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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개선이 먼저" 카카오택시 '팁' 도입에 소비자 반응 싸늘한 이유

"승객에 스트레스" 우려와 거부감…카카오 "강제 아니고, 비가맹 일반 택시는 미도입"

2023.07.27(Thu) 11:30:26

[비즈한국] 카카오모빌리티가 도입한 택시 ‘팁’ 서비스가 논란이다. 카카오는 팁을 도입함으로써 기사들의 서비스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계속된 택시 요금 인상에도 서비스가 나아지지 않아 불만이 큰 상황에서 ‘팁을 받으면 서비스를 개선할 것’이라니 반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택시에 팁 서비스를 신규 도입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가맹 택시 유인책? “그러기엔 액수 작아”

 

19일 카카오 모빌리티가 카카오T 택시에 팁 서비스를 신규 도입했다. 카카오T 택시를 이용한 승객이 기사 평가에서 별점 5점(만점)을 남기면 ‘기사에게 즉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뜨고 1000~2000원의 팁 지불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원하는 금액을 선택하면 카드 결제 수수료와 펌뱅킹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기사에게 전달된다. 팁 지불을 원하지 않는 경우 결제하지 않아도 된다.

 

팁 서비스는 카카오블랙, 모범택시, 벤티, 카카오블루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만 적용되며, 일반 호출 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시범운영 단계다. 서비스 운영 초기이다 보니 이용 경험을 면밀히 살피고, 서비스 퀄리티도 확보하기 위해 블루, 벤티, 블랙 등 자동배차나 예약 서비스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게 됐다”며 “일반 호출로 확대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카카오T 택시 이용 후 기사 평가에서 별점 5점을 준 승객에게는 팁 지불 여부를 묻는 페이지가 연결된다. 사진=카카오T 앱

 

카카오 택시에 팁 서비스가 도입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여론은 들끓었다. 택시 이용에 부담감이 커진다는 의견부터 기사들이 팁 지불을 강요할 것이란 우려 등 부정적 견해가 상당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소비자의 반감이 클 수밖에 없다”며 “모든 승객이 팁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팁 지불 여부를 묻는 것에서부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승객에게 스트레스가 된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강제적인 것은 아니다. 일단 택시 이용 서비스 평가에서 5점을 줘야 하고, 5점을 준 경우라도 팁을 줄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며 “팁 결제까지 여러 단계가 있다 보니 정말 원하는 분들만 줄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팁 서비스가 가맹 택시에만 적용되는 만큼, 카카오가 가맹 택시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가맹 택시 기사가 팁을 통해 부가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유인책으로 이용해 가맹 택시 가입을 유도한다는 해석이다. 카카오는 가맹 택시 제휴 확대를 위해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맹 택시에 콜을 몰아줬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257억 원을 부과 받자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팁 서비스가 기사들의 가맹 유인책으로는 부족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팁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 이 기능을 이용하는 고객 수는 극히 적을 것”이라며 “팁 액수도 크지 않다. 보장되지도 않는 수익을 보고 가맹 택시 가입을 결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팁을 도입해 서비스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승객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사진=박정훈 기자

 

#팁 주면 서비스 개선? 서비스 개선이 먼저

 

택시 업계에서 팁 서비스를 도입한 건 카카오가 처음은 아니다. 타다는 2019년부터, 아이엠택시는 2021년부터 팁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방식은 카카오와 동일하다. 이용자가 택시 이용 후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준 경우 기사에게 서비스 팁을 제공하는 페이지로 연결된다. 팁 금액대는 500원부터 2만 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카카오와 달리 타다, 아이엠택시의 팁 서비스에 대한 고객 반감은 그리 크지 않다. 두 업체가 카카오만큼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기도 하지만, 서비스의 만족도가 다르기 때문이란 의견도 있다. 두 기업은 승객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차량 내 공기청정기, 손 소독제 등을 비치하고 무료 와이파이나 영아용 카시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타다는 지난해 간담회를 통해 대형 택시 호출 서비스인 ‘타다 넥스트’의 고객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95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이엠택시의 평균 고객만족도 역시 4.95점(5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 택시 서비스에 대한 승객 만족도는 높지 않다. 120 다산콜센터를 통해 접수된 서울시 택시 관련 민원 중 ‘불친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는 팁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서비스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맹택시협의체도 “서비스 개선을 위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게 선택적으로 팁을 주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팁이) 기사들의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승객도 좋은 이용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다”며 “선순환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승객 반응은 싸늘하다. 서울에 사는 이 아무개 씨는 “자녀와 공항으로 이동할 때 프리미엄 택시 예약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 기사가 짐도 들어주시고, 차량 내부 상태도 좋아 여러모로 만족스러워 기분 좋게 팁을 줬다. 팁을 내고 싶은 만큼의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가맹 택시의 경우 초반 계약 때 서비스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승객 평가가 지속적으로 좋지 않으면 재교육도 한다. 계약을 맺지 않은 일반 택시 기사의 서비스는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 팁 서비스에서 일반 호출을 포함하지 않았다”며 “서비스 개선 후 팁 서비스를 내놓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지속적으로 서비스 개선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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