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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사전판매 100만 대 돌파, 폴더블폰은 정말 '티핑포인트' 넘어설까

Z 플립·폴드5 '신기록' 달성했지만…전문가 "Z세대엔 폼팩터 변화보다 브랜드 가치가 더 중요"

2023.08.08(Tue) 16:32:25

[비즈한국] 삼성전자가 국내외에서 폴더블폰 신제품인 갤럭시 Z 플립·폴드5를 띄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덕분인지 플립·폴드5는 사전 판매에서부터 100만 대 넘게 팔리는 등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올해를 폴더블폰의 ‘티핑포인트’로 꼽으며 신제품 성과를 기대하고 나섰는데, 전문가들은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MX 사업부장인 노태문 사장(사진)은 7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3대 중 1대를 폴더블폰으로 팔겠다”라며 “올해는 폴더블 카테고리가 대세가 되는 티핑포인트”라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폴더블폰 최초로 사전 판매 100만 대 돌파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 Z 플립·폴드5가 국내 사전 판매에서 신기록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Z 플립·폴드5는 8월 1일부터 7일까지 진행한 사전 판매에서 102만 대가 팔렸다. 전작인 갤럭시 Z 플립·폴드4가 일주일 동안 97만 대를 판매한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삼성전자 측은 “국내 사전 판매에서 Z 플립5와 폴드5의 제품별 비중은 약 7 대 3”이라며 “지난해 플립4와 폴드4의 글로벌 판매 비중은 6 대 4였다. 올해는 플립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Z 플립·폴드5의 국내 공식 출시일은 11일이지만 사전 구매한 소비자는 공식 출시보다 빠른 8일부터 제품을 수령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체험 위주의 마케팅으로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서울 성수·강남·홍대, 부산 광안리 등 6개 지역에서 ‘갤럭시 스튜디오’를 열고 ‘플립 사이드 마켓’이라는 이름의 체험관을 열었다. 방문객에게 갤럭시 Z 폴드5와 플립5를 대여하고 콘텐츠 체험 시 굿즈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울·부산,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태국 방콕, 독일 베를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6개국 7개 도시에서는 신제품 체험관인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페이스’를 약 3주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폴드5 출시와 함께 올해를 폴더블폰 대중화의 기점으로 삼았다. 7월 28일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태문 사장(MX 사업부장)은 “2023년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이 30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를 폴더블 카테고리가 대세가 되는 ‘티핑포인트(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시점)’로 생각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머물지 않고 태블릿, 노트북 등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여러 시장조사기관에서 폴더블폰 연간 수요가 향후 1억 대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는데, 5년 이내에 달성할 것으로 예측한다”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올해 신제품 판매량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1000만 대로 잡았다. 

 

노 사장은 “올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3대 중 1대를 폴더블폰으로 팔겠다”라고 공언했다. 그만큼 폴더블폰 확산에 사활을 걸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대로 1위로 꼽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플·샤오미 등 경쟁자가 바짝 뒤쫓는 데다,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길어져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12억 대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익성으로는 애플에 한참 밀린다. 애플은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업이익 점유율 8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73%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상황에서도 고가의 제품으로 수익성을 지킨 셈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 시리즈 등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중저가인 탓에 수익성은 떨어졌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 목표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상위 모델 판매로 매출을 늘리겠다’고 밝히는 등 프리미엄 강화 전략을 세운 이유다.

 

8월 8일 갤럭시 Z 플립·폴드5를 사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품 개통을 위해 서울시 서초구의 ‘삼성 강남’ 앞에 대기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화면 커진 플립이 ‘사과 로고’ 넘을지는 의문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는 폴더블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독보적으로 플래그십 모델의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시장이라서다. Z 폴드의 경우 대당 200만 원이 훌쩍 넘는 등 객단가도 높다. 노태문 사장은 앞선 간담회에서 “폴더블폰의 대중화가 먼저고 실적은 그 뒤에 따르는 것”이라며 “폴더블폰 카테고리의 글로벌한 확산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대중화에 성공하면 실적은 따라온다”라고 말했다.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젊은 소비자를 사로잡을 무기이기도 하다. 최근 시장조사기관에서 1020세대가 갤럭시를 외면한다는 결과가 쏟아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상반기 국내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0세 미만 스마트폰 사용자 중 85%가 첫 스마트폰으로 삼성·LG 등 안드로이드폰을 썼지만, 현재는 47%만이 안드로이드폰을 썼다. 40%에 달하는 사용자가 아이폰으로 갈아탄 셈이다. 이들은 아이폰을 택한 이유로 ‘카메라 등 성능(32%)’과 ‘브랜드 이미지(31%)’를 꼽았다. 한편 첫 스마트폰부터 아이폰을 쓴 사용자의 92%는 여전히 아이폰을 사용했고, 76%는 안드로이드폰을 쓸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이 같은 상황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노태문 사장은 1020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계층에서 선호도가 높거나 낮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플립5 같은 제품은 젊은 층이 좋아할 것이라고 본다. 젊은 층이 많이 쓰는 기능을 분석해서 최적화하겠다. 한국 시장이 유독 계층별 편차가 커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일단 사전 판매 결과만 보면 신제품은 젊은 층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SKT는 1일부터 진행한 사전 예약 첫날 갤럭시 Z 플립5 예약 고객의 67%, 폴드5 예약 고객의 57%가 2030세대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MZ 세대가 많이 찾는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진행한 갤럭시 팝업에 하루 평균 2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사전 판매에서 100만 대를 넘었다고 하지만 100만 대를 구매한 이들 중 1020세대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앞으로 3개월간 그들의 반응이 어떨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황 교수는 “사실 Z세대에게 폼팩터의 변화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이들에게는 애플 로고가 주는 힘이 더 크다. 애플은 Z세대를 잡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가격 등 진입 장벽이 높은데도 브랜드 가치만으로 Z세대를 끌어들인다”라며 “삼성전자가 플립으로 Z세대에게 승부를 걸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차라리 충성층에게 집중하는 것이 성과면에서 나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폼팩터의 변화가 브랜드 가치까지 바꾸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플립의 경우 커버 스크린이 커지면서 사용자에게 바형 스마트폰과 유사한 경험을 준다. 이는 편의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점유율 개선에는 어느 정도 기여하지 않을까”라면서도 “폼팩터의 변화가 브랜드 효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의문이다. 아직은 폴더블폰의 소비자 경험이 아이폰의 브랜드 가치와 맞먹을 만큼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짚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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