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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맞춤형 구독 서비스' 업 가전 2.0 공개, 해결 과제는?

전용 OS·칩셋 장착, O2O 구독 연계 '스마트라이프 솔루션' 첫발…1년 전 산 1.0 구매자 어쩌나

2023.07.25(Tue) 16:43:49

[비즈한국] LG전자가 ‘UP 가전(업 가전) 2.0’을 발표했다. 2022년 1월 업 가전을 처음 발표한 후 1년 반 만에 진화한 신사업을 공개한 것. LG전자는 업 가전 2.0을 중심으로 가전 사업을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생활 솔루션’으로 확장하고, 구독 사업에 진출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겠다”라는 포부를 밝혔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LG전자 H&A 사업본부장인 류재철 사장이 7월 25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업(UP) 가전 2.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초개인화’ 업 가전 2.0 발표, 구독 사업 진출

 

LG전자가 사용자 맞춤형 가전 판매와 서비스 구독 사업에 나선다. LG전자는 25일 업 가전 2.0을 공개하고 생활가전 사업을 제품 중심에서 정기 구독, 부가서비스 등으로 확대한 ‘스마트홈 솔루션’ 사업을 발표했다. 가전과 함께 청소, 빨래 등 가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제품은 렌털·구독으로 판매하는 것이 향후 가전 사업의 핵심이다.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H&A 사업본부장인 류재철 사장은 “고객은 미래 가전이 생활 패턴을 이해하고 알아서 맞춰주길 바란다. 집 전체가 거대한 가전이 되는 것이다. 12일 ‘스마트라이프 솔루션 기업’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는데, 업 가전 2.0이 그 첫걸음”이라며 “LG전자의 목표는 고객의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다. 아무도 안 가본 길이라도 고객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길이라면 묵묵히 나아가겠다”라고 밝혔다. 

 

LG전자의 야심작 업 가전 2.0이란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순간부터 개인의 취향과 생활방식에 맞추는 ‘초개인화’ 가전이다. 업 가전 2.0에는 LG전자가 3년에 걸쳐 개발한 AI 제어, LCD 구동, 음성인식 등이 가능한 특화 칩인 DQ-C 칩셋과 가전 전용 운영체제(OS)가 탑재됐다. DQ-C 칩셋과 가전 OS는 업 가전 2.0 제품에만 탑재하며, 프리미엄 제품부터 적용해 장기적으로는 보급형까지 전 라인에 적용할 계획이다. 전용 OS는 세탁기와 건조기 제품부터 적용한다. 

 

소비자는 업 가전 2.0 제품을 주문할 때 스마트홈 플랫폼인 ‘LG 씽큐(ThinQ)’ 앱에서 자신의 생활 패턴과 원하는 기능 등을 입력하면, 제품을 받은 순간부터 사전에 선택한 옵션을 적용한 맞춤형 제품을 쓸 수 있다. 류 사장은 “스마트폰은 자신이 원하는 앱만 설치하는 등 맞춤형으로 쓰지 않나”라며 “가전도 기능부터 서비스까지 고객이 원하는 대로, 개인에게 맞는 가전을 쓸 수 있도록 칩셋과 OS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22년 1월 지속적으로 신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업 가전’을 발표했다. 사진=심지영 기자


LG전자는 차세대 가전인 업 가전 2.0을 발표하면서 구독 사업을 시작했다. LG전자는 3분기 기존 렌털 사업을 구독으로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업 가전 2.0 구독 방식은 이렇다. 소비자는 3~6년 중 원하는 기간을 선택해 제품을 주문한다. 3년 계약 시 구독이 끝나면 반납·인수·재구독 중 선택하고, 4년 이상 구독하면 계약이 끝나고 제품을 소비자가 소유할 수 있다. 구독 비용에는 케어 서비스가 포함돼 특정 주기로 제품 방문 관리가 이뤄진다. 

