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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칠 때 떠나는 창업자 김봉진, 배달의민족 앞날은?

배민 "자리 잡았다" 평가…딜리버리히어로 적자 악화로 "본사 배당 확대 가능성"

2023.07.24(Mon) 09:45:00

[비즈한국]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이달 초 사의를 표명했다. 김 의장은 지난 7일 “우리 구성원들과 함께했던 그 열정의 시간들이 너무 행복했지만, 열정은 너무 뜨겁고 너무 큰 힘을 쓰는 일인지라 좋은 쉼표가 있어야 좋은 마침표로 완성된다”며 사의를 밝혔다. 지난 2월 우아한형제들 공동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데 이어 의장직까지 사퇴한 것인데 김 의장은 회사 고문 역할을 맡게 된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광고 문구와 함께, 2010년대부터 배달 플랫폼 시장을 주도한 김 의장의 사퇴는 사실 예상됐던 수순이라는 평이다. 2020년 회사 지분을 매각한 뒤, 대표→의장직→고문으로 넘어가는 ‘역할 줄이기’는 자연스러운 수순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아름다운 은퇴라는 평도 나온다. 이제 업계는 창업자가 떠난 배민이 어떻게 바뀔지를 주목한다.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이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업계는 창업자가 떠난 배민이 어떻게 바뀔지를 주목한다. 사진=연합뉴스

 

#배민 업계 1등 만들고 떠난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전년 대비 47% 성장한 2조 947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241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대비 13%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은 배민이 ‘자리를 잡았다’는 평이 나오기 충분했다. 

 

2022년 매출이 자리를 잡자, 김 의장의 은퇴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평도 나온다. 김 의장은 스타트업계의 ‘전설’ 같은 인물이다. 서울예술대학 실내디자인과를 졸업한 디자이너 출신으로, 2002년 디자인 회사 이모션을 시작으로 네오위즈, NHN(현 네이버) 등에서 웹 디자이너로 일했다. 지난 2010년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 뒤 13년간 배민 대표를 역임했다. 2020년 우아한형제들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한 뒤에도 대표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김 의장은 올 2월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직을 이국환 공동대표에게 일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이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싱가포르에 세운 합작법인 ‘우아DH아시아’의 의장으로 싱가포르 사업에 주력해왔다. 김 의장의 이번 사의 표명은 우아한형제들과 우아DH아시아 양쪽 의장직 모두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지난 7일 올린 게시글에서 “‘평생 직장 따윈 없다. 최고가 돼서 떠나라’ 우리 회사 공간에 적혀 있는 문구”라며 회사를 떠나는 심경을 설명했다. 

 

#창업자 나가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

 

배민은 현재 국내 배달시장의 3분의 2를 점유한 1등 기업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등에 따르면 배민은 배달시장 점유율 67%로 2위인 요기요(23%)와 3위인 쿠팡이츠(10%)를 크게 앞선다. 

 

김봉진 회장이 떠난다고 회사가 크게 뒤숭숭하지 않은 것도 ‘대비’를 해온 덕분으로 풀이된다. 배민의 새 수장이 된 이국환 대표는 내부에서 검증된 인재다. 2017년부터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한 이 대표는 경영컨설턴트 출신으로 전문적인 경영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6년간 배민 라이더스사업 실장, 딜리버리사업 부문장, 배민사업 부문장을 역임하는 등 사내 주요 사업 부서를 두루 거쳤다. 특히 음식 배달 사업 외에 B마트·배민스토어 등 배민의 신사업 중 하나인 퀵커머스 서비스의 시장 안착에 핵심 역할을 했다. 

 

배달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언론은 김봉진 대표가 떠난다는 것을 주로 다뤘지만 배민 내부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은 창업자가 떠날 것을 대비해 그동안 대표 중심으로 이미 시스템이 구축됐기 때문”이라며 “2020년 매각 당시부터 딜리버리히어로가 회사 파악이 마무리되는 3~4년 후에는 김봉진 의장이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고 귀띔했다.

 

쿠팡이츠 등장으로 경쟁이 본격화된 후 한집배달·알뜰배달·B마트와 배민스토어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서비스를 확대한 배민의 전략이 앞으로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딜리버리히어로 실적 악화…본사 배당 늘 가능성

 

문제는 배민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의 실적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 거래액이 57조8675억 원으로 2021년(43조9395억 원)에 비해 32% 증가했다. 총 매출은 8조6338억 원에서 12조4565억 원으로 44%나 늘었다.

 

하지만 영업손실도 늘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3조 7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 6171억 원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역시 4조 199억 원으로 전년 1조 5142억 원보다 2조 5056억 원 증가했다. 배민 등 한국을 포함, 아시아 시장에서는 선방했지만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국내 시장에서는 선방하고 있지만 유럽 등에서는 실적이 좋지 않고 이 때문에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는 배당 등을 놓고 주주들이 항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며 “결국 배민의 수익 중 배당으로 본사로 가는 몫이 늘어날 수 있고, 그만큼 사내복지나 사회공헌으로 돌아오는 몫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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