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육군협회(육협)는 지상무기 전문 방산 전시회인 DX코리아를 ‘KADEX2024’로 변경하고 주관사를 새롭게 선정했다. 지난 10년 동안 합을 맞춰온 주관사 디펜스엑스포와는 결별을 선언했다.
육협은 K-방산의 위상에 걸맞은 지상 전시회를 열기 위해 주관사와 이름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주관사가 전시회 운용과 회계 투명성에 문제가 있었다며 새로 선정된 업체와 전시회를 개최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방산 업계는 KADEX2024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려면 소송전, 경험 부재, 비협조 등 3중 악재를 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제일 큰 난제는 소송전
KADEX2024 개최의 최대 난관은 기존 주관사 ‘디펜스엑스포’와 진행하고 있는 소송전이다(K-방산 공신 'DX코리아' 둘러싼 진흙탕 싸움 속으로).
육협은 디펜스엑스포와 지상방산 전시회(DX코리아)를 10년 동안 함께 운영했다. DX코리아는 현재 지상 분야 글로벌 전시회 7위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육협이 새로운 주관사를 선정하고 전시회 이름을 ‘KADEX 2024’로 바꾸면서 이들의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했다. 현재 디펜스엑스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고입찰 절차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KADEX 2024로 전시회를 개최하려면 디펜스엑스포와 소송전을 끝내야만 가능한 상황이다.
육협과 디펜엑스포 모두 승소를 자신하는 가운데 법적 공방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진흙탕 싸움이 장기화할수록 내년 전시회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결국 완성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방산 관계자는 “방산전시회는 일반 산업전시회와 근본적인 성격이 다르다”며 “해외 주요 방산 바이어, 각 나라 국방 대표자 등에게 홍보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1년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육협은 소송전을 빨리 끝내고 정부 기관을 활용해 해외 바이어들에게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육협 관계자는 “현재 높아진 K-방산의 위상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를 설득해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며 “국방부, 방사청 등의 조직을 활용해 해외 바이어들과 접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육협, 미국 관계자들과 협조해 전시회 구상
또 다른 악재로는 새로운 주관사의 경험 부족이 꼽힌다. 방산전시회를 한 번도 진행한 적 없는 주관사가 전시회를 잘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다. 육협은 새로운 주관사와 함께 세계 유명 방산전시회와 협력하면 경험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육협 관계자는 “2022년 기준 4위를 기록한 AUSA(미국 지상 국제방산 전시회) 전시회 관계자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하며 노하우를 익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육협과 주관사는 오는 10월 미국에서 열리는 AUSA 전시회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전시회 구성부터 배치까지 살펴보고 한국 현실에 맞게 전시회를 구상할 계획이다.
아울러 새로운 발상으로 경험 부족을 해결하려는 시도도 선보인다. 외국 유명 방산 인플루언서들을 전시회로 초대해 실시간 SNS 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업체 협조도 필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필요한 마지막 관문은 정부와 업계의 협조다. 현재 국방부와 육군, 방사청은 KADEX2024에 후원을 검토하지 않는 상황이다. 군이 소송 중인 양 기관과 전시회 개최를 협의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육협은 정부와 육군을 상대로 전시회 설명회를 개최해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육협 관계자는 “지난 4월에 새로운 전시회를 하겠다고 육군본부에 알렸다”면서 “제대로 된 플랫폼구성 로드맵을 만들어서 설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협의 구상이 모두 계획대로 된다고 해도 그동안 쌓아온 전시회의 브랜드 가치는 사라지는 셈이 된다. 격년에 한 번 개최되는 전시회 특성상 지난 10년 동안 국내외적으로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키워온 ‘DX코리아’를 버리고 새로운 이름으로 전시회를 개최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 방산업계의 지적이다.
방산 업체 관계자는 “해외 방산 매체들도 한국을 대표하는 지상 방산 전시회라는 것을 인식할 정도로 DX코리아가 알려졌다”며 “그동안 쌓은 브랜드 가치를 이유 없이 버린다면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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