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오뚜기는 2017년부터 함영준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나 관계사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정리했다. 그리고 약 5년 만에 오뚜기라면지주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오뚜기가 흡수 합병하는 것으로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아직도 함영준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지분이 높은 회사가 있다. 어떤 곳이며, 오뚜기와는 어떤 관계일까?
#정세장 대표가 이끄는 ‘면사랑’ 내부거래율 20% 내외
면제품 및 소스류를 제조·판매하는 면사랑은 1991년 설립됐으며 정세장 대표가 이끌고 있다. 정 대표는 함태호 명예회장의 큰사위로 그의 장녀 함영림 전 이화여대 교수와 결혼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는 매형이다.
면사랑의 주주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2005년까지 정세장 대표가 93.38%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였고, 2006년부터는 특수관계자 지분을 포함해 공시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최대주주는 정세장 대표 및 특수관계자로 지분 93.94%를 보유하고 있다.
면사랑은 오뚜기가 2004년 처음으로 생면시장에 진출할 때 지원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뚜기는 면사랑에 제품 생산을 위탁했고 이를 계기로 냉장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오뚜기와 면사랑의 내부거래가 공시된 시점은 2005년이다. 당시 면사랑은 매출 271억 원 중 179억 원을 오뚜기에 제품을 판매해 올렸다. 내부거래 비율이 66%에 달한다. 2010년까지 면사랑의 매출 50%가량이 오뚜기에서 나왔다. 이후 내부거래 비율은 꾸준히 낮아졌다.
면사랑의 매출은 △2018년 1040억 원 △2019년 1114억 원 △2020년 1038억 원 △2021년 1174억 원 △2022년 140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내부거래 비율은 △2018년 20%(209억 원) △2019년 16.2%(181억 원) △2020년 23.6%(245억 원) △2021년 20.4%(240억 원) △2022년 15.2%(213억 원)였다.
면사랑은 2007년부터 빠짐없이 배당을 실시했다.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배당금 총액은 72억 4500만 원 수준으로 정세장 대표 등 특수관계자가 대부분 수령했다.
#정연현 대표가 이끄는 ‘풍림푸드’ 한때 내부거래율 70% 넘어
풍림푸드는 1992년 설립됐으며 유정란 등 달걀, 에그타르트, 푸딩 등을 제조·가공·판매한다. 2022년 매출 1540억 원, 순이익 61억 원을 기록했다.
풍림푸드는 고 함태호 오뚜기 창업주의 둘째 사위 정연현 풍림푸드 대표가 지분 3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대 주주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으로 지분 28.6%를 보유하고 있다. 함태호 창업주의 두 딸 영림·영혜 씨도 각각 10.7%, 7.1%를 갖고 있다. 정연현 대표의 아들 정인성 씨는 지분 2.8%를 보유했다. 이들 오너 일가의 지분을 합하면 88.5%에 달한다.
풍림푸드는 2004년부터 전자공시시스템에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공시하기 시작했다.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풍림푸드의 성장 배경에는 오뚜기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풍림푸드의 2004년 매출은 238억 원인데, 이 중 오뚜기 등과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이 175억 원에 달한다. 내부거래 비율이 73.52% 수준이다. 2009년까지 매출의 70% 이상이 오뚜기 등과 내부거래를 통해 나왔고, 2010년부터 내부거래 비율은 점차 낮아졌다.
최근 풍림푸드의 매출은 △2018년 1104억 원 △2019년 1160억 원 △2020년 1095억 원 △2021년 1294억 원 △2022년 1540억 원을 기록했다. 내부거래 비율은 △2018년 30.7%(340억 원) △2019년 27.5%(319억 원) △2020년 31.1%(341억 원) △2021년 29.7%(385억 원) △2022년 28.44%(438억 원)이었다. 2021년부터 20% 후반 수준의 내부거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풍림푸드 역시 면사랑처럼 매년 빠짐없이 배당을 했다. 2002년부터 2022년까지 21년간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96억 원 수준이다.
풍림푸드는 함영준 회장이 2대 주주이지만 향후 정연현 대표 일가 소유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연현 대표와 그의 아내 함영혜 씨, 아들 정인성 씨의 지분을 더하면 49.2%로 과반에 가깝기 때문이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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