해놓고 그 결과를 대의원, 조합원 등에게 공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합 관계자는 “적산업체가 산출한 예정가격을 조합장이 조합 공지방에 알리지 않았다. 카톡방에서 이야기가 나오자 그제야 조합원들에게 설명했다”면서 “공사비를 올려 결정한 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격으로 조합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김 위원장은 예정가격이 낮으면 입찰에 참여하는 시공사가 적을 수 있으니, 그런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또 다른 조합 관계자는 “집행부가 이사회를 진행하기 전에 조합원 설명회도 하지 않은 채 짧은 시간 안에 적산업체에서 산출한 예상 공사비보다 높게 책정을 했다”며 “세대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올라가는데 시공사 참여의 폭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든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비즈한국은 김남호 조합장에게 산출된 예정가격보다 공사비를 올리고 서둘러 결정한 이유를 물었으나 김 조합장은 “할 말이 없다”고만 답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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