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반도의 배꼽’ 양구에는 국토정중앙천문대가 있다. 이름처럼 국토 정중앙점 인근에 세워져, 우리나라의 중심에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천문대다. 밤에 별을 보기 전, 낮에는 꽃을 보는 게 어떨까. 대암산 자락에 조성된 양구수목원은 꽃과 함께 청정 DMZ의 자연을 살펴볼 수 있는 생태 타운이다.
#은하수와 함께하는 DMZ의 여름밤
빛공해만 없다면 우리나라 어느 곳이든 은하수는 일 년 내내 볼 수 있지만, 여름철 은하수는 특별하다. 우리 은하에서 별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중심부가 은하수와 함께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양구의 국토정중앙천문대에서 보는 은하수는 더욱 특별하다. 우리나라의 중심에서 우리 은하의 중심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정중앙천문대 앞마당에는 이곳이 한반도의 중심임을 알려주는 조형물이 있다. 커다란 한반도 지도에 강원도와 양구를 표시하고, 그 위에 중심추를 매달아 이곳이 국토의 중심임을 알리고 있다. 천문대는 1, 2층의 전시관과 3층의 주관측실로 구성되어 있다.
1층 전시관에는 우리 우주의 역사와 함께 우주 관측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세종대왕과 장영실, 최무선 등 우리 역사에서 과학 발전을 이끈 인물들의 이름이 붙은 소행성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2층 전시관에는 천문대에서 사용하는 여러 가지 망원경들이 설치되어 있다. 언제나 헷갈리던 굴절망원경과 반사망원경의 차이를 직접 보면서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전시관에는 편하게 의자를 뒤로 젖히고 돔 천정을 스크린 삼아 실감나는 3D 우주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천체투영실도 있다. 흐린 날에도 이곳에선 밤하늘 가득한 별자리들을 살펴볼 수 있다. 주관측실에선 원형돔을 열고 800mm 반사망원경으로 천문 관측이 가능하다.
한반도 중심에 보는 밤하늘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국토정중앙천문대 캠핑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빛공해 없는 천문대 안에 자리 잡고 있으니, 쏟아지는 별빛은 기본으로 운이 좋으면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떨어지는 별똥별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국토정중앙천문대에서는 8월에서 11월까지 5회에 걸쳐 ‘가족과 함께하는 어린이 과학캠프’를 운영한다. 주말에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과학캠프에서는 ‘K-Pop 속 우주 이야기’, ‘천체망원경 이론 및 실습’, ‘국토정중앙 관측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양구수목원에서 꽃나무 즐기기
2004년 문을 연 양구수목원은 이후 DMZ야생동물생태관과 DMZ야생화분재원, 목재체험문화관까지 개관하면서 명실상부한 생태타운으로 거듭났다. 수목원이 자리한 대암산은 대한민국 제1호 람사르 습지인 용늪이 있는 곳이다.
양구수목원은 숲 키움터와 숲 놀이터, 숲 배움터 등 3가지 테마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다양한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는 숲 키움터는 ‘멸종 위기 식물 보전원’, ‘증식시설’, ‘유리 온실 이야기꽃’ 등으로 구성되었다. 멸종 위기종과 재미난 이야기를 가진 꽃과 풀, 나무들을 주제별로 관람할 수 있다. 이곳에 자리 잡은 DMZ야생화분재원에선 다양한 분재뿐 아니라 그와 어우러진 이끼 같은 지피식물도 눈길을 끈다.
다양한 테마로 이루어진 숲 놀이터는 수목원 곳곳에 자리했다. 우주선과 우주인을 모티브로 꾸민 놀이터, 스머프 마을처럼 크고 작은 버섯들이 가득한 놀이터 등도 보인다. 아이와 함께 수목원을 산책하는 틈틈이 상상력을 키우며 뛰어놀기 좋은 공간이다.
숲 배움터는 대암산의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야생화 정원에는 이 지역에서 자생하는 야생화가 스스로 번식할 수 있는 생태공간을 조성했다. 진한 향기의 구절초, 백리향 등으로 조성한 로맨틱 정원은 잔잔한 물소리를 들으며 산책하기 좋다. 숲속 산책로에선 노루귀, 금강초롱, 바람꽃 등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다.
<여행정보>
국토정중앙천문대
△위치: 강원도 양구군 남면 국토정중앙로 127
△문의: 033-480-2586
△운영 시간: 15:00~23:00, 월요일·1월 1일 휴관
양구수목원
△위치: 강원도 양구군 동면 숨골로 310번길 132
△문의: 033-481-3802
△관람 시간: 09:00~18:00, 월요일·1월 1일·명절 당일 오전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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