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 신제품을 소개하는 자리인 ‘갤럭시 언팩 2023’이 최초로 국내서 열렸다.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 언팩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 5·폴드 5, 갤럭시워치 6, 갤럭시탭 S9 시리즈 등을 공개했다. 현장에선 행사의 메인인 갤럭시 Z 플립 5와 폴드 5를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27번째 발표 만에 우리나라서 최초 공개
삼성전자의 새로운 갤럭시 Z 시리즈를 향해 전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현장에는 언론, 인플루언서, 연예인 등 세계 각국에서 온 미디어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장 벽면을 메운 대형 화면에 신제품 영상이 등장할 때마다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삼성전자는 2021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으로 갤럭시 S 모델을 공개한 이후 27회차 만에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첫 발표 무대로 삼았다. 전 세계 폴더블폰 부문 최강자인 삼성전자는 외관에 변화를 준 이번 갤럭시 Z 플립 5·폴드 5에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8월에 언팩을 개최하던 관행도 깨고 국내 첫 언팩을 7월로 당겼다.
언팩 시작과 함께 등장한 노태문 사장(MX 사업부장)은 “2019년 폴더블폰을 처음 출시했을 때 새로운 디바이스를 넘어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몇 년이 지나자 1억 대를 돌파했고, 이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폴더블폰 제품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라며 “평생 엔지니어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말하겠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디테일까지 완벽을 추구하겠다. 장인정신과 기술 혁신을 위해 헌신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갤럭시 Z 플립 5와 폴드 5는 이전 시리즈에 비해 크게 두 가지가 달라졌다. 바로 힌지와 커버 스크린이다. 정식 공개에 앞서 유출된 스펙들로, 시장에 신작을 향한 기대감을 높인 요소기도 하다. 언팩 일주일 전 노 사장은 기고문을 통해 “휴대성을 높여 어느 때보다 얇고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폴더블을 만들기 위해 혁신했고,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외관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폴더블 사용 경험을 제안할 것이다. 대화면을 통한 멀티태스킹 경험으로 효율성을 높였다”라고 강조해 소문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시리즈에 장착한 ‘플렉스 힌지’는 디자인만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 외부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다. 내구성이 약한 힌지는 폴더블폰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물리적인 충격이 없어도 화면 주름이 두드러지거나 쉽게 금이 가는 바람에 폴더블폰에서 바형 스마트폰으로 돌아선 소비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 장착한 힌지는 디스플레이 보호를 목표로 충격 흡수층을 바꾸고 이중레일 구조로 재설계했다. 전작에 비해 내구성을 강화하고 화면 장력도 높였다.
나머지 하나는 플립의 외부 화면(커버 스크린)이다. 그동안 플립의 커버 스크린은 시리즈를 거듭하며 조금씩 커졌는데, 플립 5에선 ‘플렉스 윈도우’라는 이름의 넓은 스크린이 장착됐다. 플렉스 윈도우의 대각선 길이는 약 86.1mm(3.4형)로, 접은 상태의 기기 전면을 전부 화면처럼 쓸 수 있다. 기본 위젯만 13개가 있어 주가·날씨·음악·티켓 등 활용도가 높고, 통화 내역을 확인하거나 메시지 답장도 가능하다. 전작에 비해 스크린이 크고 선명해 사진이나 영상을 보기에도 편하다.
#전작서 지적받은 단점, 오히려 강점으로 내세워
이번 갤럭시 Z 플립 5와 폴드 5는 각각의 단점으로 꼽히던 특징을 보완해 오히려 강점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가 이번 시리즈에 공들인 부분이 무엇인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플립 5가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다양한 카메라 기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커버 스크린에서 바로 카메라를 실행해 후면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플렉스캠’으로는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할 수 있다. 외부 화면으로 손을 대지 않고 셀카를 찍는 ‘핸즈프리 셀피’도 가능하다. 외부 화면으로 찍을 때도 화면 비율과 설정을 바꿀 수 있다.