 

구독 비용은 제품마다 다른데, 건조기는 3년 계약 시 5만 원대, 4~5년에 4만 원대, 6년에 3만 원대로 형성됐다. 제품 단가가 낮은 공기청정기는 1만~2만 원대다. 현재 LG전자 온라인 브랜드숍에선 세탁기·의류 건조기·공기청정기·냉장고 4종의 업 가전 2.0 구독 신청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제품 구독에 O2O(온·오프라인 결합) 서비스를 결합했다. 소비자는 업 가전 2.0 가전을 주문하면서 빨래, 청소, 반찬·식재료 주문, 세제 주문, 짐 보관 등 LG전자와 제휴를 맺은 가사 서비스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런드리고·우유창고·대리주부·미니창고 다락·더반찬&·LG생활건강 등 6개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며 제휴 업체는 추가될 예정이다. 제휴 서비스도 매월 비용이 발생해,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매월 제품 대여 비용과 서비스 비용을 합한 금액을 결제해야 한다.

 

LG전자는 점진적으로 전 제품을 업 가전 2.0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업 가전 2.0으로 전환하면서 가격 인상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류 사장은 “신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OS 개발을 구상했고 이번에 실현한 것”이라며 “보급형을 포함한 모든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전용 OS와 칩셋을 개발했다. 현재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라고 답했다. 

 

LG전자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특화된 업 가전 2.0으로 전 제품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 하는 H&A 렌털케어링·구독사업담당 임정수 상무, H&A 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 H&A CX 담당 이향은 상무, H&A 스마트제어연구소장 박태인 상무(왼쪽부터)​. 사진=심지영 기자

 

#1세대 구매자 불만 나올 수 있어

 

하지만 업 가전 2.0이나 제휴 서비스가 시장에서 당장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출시한 1세대(1.0) 업 가전을 구매한 소비자의 반발이 나올 수 있다. LG전자는 2022년 1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신기능을 탑재하는 업 가전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업 가전 2.0은 1.0보다 진화한 스펙을 갖췄다. 1.0 제품에는 2.0에 탑재한 스마트 가전용 DQ-C 칩셋과 가전 OS가 없다. 가전에 신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점은 같지만 전용 OS와 AI 칩셋 등을 갖춘 2.0 제품이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더 특화됐다. 이렇다 보니 고가의 업 가전 1.0을 구매한 소비자 입장에선 불과 1년 만에 차세대 제품 및 신규 서비스가 나온 것이 불만일 수 있다. 올해 출시한 제품 중에는 아직 업그레이드를 진행하지 않은 것도 있다. 

 

업 가전은 7월 기준 누적 판매량 250만 대를 달성하는 등 적지 않게 팔렸다. LG전자는 지금까지 식기세척기, 정수기, 스타일러, 안마기 등 업 가전 1.0 60종을 출시하고, 250여 개의 업그레이드 콘텐츠를 선보였다. 업 가전 콘텐츠 개발에는 1.0 제품 사용자의 의견이 다수 반영됐다. LG전자는 1.0 제품에 2.0 제품과 완전히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LG전자 측은 “1.0 업 가전에는 와이파이칩이 탑재됐다”며 “​가능한 서비스는 콘텐츠로 만들어 최대한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매출에서 가전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구독 판매가 장기적으로 매출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H&A 렌털케어링·구독사업담당 임정수 상무는 “부정적으로 전망하지 않는다”라며 “1인 가구, 가전 가격이 부담스러운 고객 등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져 시장 사이즈가 커지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류재철 사장은 “가전은 한 번 사면 오래 쓰는데, 구독하면 교체 주기가 짧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수요가 늘어날까봐 걱정”이라며 “구독 해지한 제품을 리퍼비시로 판매하는 것 등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미 구독 경제 시장이 성숙한 상황에 가전 구독 상품이 경쟁력이 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임 상무는 “LG전자 자체 하드웨어에 밀착한 O2O 서비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제대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라며 “집 안 곳곳에서 일어나는 가사 노동을 LG전자 제품과 서비스로 대체하는 것이 지향점이다. 어떻게 보강할지 연구해나가겠다”라고 답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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