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부가 추석 연휴 전 발표하기로 한 주택 공급 대책에 비(非)아파트 규제 완화가 포함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아파텔’로 불리는 오피스텔 소유주들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수요 촉진 관련 대책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주택 수 산정 배제 등 규제 완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 전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한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로 꼽히는 건축 인허가와 착공 실적이 급감세를 보이면서 수급 불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간 건설업계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담 등으로 주택 사업 비중을 줄여왔다. 올해 상반기 전국 인허가 면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22.6%, 착공 면적은 38.5% 감소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주택 공급 대책 일환으로 비아파트에 대한 규제 완화를 예측했다. 전용면적 85㎡ 미만인 주거용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고, 종합부동산세에 합산하는 것을 배제하는 내용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분류돼 취득 시 4.6%를 세금으로 내지만, 주거 용도로 쓰면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간주해 보유하거나 양도할 경우 주택 수로 포함해 세금을 매긴다.
이런 예측은 최근 국토부 장관 발언으로 증폭됐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0일 정부청사에서 열린 공공주택 혁신 전문가 간담회에서 “공급이 아파트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데, 비아파트 부문에서도 충분히 원활히 돌아가도록 해야할 것 같다. 과도한 위축을 풀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비아파트 공급도 충분히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제도나 형평성 문제에 부닥치다 보니 아직 결론을 낸 바 없고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임대업계는 임대 목적인 소형 주택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오피스텔과 같은 비아파트는 보유 목적보다는 임대가 목적인 건물이 많다. 청약 기회를 포기하면서 원룸이나 투룸, 쓰리룸을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지방 원룸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이 서울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사람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 임대 목적인 소형 주택을 주택 수 산정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오피스텔 소유주들은 구매 자금 대출 등 오피스텔 실수요자에 대한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현재 특례보금자리론이나 보금자리론, 디딤돌 대출 등 정책모기지(주담대) 상품은 아파트 등 주택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김병영 전국아파텔연합회 공동대표는 “오피스텔과 같은 비주택 실수요자는 서민과 신혼부부, 청년이다. 주거용 오피스텔 실수요자들이 현재 정책 모기지 상품에서 배제되면서 높은 금리에 대출을 받고 있다. 세금은 주택처럼 내면서 주택처럼 대출은 받을 수 없는 모순적인 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명확하게 업무시설로 간주하기 때문에 주택 수 산정에서도 배제되는게 맞다고 본다. 하지만 오피스텔을 주거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주택 공급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제도를 적절하게 조합해 재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앞선 발언 하루 뒤 수요 촉진과 관련한 주택 공급 대책에 선을 그었다. 원 장관은 11일 “국회 입법 필요한 부분은 당장 하기 어렵고 최소한 몇 달 이상 시간 걸린다”며 “수요 쪽을 건들면 투자 내지 투기 수요가 몰려 주택 시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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