플립 5는 외부 화면이 넓어 기기를 열지 않고도 사진을 확인 및 삭제가 가능하다.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이 동시에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듀얼 프리뷰’도 좀 더 쓰기 편해졌다. 무엇보다 AI 기반의 이미지 보정 기능(ISP)으로 사진 화질이 한층 개선됐다. 플립이 폴드나 갤럭시 S 시리즈에 비해 카메라 화질이 아쉽다는 지적을 받자, 이를 다양한 기능으로 보강한 모습이다.
갤럭시 Z 폴드5는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고 무게가 가볍다. 접었을 때 두께는 13.4㎜, 펼쳤을 땐 6.1㎜다. 무게는 253g이다. 전작인 폴드4에서는 각각 14.2~15.8㎜, 6.3㎜, 263g이었다. ‘아재폰’이라는 이미지를 경량화를 통해 개선한 것. 성능 면에서는 멀티태스킹을 강화했다. ‘두 손 드래그 앤 드롭’ 기능 한 손으로 이미지를 선택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노트 앱을 열어 이미지를 붙일 수 있다. 메인 스크린 크기는 192.1㎜로 전작과 동일하지만 최대 밝기를 30% 이상 높이고 배터리 효율을 강화했다.
손흥민 선수가 공항 출국길에 착용해 화제가 된 갤럭시 워치 6·워치 6 클래식은 건강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사람마다 심폐 역량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심박수를 측정하는 등 운동 효과를 높이고,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알려주는 기능이 눈길을 끈다. 수면 시 착용하면 수면 패턴을 분석해 적절한 수면을 위한 가이드도 지원한다. 외형 면에선 전작에 비해 베젤은 얇아졌고 화면은 20% 넓어졌다. 갤럭시 워치 6 시리즈는 8월 11일 출시한다.
갤럭시탭 S9은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과 같이 전용 스냅드래곤 82세대 모바일 플랫폼을 탑재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디스플레이는 다이나믹 아몰레드 2X를 탑재했고, 주변 환경에 따라 밝기나 색상을 조절한다. 이로 인해 태블릿을 들고 안에서 밖으로 나가더라도 선명한 화면을 유지할 수 있다. 방수 기능도 강화했다. 태블릿 본체와 더불어 펜에도 IP68 방수 등급을 받았다. 발열 조절을 위해 내부 구조를 재설계했고, 기기 내부에 열을 분산시켜 장기간 사용해도 성능을 유지한다.
# 눈길 사로잡는 강렬한 디스플레이…카메라 및 두께감은 기대 못 미쳐
언팩 현장에서 기자가 직접 갤럭시 신제품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디스플레이였다. 행사장 조명이 약간 어두운 데도 갤럭시 Z 플립 5와 폴드 5, 갤럭시탭 S9의 화면이 사진을 보듯 선명했다. 갤럭시 Z 플립 3 사용자인 기자가 직접 만져본 플립 5는 외부 화면의 유용함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외부 화면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는 것이 수월했다. 폰을 열지 않고 지도와 내비게이션을 켜고, 유튜브로 영상도 볼 수 있었다. 메시지를 읽고 바로 답장하는 것도 편했다.
다만 플립 5의 단점인 사진 화질은 여전히 아쉬웠다. 전작과 화소가 동일하고, 확대 시 10배 줌까지 가능한 것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AI가 화질을 개선한다고는 하나 앞서 나온 갤럭시 S23 시리즈의 사진과 비교하면 플립 5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점이었다.
갤럭시 Z 폴드 5 역시 손으로 쥐었을 때 가벼워졌거나 얇아졌다는 것을 체감하긴 어려웠다. 다만 힌지 개선으로 화면 사이에 뜨는 공간이 줄어 덜 두껍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다. 폴드 5에서 흥미로운 기능은 게임 2가지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손 조작이 가능하고 전작에 비해 연산 성능이 높아진 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판매에 더욱 힘을 실을 전망이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5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이끄는 건 삼성전자의 신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비해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 영역이라는 점도 삼성전자가 공들이는 데 한몫한다.
1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2021-2023 스마트폰 사용률&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중 69%가 삼성 스마트폰을 쓰지만, 18~29세의 절반이 훌쩍 넘는 59%가 아이폰을 사용했다. 이들이 미래 소비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위기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하반기 아이폰 15 출시 소식이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이번 신작의 흥행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이유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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