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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소다는 다 똑같다? 식품용, 세제용 헷갈리지 마세요

세제용에 '식품첨가물' 강조, 식용으로 오인할 수 있어…'먹지 마시오' 등 경고 문구 필요

2023.08.08(Tue) 17:40:13

[비즈한국] 주방 청소용 베이킹소다를 사던 주부 A 씨. 문득 ‘먹는 건 줄 알고 애들이 먹으면 어떡하지’ 걱정이 됐다. 국자에 설탕을 녹여 소다를 넣으면 ‘달고나’가 만들어지는데, 호기심에 맛을 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제품은 ‘세제류’ 항목에 진열됐고, 제조사도 세제 회사다. 그러나 포장에 쿠키와 빵 모양이 그려져 있는 데다, ‘먹지 마시오’라는 경고 문구도 보이지 않았다. 어떤 제품에는 ‘100% 식품첨가물’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세제류 베이킹소다의 표기법이 소비자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김초영 기자


세제용 베이킹소다의 성분은 탄산수소나트륨 100%로 식용 탄산수소나트륨과 성분이 동일하다. 다만 제조공정에서 식품 제조에 필요한 위생적인 환경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섭취해서는 안 된다. 식품으로 제조되고 허가 받은 제품만 섭취가 가능하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청소용은 식용에 비해 공정이 세심하게 관리되지 않아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불순물이 포함됐을 수 있다. 산업용에 불순물과 독성 물질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해석하기보다 식품위생법에서 정해놓은 규격을 따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식품으로 허가 받지 않은 베이킹소다 제품의 경우 뒷면에 작은 글씨로 ‘식품용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라고 쓰여 있다. 하지만 제품 전면에 ‘먹지 마시오’라는 경고 문구가 없고, 수저로 가루를 뜨는 사진이 인쇄된 제품도 있어 혼란을 가중시켰다. 

 


유한양행의 ‘암앤해머 베이킹소다’는 ‘식품첨가물’에 표기되는 ‘식품위생법에 의한 표시’가 인쇄돼 있어 쿠키, 제빵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추가로 ‘세정제’에 필요한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표시사항’도 표기돼 있어 욕실, 거실, 주방 청소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의 ‘한·입 100% 베이킹소다’, 애경의 ‘엄마의 선택 베이킹소다’, 무궁화의 ‘바른세제연구소 베이킹소다’는 ‘식품위생법에 의한 표기’가 없어 세제용으로만 사용 가능하다.

 

세제류의 경우에도 식기나 과일을 씻는 등 신체에 접촉하는 경우는 ‘위생용품’으로, 신체에 닿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는 ‘생활화학제품’으로 분류된다. 위생용품은 ‘위생용품 관리법에 따른 표시’가, 생활화학제품은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표시사항’이 기재된다.

 

유한양행 제품은 ‘식품위생법에 의한 표시’와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표시사항’이 기재돼 있다. LG생활건강과 애경 제품은 ‘위생용품 관리법에 따른 표시’와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표시사항’이 표기돼 있다. 무궁화 제품은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표시사항’만 기재돼 있다. 위생용품은 3개월마다 자가품질검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생활화학제품은 3년마다 신고하면 된다. 위생용품이 생활화학제품보에 비해 비교적 규제가 까다로운 편이다.

 

한편 제품명으로 용도를 오인하게끔 만드는 상품도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였다. LG생활건강의 ‘한·입 100% 베이킹소다’는 ‘한·입’이라는 제품명 때문에 ‘먹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포털을 검색해보니 실제로 이름이 혼동을 불러올 수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소비자가 여럿 보였다. 이와 관련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한·입’은 한번 입고 세탁하는 세제의 줄임말이다. 제품에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아 식용으로 오해하고 문의하는 고객이 일부 있긴 하다”고 답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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