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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중고차 거래 9월에 '시동' 건다

현대캐피탈 인증중고차 사업 종료…9~10월부터 매입·판매 본격화 가능성

2023.08.07(Mon) 10:26:51

[비즈한국] 현대캐피탈이 인증중고차 사업을 지난달 31일 종료했다. 현대캐피탈은 자사 홈페이지에 8월 1일부터 인증중고차 관련 모든 서비스 이용이 불가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공지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연락처를 공유하며 구매한 차량 관리 관련 문의를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인증중고차 사업을 정리한 이유는 모회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하반기 인증 중고차 사업 진출을 앞두고 있어서다. 현대캐피탈은 법인용 렌터카와 리스 차량을 ‘현대캐피탈 인증중고차’ 브랜드로 중고차 유통업체 리본카를 통해 판매해왔다. 업계에서는 현대캐피탈이 공식 철수하면서 오는 9월 중 인증중고차 매입·판매를 위한 홈페이지 등을 가오픈하고, 10월 중 본격적인 사업 진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매매 시장에 진열된 중고차들. 대기업의 진출이 허용됨에 따라 현대차·기아가 중고차 매입·​판매를 ​오는 9~10월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은숙 기자

 

#“10월 중 본격 사업 개시할 것” 전망 지배적

 

현대차는 구체적인 시장 진출 시점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0월로 예상하고 있다. 현실화된다면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3년 만이다. 기아차도 비슷한 시기에 맞춰 현대차와 함께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중고차 판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된 덕에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연 30조 원 규모에 달하면서도 중고차 거래 사기 문제로 소비자 불신이 여전한 국내 중고차 시장이 새로운 동력을 얻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미 벤츠, BMW 등 수입차 브랜드 20여 곳이 직접 인증한 중고차를 팔고 있는데, 현대차·기아의 인증 중고차 판매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첫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출시 5년 이내이면서 누적 주행거리 10만 km 이하인 자사 브랜드 차량을 사들여 이 중 200여 개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검증된 중고차’만 팔 계획이다. 

 

#법인차 중심으로 판매 시작할 듯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인증중고차 판매를 위해 ‘법인용 리스 및 렌터카 매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미팅에 참여한 적이 있는 업계 관계자는 “신뢰를 주기 위해 관리가 잘 된 법인 차량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우선 판매를 하는 쪽으로 얘기가 나왔다”고 귀띔했다.

 

이를 위한 시스템도 정비 중이다. 최근 공사를 마무리한 용인 오토허브 ‘인증중고차 상품화센터’를 통해 매집된 차량을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상품화센터는 현재 내부 인테리어 공사까지 마친 상태로,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가입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부터는 중고차 거래 온라인 플랫폼 및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일반 차량 매집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관련 홈페이지 등도 이르면 9월 가오픈해 시스템 안정화 등을 위한 테스트를 거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가 정책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통상적인 거래보다는 비싸게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관계자는 “인증중고차 사업 모델은 현대차나 기아가 차량 품질 문제를 1년 등 일정 기간 보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용이 추가될 수밖에 없다”며 “다소 비싸지만 품질 문제를 책임지는 모델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뒤흔들 수 있을까? “초반에는 미미할 것”

 

다만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조정에 따른 물량 제한으로 당분간은 취급 물량이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현대차는 2023년 5월부터 2024년 4월 30일까지 전체 거래대수의 2.9%, 기아는 2.1%까지 허용되고 2024년 5월 1일부터 2025년 4월 30일까지는 현대차가 4.1%, 기아가 2.9%까지만 허용된다. 이를 감안해, 현대차는 우선 법인차량 위주로 매집을 진행한 뒤 상황을 봐 가며 일반 중고차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시장에 나온 매물을 판매하는 것보다 법인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게 더 품질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존 중고차 시장 관계자는 “수년간은 전체 거래 중 허용되는 비율이 극히 적기 때문에 현대차의 인증중고차 판매도 벤츠 등 수입차 브랜드처럼 100만~200만 원 더 비싼 프리미엄 시장을 형성하는 데 그치지 않겠냐”면서도 “다만 현대차가 자사 차량 외에 타 브랜드 차량도 매입해 판매하는 시기가 본격화되면 중고차 시장 판매 구조도 적지 않은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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