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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증명] 가짜 명품 구매자도 법적 처벌을 받을까

가짜 명품 판매자는 상표법·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처벌…해외 일부 국가는 구매자도 처벌

2023.09.06(Wed) 09:47:44

[비즈한국] ‘나는 솔로’라는 TV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16기 영숙이 화제다. 프로그램에서의 발언이나 행동이 이슈를 일으켜 시청자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명 ‘짝퉁’이라 불리는 가짜 명품을 판매한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나는 솔로’라는 TV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16기 영숙. 사진=ENA 유튜브 영상 캡처

 

16기 영숙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는 샤넬 브로치를 단 니트의 제품이나 샤넬 백과 믹스매치 된 여름 니트가 판매되고 있다. 니트를 판매하기 위해 샤넬 브로치나 샤넬 백을 믹스매치 한 것일 뿐, 샤넬 브로치나 샤넬 백의 판매 목적은 아니다. 이 경우 다른 제품 판매를 위해 가짜 명품을 활용한 행위에 대한 처벌은 쉽지 않다. 비록 영숙이 가짜 명품을 구매했더라도, 우리나라는 구매자에 대한 명확한 처벌조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명품 강국으로 불리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우 가짜 명품의 구매자도 엄하게 처벌하고 있어 우리와 차이가 난다.

 

그러나 가짜 명품 판매자는 당연히 처벌의 대상이 된다. 구매자가 가짜 명품임을 알고 구매했어도 마찬가지이다. 즉, 구매자가 인지하고 있었느냐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판매자가 가짜 명품을 판매한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해당 제품에 상표권이 존재하면 상표권 침해, 상표권이 없더라도 유명한 상표를 모방한 행위는 부정경쟁 행위가 돼 처벌받는다.

 

상표법 제89조에서는 상표권자가 지정상품에 대해 등록상표를 사용할 권리를 독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당한 권원이 없는 자가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행위는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 가짜 명품 제조나 판매는 상표권 침해의 전형적인 예다. 

 

물론 우리 상표법은 상표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상표에 내재된 상표권자의 신용을 보호하고 상표를 매개로 거래하는 일반 수요자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등록상표와 동일한 영역뿐만 아니라 유사한 영역에서의 무단 사용에 대해 상표권 침해를 인정하고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나아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부경법)에서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해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영숙이 운영하는 쇼핑몰에서는 샤넬 벨벳 리본핀이나 스와로브스키 진주 이어링, 나아가 에르메스 트윌리 스카프 제품도 직접 판매되고 있다. 가격이나 제품 품질을 고려해 볼 때 가짜 명품으로 추측된다. 만약 가짜 명품을 판매한 것이라면 명백하게 상표법 위반 또는 부경법상의 부정경쟁 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가짜 명품을 직접 제조하지 않고 구매해 재판매한 경우에도 판매행위에 대해서는 상표권 침해 행위 또는 부경법상 부정경쟁 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상표권을 침해한 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상표법 제230조), 부정경쟁행위를 한 사람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부경법 제18조 제3항). 상표권 침해나 부정경쟁행위 모두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권리자 고소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하다. 따라서 샤넬이나 스와로브스키, 에르메스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상표권 침해 행위나 부정경쟁행위에 대해 고발할 수 있다. 물론 당사자인 샤넬이나 스와로브스키, 에르메스 등은 상표권 침해 등으로 고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판매자가 가짜 명품을 진품으로 속여서 판 경우라면 어떨까. 구매자는 당연히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다. 반면 판매자의 경우 상표법 상 상표권 침해죄는 물론 형법상 사기죄도 성립될 수 있다. 형법 제347조에서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에게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러한 가짜 명품 판매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모조품 시장은 사라지지 않는다. 2020년에는 1억 1000만 원짜리 에르메스 가방을 모방한 1300만 원짜리 ‘특 S급’ 가짜 명품을 판매한 남매가 붙잡혀 이슈가 됐다. 모조품 판매 가격은 물론 구매자 명단에 의사, 대학교수 등이 다수 포함돼 충격을 가져다 준 사건이었다. 모조품 시장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이 억제될 수 없는 것처럼 가짜 명품에 대한 수요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모조품 판매는 분명 범죄이고, 누군가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모조품 시장이 더 커지지 않도록,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같이 구매자에 대한 처벌까지는 아니더라도 법률로써 모조품의 유통행위를 보다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 

공우상 특허사무소 공앤유 변리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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