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안 변경과 관련해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당초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서울~춘천 고속도로 정체 해소를 위한 것이었음을 입증하는 자료가 또 나왔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조기건설을 위한 공동건의문’에 따르면 양평군, 경기 광주시, 하남시 의회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을 공동 건의하면서 ‘서울~춘천의 만성적인 교통정체 해소’를 목적으로 적시했다. 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양평군이 최적안이라고 주장하는 ‘강상면 종점 변경안’이 본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셈이다.
#서울~춘천 고속도로 정체 해소가 목적…전진선 양평군수 제안으로 채택
2021년 3월 2일 양평군의회, 경기도 광주시의회, 하남시의회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조기건설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이 건의문에는 ‘서울과 양평을 잇는 유일한 간선도로인 강원도와 연결되는 국도 6호선과 서울~춘천의 만성적인 교통정체를 해소하고’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당시 양평군의회는 보도자료를 내어 “전진선 의장 제안으로 이뤄진 공동건의문 채택은 3개 시·군의회가 의지를 함께해 추진됐다”며 “그동안 공통 숙원사업이던 경기 동부권 교통 불편해소와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 수 있는 건의사항이 담겼다”고 밝혔다. 또 건의문에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정책적 필요성을 감안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조속히 통과시키고 국도 6호선 및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정체 해소와 수도권 동부권역 핵심 교통축을 형성하는 주요 사업임을 고려해 조속히 사업을 추진해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발표했다. 3개 시·군의회는 이 건의문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전진선 현 양평군수는 당시 양평군의회 의장으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각종 중첩규제로 제한된 경기 동부권의 지역발전과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즉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목적이 서울~춘천 고속도로(서울양양고속도로) 정체 해소와 경기 동부권역 발전이라는 게 요지다.
이에 대해 당시 경기 광주시의회 의장이었던 임일혁 전 시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만들어지면 이후 강원도 춘천 고속도로와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했다. 당시 그렇게 알고 합의했다. 처음 고속도로가 필요하다는 논의를 한 것도 춘천 고속도로 정체가 크게 작용했다. 강원도에서 서울로 오는 차들이 많아 이걸 해소하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현재 변경안(강상면 종점안)대로라면 그냥 종점에서 끝난다. 허공에서 길이 끝난다. 이대로라면 춘천 고속도로와 연결하려면 방향을 또 한 번 틀어서 가야 하는 상황이다. 노선의 55%가 바뀌는 건데 비용편익분석(B/C)없이 사설업체에서 결정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변경안은 교통량이 더 유리하다는 증거를 이야기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 공동건의문은 양평군의회에서 밝힌 것과 같이 전진선 양평군수가 주도적으로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양평군의원이던 박현일 전 군의원은 “당시 전진선 의장이 모든 의원에게 동의를 받으라고 해서 군의원 전부 동의했다. 이때는 춘천 고속도로 이야기가 있었는데, 갑자기 지금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갑자기 생긴 ‘남부’, 사라진 ‘춘천’
이 같은 내용은 현재 국토부에서 설명한 내용과 상반된다. 국토부는 양평 고속도로를 춘천 고속도로와 연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춘천 고속도로 교통량 개선에 대한 내용은 양평 고속도로 사업 목적에 일체 언급되지 않는다.
이는 국토부가 공개한 3개 노선안 비교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국도 6호선’만 언급할 뿐 서울~춘천 교통량에 대한 내용은 없다. 2021년부터 양평군 등 여러 지자체에서 춘천에서 오는 교통량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7월 14일 국토부는 서울~춘천 고속도로 연결 가능성에 대해서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국가 간선 도로망 동서 9축 지선으로 수도권 동·남부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당초 양평군에서 고속도로 필요성에 담은 내용은 ‘경기 동부권’ 불편 해소였는데 갑자기 ‘남부’가 추가된 것.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춘천 고속도로와의 연계를 검토한 적은 없다. 또 동부라는 표현은 남부도 포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서울~춘천 고속도로 연결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주장은 계속 제기됐다. 7월 24일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들은 “2022년 7월 용역사가 국토부에 보고한 자료에는 원안(예타안)과 대안(강상면 안)의 비교 자료가 있었다. 내용 중 원안에는 ‘장래노선축 연장계획 고려’, 대안노선에는 ‘장래노선축 연장계획 미고려’라고 작성됐다”며 ‘장래노선’이 춘천 고속도로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양평군은 춘천 고속도로 연결 계획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변경된 강상면 종점안으로도 춘천 고속도로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비즈한국에 “변경안은 설악IC와 연결할 수 있다. 홍천에서 중앙고속도로를 거쳐 양평 동부 지역으로 들어오는 개념이다. 양평과 홍천이 같이 발전하면서 혜택을 볼 수 있다. 강상면으로 올 경우에는 6번 국도를 통해서도 넘어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국토부에서 동남부권이라고 하는 것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남부에서 올라오기 때문이다. 또 그때와는 현재 상황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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