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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프리미엄 슈퍼' SSG푸드마켓, 이마트서 다시 신세계로

원래 주인 신세계가 재양수…'본업' 할인점서 매출 줄고 영업손실 증가

2023.08.31(Thu) 16:46:30

[비즈한국] 2016년 신세계에서 이마트로 넘어갔던 프리미엄 슈퍼마켓 ‘SSG푸드마켓’이 다시 신세계 품으로 돌아갔다. 이마트는 SSG푸드마켓을 신세계에 넘겨주며 7년간 공들였던 프리미엄 슈퍼마켓 사업을 접게 됐다. 수익성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본업인 할인점에 집중한다는 계획인데, 업계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신세계는 2016년 이마트에 양도했던 SSG푸드마켓을 재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신세계그룹 뉴스룸 페이스북

 

#SSG푸드마켓, 다시 신세계 품으로 

 

8월 22일 신세계는 SSG푸드마켓 청담점과 도곡점의 토지 및 건물을 이마트로부터 1298억 2500만 원에 양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마트는 2016년 SSG푸드마켓을 신세계로부터 1297억 원에 양수한 바 있다. 신세계 측은 SSG푸드마켓의 재양수에 대해 “백화점의 프리미엄 슈퍼마켓 사업 니즈에 따라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운영하면 최상급 식재료부터 글로벌한 그로서리까지 더 다양한 상품을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슈퍼마켓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서초구에 있기 때문에 SSG푸드마켓 청담점, 도곡점이 있는 강남구에 신세계백화점의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SSG푸드마켓 재양수가 신세계와 이마트 중 어느 쪽의 제안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신세계는 현재 운영 중인 SSG푸드마켓 2개 점포를 그대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백화점에 SSG푸드마켓을 입점하는 방향은 논의된 바 없다. 앞서의 관계자는 “백화점 안에 이미 슈퍼마켓을 운영 중이기 때문에 별도의 입점 계획은 없다. 외부 점포로 운영할 예정이며, 일부 점포는 리뉴얼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는 현재 운영 중인 SSG푸드마켓 도곡점과 청담점의 운영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마트는 SSG푸드마켓을 신세계에 양도하면서 프리미엄 슈퍼마켓 사업을 접게 됐다. 이마트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에 ‘PK마켓’을 열고 프리미엄 슈퍼마켓 사업을 시작했다. PK마켓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운영 초기 흥행에 성공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PK마켓을 통해 프리미엄 슈퍼마켓 사업에 자신감이 붙은 정 부회장은 신세계에서 SSG푸드마켓까지 넘겨 받았다. SSG푸드마켓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애착이 큰 사업 중 하나였다. 정 총괄사장이 청담동 학부모들이 먹거리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파악해 직접 기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SG푸드마켓을 이마트에 양도하던 당시 신세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슈퍼의 경우 백화점이 잘해왔지만 사업을 키워가기 위해선 한 곳으로 통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총괄사장의 손을 떠나 이마트로 간 SSG푸드마켓은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SSG푸드마켓 목동점은 2018년 실적 악화로 폐점했고, 부산 마린시티점도 2019년 문을 닫았다. 정 부회장이 공격적으로 확대한 PK마켓도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결국 이마트는 PK마켓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인 2021년에 모든 매장을 정리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PK마켓과 SSG푸드마켓을 갖고 프리미엄 마트 사업 부문을 확대하려는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으나 성과를 전혀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신세계가 SSG푸드마켓을 재양수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제 주인을 찾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형마트는 대중적 시장인 반면 백화점은 중산층 이상을 타깃으로 한다. SSG푸드마켓이 프리미엄 마트를 표방하는 만큼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백화점에서 키우는 게 맞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도 “이마트가 프리미엄 마켓을 키우려고 했으나 성과가 나지 않아 신세계로 돌아가는 모양새”라며 “마트와 프리미엄 슈퍼는 완전히 다르다. 마트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일상용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 목적인 반면, 프리미엄 마켓은 다른 데 없는 특별한 제품, 최고급 제품을 비싸게 판매하는 곳”이라며 “이마트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마트는 SSG푸드마켓을 신세계에 양도하면서 프리미엄 슈퍼마켓 사업을 접게 됐다. 사진=비즈한국 DB

 

#본업에 집중? 할인점 실적도 부진

 

2018년 16개까지 늘었던 이마트의 전문점 브랜드는 최근 SSG푸드마켓을 정리하면서 5개로  줄었다. 이마트는 전문점 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익이 나는 사업에 집중해 효율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전문점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수익성이 낮은 전문점 사업을 정리하고 본업의 경쟁력을 높여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마트의 본업인 할인점 사업은 실적 악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이마트는 영업 적자 폭이 확대됐다. 매출액은 7조 27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액은 123억 원에서 530억 원으로 늘었다. 특히 할인점 부문은 매출이 2861억 원으로 전년 동기(2615억 원) 대비 1.3% 줄었고, 영업손실은 49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9억 원)보다 증가했다. 2분기 이마트 사업 부문(할인점, 트레이더스, 전문점) 중 할인점만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이마트 측은 하반기에는 차별화된 상품력과 점포 운영 효율화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의 관계자는 “고객 관점의 상품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상품을 확대하고, 리뉴얼 점포의 영업 활성화와 점포 운영 효율 극대화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할인점의 경쟁력이 약해진 이마트가 단기간에 실적을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종우 교수는 “이마트가 내세우는 할인 전략 등이 더는 고객에게 통하지 않는다. 할인행사로 고객을 모아도 재방문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고객들은 볼거리를 찾고 체험형 매장을 선호하는 분위기인데, 테넌트(임대 매장)만 확대한 몰타입 점포만으로는 승부수를 띄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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