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폭염으로 무더위가 한창이었는데 이제는 새벽만 되면 으스스할 정도로 추워졌다. 여전히 낮에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는 하지만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로 직행하지 않을지 걱정이 되는 시기가 됐다. 이맘때쯤 되면 항상 추석 선물을 고민하게 된다. 거래처 혹은 학교 선생님 등 감사해야할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선물의 내용 못지않게 받는 사람을 고려하게 되는데, 기쁘게 주고받는 것이니만큼 고민은 길어진다.
문제는 ‘한정적인 비용’이다. 보내는 사람 입장에서는 비용이 합리적이면서도 받는 사람이 만족할 만한 선물을 보내고 싶지만, 괜찮은 선물일수록 비용이 많이 든다는, 지극히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물론, 가장 인기가 많은 선물은 ‘현금’이라는 설문조사는 차고 넘친다. 현금을 주면 간편할 수도 있지만,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성의 없어 보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피하게 되는 선물인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선물을 주는 쪽에서는 자연스럽게 상품권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주는 사람은 상품권을 할인받아 구매할 수 있어 좋고, 받은 사람은 액면가만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고’가 된다. 흔히 구매하는 백화점 상품권은 오프라인이나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고, 온라인에서도 사이버머니로 전환해 이용할 수 있다. 문화상품권이나 해피머니상품권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백화점 상품권보다 할인 폭이 더 크고, 사용처도 많다는 장점이 있다. 전통시장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온누리상품권도 유용하다. 5~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데, 최대 50% 소득공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유형은 지류 상품권,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이 있다. 온누리상품권 앱에서 가맹점은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추석 차례상을 준비할 때 전통시장을 이용하면 약 24만 원, 대형마트는 약 28만 원이 든다고 한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보다 과일류는 평균 11%, 채소류는 13%, 축산물은 25%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돼 대형마트보다 싼 물품이라면 온누리상품권도 좋은 선물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지역사랑상품권도 싸게 살 수 있어 추석 선물로 괜찮은 선택이다. 지역사랑상품권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지 않고, 지역마다 할인율이나 발행량도 다르다. 추석 연휴를 맞이해 이번 달에는 기존 할인 폭보다 할인율을 높인 지자체도 있었기 때문에 발행 일정이나 할인율은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이번 연휴는 10월 2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여느 때보다 긴 연휴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이라면 추석 선물만큼 재테크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는 시기다. 대체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장 흐름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코스피 흐름을 보면 평균적으로 연휴 직전에는 조정이 있고, 이후에는 다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과거 패턴대로라면 추석 연휴 직전 조정은 매수기회”라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또 “2010년 이후 추석이 있었던 월의 평균적인 수익률도 플러스를 나타낸다”며 “플러스를 보였던 비율도 60% 수준”이라고 짚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기업들의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데, 실적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라면 추석 연휴 이전에 투자 적기를 잡는 것도 나에게 주는 추석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기업별 추석 선물이 화제가 됐다. 현금이나 상품권부터 과자세트, 스팸세트 등 기존 선물세트까지 기업마다 다른 추석 선물에 사람들은 놀라움과 부러움을 느꼈다. 그러나 선물세트 목록을 보면서 지난해 논란이 일었던 ‘선물세트 재판매’가 떠올랐다. 지난해 중고 거래 시장에 각종 선물세트가 올라왔는데. 올해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필요한 사람에게 저렴하게 파는 것이 합리적인 재테크’라는 의견과 ‘성의를 무시했다’는 의견이 맞섰다. 한정적인 예산으로라도 선물을 주려는 사람의 성의도 이해가 되고,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다면 버리느니 저렴하게 파는 것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서로 고마운 사람들이라면 이번 연휴에는 한 번이라도 전화 또는 직접 만나 덕담을 나눠보면 어떨까. 선물보다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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