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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하락에 베팅" 2차전지주 인버스 ETF, 어떻게 볼 것인가

'KB증권' 계좌 해지하겠다 개인 투자자 반발…고평가 판단된다면 단기 투자도 고려해야

2023.08.30(Wed) 14:39:59

[비즈한국] “개미 꼬시기”, “증권사들은 개미 수익에는 관심이 없다”, “너네끼리 싸우라는 것이다” 등의 이야기가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무슨 일일까. 2차전지 인버스 ETF를 두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변동성이 높을 때는 장기 투자, 분산 투자가 정답이다. 이 때문에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면 ETF(상장지수펀드)에도 투자해 보라는 이야기는 항상 있었다. ETF는 펀드처럼 여러 종목에 분산돼 간접 투자되고, 시장 상황에 바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TF 종류에는 테마, 지수 추종, 배당, 채권, 원자재, 국내 파생형, 해외주식, 통화 등의 종류가 있다. 다음 달에는 현재까지 없던 ETF가 출시된다.

 

KB자산우용이 2차전지주 인버스 ETF 상품을 내놨다. 2차전지주 투자자들은 사실상 공매도나 다름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생성형 AI

 

KB자산운용이 2차전지주 하락에 투자하는 ETF를 내놓는 것이다. 상품명은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iSelect(합성)’인데, 특정 업종 인버스 ETF는 처음이다. 이 상품은 ‘iSelect 2차전지 Top10 인버스’ 지수를 추종하는데, 지수가 하락할 경우, 일간 수익률의 -1배 수익을 추구한다. 또 구성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포함되고, 종목당 투자 한도는 15%로 제한한다. 구성 종목은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될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2차전지주 광풍은 지속돼 왔다. 2차전지 테마의 대장주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28일 기준 올해 들어 1118%, 274.05% 급등한 상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2차전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지만, 최근에는 주가가 지나치게 빠르게 급등하면서 미래 이익을 검증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우세해졌다. 2차전지주 주가가 고평가되면서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의견도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이렇게 전망한다면 2차전지 인버스 ETF에 투자해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KB증권 계좌를 해지하겠다는 둥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이 상품 출시가 미래 성장 산업으로서의 2차전지 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인버스 ETF로 인해 2차전지주가 공매도에 더욱 노출되게 될 것이라고 반발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데, 기관 투자자만 가능했던 공매도를 개인 투자자도 인버스 ETF를 통해 공매도하는 효과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가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라면 인버스 ETF에 투자해 단기 매매를 통한 차익을 노리거나 시장 움직임을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 투자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분열되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버스 ETF가 선물시장에서 운용되는 만큼 꼬리(선물시장)가 몸통(현물시장)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우려도 나온다. B 투자자는 “투자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만, 이 시점에 인버스 ETF를 출시한다는 것은 기관이 2차전지 내리라고 고사를 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올해 상반기 말 시장 개설 21년 만에 100조 원대를 달성했다. ETF.com에 따르면 과거 성공한 테마 ETF들은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하나는 최초 상장을 통해 퍼스트 무버로서의 장점을 누리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중점 육성 분야인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은 대규모 자금 유입은 물론, 향후가 기대되는 분야다.

 

이번 첫 인버스 ETF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KB자산운용은 인버스 ETF는 물론, 정방향 상품도 함께 출시할 예정이어서 오히려 투자자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2차전지주에 대해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가운데서 “2차전지주가 고점”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단기적으로 투자 대안이 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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