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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예약앱 '똑닥' 유료화에 맘카페가 술렁이는 까닭

육아필수앱으로 자리했는데 적자 누적에 유료 전환…병원 이탈 조짐에 사용자도 줄어들까 우려

2023.08.04(Fri) 11:23:13

[비즈한국] “똑닥이 유료화된대요.” 최근 맘카페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똑닥’의 유료 멤버십이다. ‘육아 필수앱’으로 자리 잡은 똑닥이 유료화를 결정하면서 사용자 사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똑닥은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설명인데, 벌써부터 병원과 사용자의 이탈 움직임이 감지된다.  

 

‘육아 필수앱’으로 꼽히는 병원 진료 예약 플랫폼 ‘똑닥’이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진=똑닥 홈페이지

 

#적자 수백억 ​생존 위해 유료화​ 선언

 

똑닥이 9월부터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다. 무료 병원 접수 기능을 앞으로는 월 1000원 혹은 연 1만 원의 비용을 낸 멤버십 고객에게만 제공한다. 멤버십 회원은 횟수 제한 없이 병원 접수 및 예약 기능을 이용할 수 있으며, 가족 중 한 명만 결제를 해도 온 가족 사용이 가능하다.

 

똑닥은 비브로스가 2015년 출시한 병원 진료 예약 플랫폼이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앱을 통해 진료를 접수할 수 있고, 대기 중인 환자 수 등도 확인 가능하다. 코로나19 이후 사용자가 급증했으며, ‘소아과 오픈런’이 일상이 된 요즘 ‘똑닥’은 육아 필수앱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똑닥의 가입자 수는 1000만 명, 똑닥을 이용하는 병원 수는 1만 개 이상으로 집계된다.

 

비브로스 관계자는 “9월부터 멤버십 구독자만 예약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실제 결제는 10월에 진행될 예정”이라며 “유료 정책을 도입해 죄송한 마음이다. 비용을 청구하게 된 만큼 더 좋은 서비스를 선보이며 기능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9월 5일부터는 월 1000원 혹은 연간 1만 원의 이용료를 내는 유료 회원만 똑닥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사진=똑닥 앱 캡처

 

비브로스 측은 유료 멤버십 전환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수 1000만 명 이상의 ‘육아 필수앱’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똑닥을 운영하는 비브로스는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매년 발생하는 적자가 70억~80억 원 수준이다. 누적 적자 규모가 몇백억 원이 넘어간다”며 “현재까지는 투자를 받아 운영 자금을 충당했는데, 최근 투자 시장이 얼어붙어 상황이 어려워졌다. 새로운 수익 모델을 빠르게 추가하는 게 어렵다 보니 고민 끝에 유료 멤버십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브로스는 2015년 똑닥 서비스를 론칭한 후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진료 접수 외 병원비 결제, 병원 검색 등의 기능을 추가하며 사용자를 늘렸다. 하지만 안정적 수익 모델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그나마 가장 성과가 있던 키오스크(병원 무인 진료 접수대) 판매 사업도 올해 중단했다. 비브로스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캐피탈 시장이 얼어붙었다. 병원이 키오스크를 리스 상품으로 구매하는 형태였는데, 리스 실행이 안 되다 보니 더 이상 키오스크 판매 사업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비브로스 매출 규모는 약 20억 원으로, 90% 이상이 키오스크 판매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오스크 판매 사업이 중단되며 올해 비브로스는 매출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키오스크 유지·보수 매출과 광고로 얻은 소액의 수익으로 겨우 운영비를 보조하고 있다.

 

일부 사용자 사이에서는 똑닥이 병원의 접수 업무를 대신하는 만큼 병원 측에서 이용료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비브로스 측은 유료화 정책 시행 후에도 병원 과금 정책은 도입할 예정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의 관계자는 “병원에 똑닥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자체적으로 감수하는 노력이 상당하다. 환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도 하고 시스템을 안내하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과금까지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똑닥이 유료화 정책을 도입하면서 똑닥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결정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병원 오픈런 다시 시작되려나, 유료화 후폭풍

 

똑닥의 유료화에 사용자들은 비판을 쏟아내면서도 ‘편의성 때문에 이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한 사용자는 “회사를 다니다보니 매번 소아과에 줄을 서서 접수하고 대기할 상황이 안 된다. 똑닥이 없었다면 아이가 병원을 갈 때마다 매번 연차를 내야 했을 것”이라며 “비용을 내더라도 똑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회원의 상당수가 유료 멤버십으로 전환되더라도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의사를 보이지만, 변수는 병원이다. 똑닥을 이용하는 병원 상당수는 접수 관리의 편의를 위해 똑닥으로만 진료 접수를 받아왔다. 똑닥과 현장 접수를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접수 순서가 꼬이고 환자들 사이에 다툼이 발생하는 횟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닥의 유료화가 결정되자 병원도 더 이상 똑닥으로만 접수를 받기가 곤란해졌다. 아직 유료 멤버십이 도입되지 않았지만 이런 이유로 똑닥 탈퇴를 선언한 병원도 눈에 띈다.

 

전남의 한 병원은 이달부터 똑닥 서비스 이용을 전면 중단했다. 병원 관계자는 “기존에는 병원 접수를 똑닥으로만 받았는데, 유료화 소식 이후 고객 민원이 많았다. 그래서 아예 이용을 중지하게 됐다. 이달부터는 현장 접수로만 운영한다”고 전했다. 경기도 수원의 한 병원도 “다른 예약 시스템을 사용하다가 똑닥으로 변경했는데, 유료화로 인해 다시 이전 시스템으로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비브로스는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똑닥 서비스를 확대하는 병원 영업을 거의 하지 않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제휴 병원이 이용을 중단하면, 똑닥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병원 수가 줄어들고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사용자는 “자주 가는 소아과가 진료 접수를 똑닥으로만 받기 때문에 유료가 돼도 이용하려던 것”이라며 “병원이 똑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굳이 똑닥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비브로스 측은 유료 멤버십으로 일단 급한 불을 끈 뒤 수익모델을 찾아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비브로스 관계자는 “향후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은 여러 가지로 하고 있다. 멤버십 비용 청구로 일단 운영비 일부를 충당해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늘리고, 그 기간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빠르게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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