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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현대카드 점포 통폐합 둘러싼 구조조정 논란 전말

최근 영업점 축소에 대규모 감원 '악몽' 되살아나…정태영 부회장 "인력 감축 없다" 일단락

2023.09.01(Fri) 09:04:47

[비즈한국] 최근 점포 통폐합을 진행한 현대카드가 인력 감축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 의혹을 공식적으로 반박한 데 이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노조와 만나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정 부회장이 “점포 통폐합은 구조조정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면서 본사 앞 시위로까지 이어진 갈등은 일단락된 모양새지만, 그동안 누적된 불신이 ​이번 사태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점포 통폐합으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거론된 현대카드가 관련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현대카드 본사 앞에서 진행된 노조의 피켓 시위. 사진=사무금융노조 현대카드지부 노조

 

#천안‧전주‧창원 지역단 폐쇄…“또 감원하나” 거센 반발

 

현대카드는 최근 전국 영업점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2019년 구조조정처럼 인력감축이 병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업계와 현대카드 노조에 따르면 현대카드 범용신용카드(GPCC)본부는 8월 14일 사내 인사명령을 통해 본부 산하 전국 영업조직을 통폐합했다. 기존 11개 지역단, 4개 지점(영업점) 구성에서 총 10개 지점으로 조직이 개편됐다. 천안, 전주, 창원 등 지역단 세 곳은 폐쇄됐고, 다른 지역단들은 지점으로 강등됐다. 이 외에도 수도권 지점 두 곳은 하나로 통합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조직 개편으로 48명의 직원이 연고지를 떠나 다른 지역에서 업무를 하게 됐다.

 

이 같은 결정에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조직 변경과 전출이 구조조정의 사전 준비 작업일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면서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현대카드 노조는 인사명령 사흘 뒤부터 사옥 앞에서 매일 오전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사측에 “구조조정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진위 확인을 요구한 노조에 사측이 회신한 공문. 사진=사무금융노조 현대카드지부 노조​

 

무엇보다 ‘대규모 인력감축설’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직후라 직원들의 불안감이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7월 언론 보도를 통해 현대카드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약 300명의 인력 감축을 논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사측은 공식 채널을 통해 “사실 무근”이라며 “컨설팅 기업 맥킨지와 협업하는 이유는 현대카드의 미래 비전을 고민하고 중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다. 3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은 언급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노조는 사측에 이 의혹의 진위 확인을 요구했는데, 사측은 공문을 통해 “당사에서는 인위적인 인력 감축 구조조정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하지만 ‘사실 무근’을 강조했던 사측이 약 3주 만에 점포 통폐합을 공식화하면서 신뢰 문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정태영 부회장이 직접 해명하며 갈등 일단락, 불신 해소될까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최근 정태영 부회장이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상황이 일부 정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켓 시위 9일 차인 8월 29일 정태영 부회장은 노조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인력감축 논의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전해진다. 노조는 일단 사측의 해명을 받아들여 피켓시위 등 관련 대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영등포구 현대카드 사옥 전경. 사진=비즈한국DB


구조조정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노사 갈등으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커지자 사측이 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는 2018년 말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한 바 있다. 점포를 축소하고 대규모 감원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600여 명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지난해 말에도 근속 2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등 크고 작은 감원이 진행됐다. 노조가 출범한 것도 고용 불안에 대한 불만이 컸던 2020년 초다. 

 

실제로 2017년 말 기준 107개에 달하던 점포수는 2019년 53개로 쪼그라들었고 이번 개편까지 점차 축소되는 양상이다. 단순한 조직 정비로도 볼 수 있는 이번 조직 개편이 4년 전 조직 폐쇄와 함께 약 400명이 일자리를 잃은 사태와 연관 지어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영주 사무금융노조 현대카드지부 지부장은 “대면 영업을 하는 동종 업계 기업들이 조직 규모 면에서 비교적 유지 전략을 취하는 것과 달리 현대카드는 축소 전략을 가지고 있다. 지점에 수개월 동안 채용을 멈추게 한 후 효율화라는 명분으로 연말 연초도 아닌 8월에 인사명령을 냈다는 점에서 의도적이라고 판단했다”면서도 “이번 조직 개편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정 부회장으로부터 확답을 받았다.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사측 해명에 따라 피켓 시위 등은 보류한 상태”라고 말했다.

 

노조는 잦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불안정 해소를 위해 단체협약에 관련 합의를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대카드와 노조는 소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 측은 노조 면담 사안과 관련한 질의에 "인력 감축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자리로 안다"고 전했다. ​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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