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변경안과 윤석열 대통령 처가 소유 땅 사이의 거리를 측정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관련 기사 [단독] 원희룡 정말 몰랐나…대통령 처가 땅 측정한 국토부 문서 입수). 이런 가운데 해당 문서에 대한 국토부의 설명이 달라져 의문이 제기된다. 당초 국토부는 ‘관련 토지와 노선 이격거리 현황’ 문서를 국토부에서 직접 작성했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보도가 나간 후 “용역사에서 제작했다”고 말을 바꿨다. 국토부의 해명이 매번 달라지면서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 처음엔 “직접 작성”이라더니 지금은 “용역사가 작성”
앞서의 문서에 대해 국토부에 처음 질의한 8월 4일 국토부 도로정책과 관계자는 “토지를 보고 저희가 작성한 것이다. 네이버 지도, 다음 지도상에서 저희가 찍어서 그냥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관련 보도가 나간 뒤 말을 바꿨다. 이격거리 문서에 대한 보도가 나간 후인 8월 7일 국토부 도로정책과 관계자에게 “어떤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했냐”고 질의하자, 이 관계자는 “제작은 용역사에서 했다. (거리는) 저희가 측정을 직접 했다. 6월 7일에 작성을 요청하고 6월 8일에 받았다. 오전, 오후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고 밝혔다. 네이버 지도를 이용해 국토부 실무자가 직접 거리 측정을 한 후 용역사에 지도 제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처음 해명과 달리 용역사에서 지도를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기자가 “비즈한국 보도 이후 내놓은 국토부의 보도정정자료에는 8일에 거리를 측정했다고 돼 있는데, 측정시점이 7일이냐 8일이냐”고 질의하자 이 관계자는 “지금 다시 정정하겠다. 6월 7일 해당 토지를 처음 인지해 (용역사에)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고, 8일에 포털사이트 지도로 개략 거리를 파악하고 자료를 완성했다. 6월 8일 (용역사에) 추가로 요청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국토부 도로정책과 관계자는 주소가 아닌 위치로 거리를 쟀기 때문에 당시 측정한 정확한 주소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2022년 3월 29일부터 11월 23일까지 진행된 서울~양평고속도로 타당성 조사를 경동엔지니어링·동해종합기술공사에 용역을 맡겼다. 국토부는 그동안 이들 업체가 ‘강상면 대안 노선’을 먼저 제안해왔다고 밝혀왔다.
국토부는 이 중 동해종합기술공사에 이격거리 지도 제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해종합기술공사 관계자는 “국토부와 계약 관계에 의해서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국토부와 계약할 때 보안 각서라는 걸 작성한다. 그래서 우리 회사로서는 사업과 관련해 답변하기가 어렵다. 국토부에 확인하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처음에는 국토부에서 해당 문서 이격거리를 네이버지도에서 측량한 거라고 하다가 나중엔 용역사에서 제공한 거라고 설명을 바꿨다. 언제 용역사가 이격거리 지도를 작성했고 국토부가 언제 요청했는지 그 과정이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보도정정자료에도 해명 내용 없어
국토부가 이격거리 문서에 대해 해명한 내용도 의문 투성이다. 4일 비즈한국이 이격거리 문서를 입수해 단독 보도하자 국토부는 7일 “국토교통부 담당 실무자는 6월 7일 언론보도 후 서울∼양평 고속도로 인근 토지에 대해 처음 인지하고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포털 사이트를 통해 개략 거리를 파악했을 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보도정정자료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격거리 문서가 장관에게 보고되지 않은 경위와 ‘모든 자료를 공개하겠다’던 국토부 공개 자료에 이 문서가 포함되지 않은 이유 등은 전혀 해명하지 않았다.
한편 국토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변경안과 윤석열 대통령 처가 소유 땅 사이의 거리를 측정했다는 사실에 대해 8월 7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원희룡 장관과 국토교통부는 또다시 뻔히 드러날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려 한 것”이라며 “더 이상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방해하지 말고 국정조사에 협조하라”고 비판했다.
전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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