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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하면 붕괴사고…건설현장 품질관리 들여다보니 '그럴 만하네'

품질관리자 3명 이상 배치해도 대부분 겸업…전문가들 "품질관리만 온전해도 시공 품질 담보"

2023.07.20(Thu) 15:02:52

[비즈한국]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건설 현장 품질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공사 현장에 배치된 품질관리자 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일선 현장에서 품질점검을 도맡는 인력은 3명 남짓인데, 이들이 온전히 품질관리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아파트(사진)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시공 품질관리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공사 현장 품질관리자 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차형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아파트(AA13-1·2블럭) 건설공사 현장에는 품질관리를 위한 건설기술인(품질관리자)이 블록별로 3명 배치됐다. 1블록에는 특급기술인 3명, 2블록에는 특급기술인 2명, 고급기술인 1명이 있었다. LH 측은 “법령 기준보다 높은 등급으로 품질관리자가 현장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건설공사가 ​일정 규모 이상​이면 자체적으로 품질관리(시험)계획을 세우고 현장 품질관리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을 갖춰야 한다. 규모가 연면적 5만 제곱미터 이상인 다중이용건축물 공사에 해당하는 안단테아파트 현장은 건설사업자가 50제곱미터 이상인 시험실과 특급기술인, 중급기술인, 초급기술인인 품질관리자를 각각 한 명(총 3명) 이상 현장에 배치해야 한다. 

 

품질관리자는 건설 현장 품질관리 업무를 도맡는다.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에 따라 현장 품질관리(시험)계획을 수립·시행하고 공사 현장 품질점검과 조치 업무를 수행한다. 사용 자재가 적격품인지를 확인하고 부적합 제품이나 공정은 지도 관리한다. 품질 관리에 필요한 시험실 관리와 근로자 교육도 함께 맡는다.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아파트(AA13)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고 GS건설(지분 40%), 동부건설(30%), 대보건설(30%)이 공동으로 시공하는 공공분양주택이다. 7개동으로 조성되는 1블럭(702세대)과 10개동으로 조성되는 2블럭(964세대)으로 구성된다. 이 아파트 2블럭 신축 공사 현장에서는 올해 4월 29일 지하주차장 일부분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와 사고현장 특별점검 결과 공사 현장에서 품질 관리 부실이 확인됐다. 사고조사위는 이번 사고 원인으로 △보강 철근 미설치 △콘크리트 강도 부족 △지상층 토사 과적을 지목했다. 특별점검 과정에서는 공사 품질관리계획 상 콘크리트용 골재시험 시험 빈도가 관련 기준에 맞지 않게 수립됐고, 계획 변경 과정에서 이 시험 빈도가 7회에서 0회로 변경돼 시험이 아예 실시되지 않은 사실 등이 확인됐다.

 

품질관리자는 건설 현장에서 품질 관리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을까. 앞서 2022년 1월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아파트 1·2단지(8개 동)에는 총 6명의 품질관리자가 선임됐지만, 경찰 조사 결과 실질적으로는 1명이 품질관리 업무를 도맡았다. 나머지 5명은 공정 관리 등 다른 업무를 겸한 것으로 조사됐다. 품질관리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인력이 다른 업무를 수행했던 셈이다.

 

건설 현장 관리자라고 밝힌 김 아무개 씨는 이번 사고 조사 결과와 관련해 “대규모 공동주택 세대 건축현장에 전문 지식을 갖추고 일하는 사람이 많아야 2명이고 혼자서 일하는 현장도 태반이다. 관할청이나 지자체에서도 쉬쉬하고 넘어가버리는 게 현실”이라며 “이번 사고로 제대로 된 사람들이 품질관리자로 임명되고 실제로 전문 지식이 있는지 없는지, 자기가 해야 할 직무를 잘 수행하는지 점검했으면 좋겠다”고 국토부에 의견을 남겼다.

 

최용화 한국건설안전협회 기술연구원장은 “건설 현장 품질관리자는 콘크리트 강도를 포함해 철근, 목재 등 건자재와 전반적인 공사 현장 품질을 살핀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 품질관리자가 서류상 세 명이 배치돼 있더라도 현실은 한 명이 업무를 수행하고 나머지는 공무나 행정업무, 소장이나 공구장 역할을 겸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법에서 규정된 인력이 품질관리 업무만 온전히 수행해도 시공 품질은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아파트 공사 현장 품질관리자는 어땠을까. LH는 품질관리자의 겸업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LH 관계자는 “현장 품질관리자의 겸직이나 겸업 등 관련 특이사항은 없었다. 그런 사실이 있었다면 국토부 조사 과정에서 확인이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부 사고조사위는 이번 사고 재발방지대책 중 하나로 ‘품질관리자 겸직 금지 강화’를 권고했다. 시공품질 측면에서 레미콘 등 구조재료에 대한 철저한 품질관리와 현장의 품질 개선을 위해 △품질관리자 겸직 금지 강화 △현장양생 공시체 시험기준 마련 △서중콘크리트 관리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윤우 국토부 건설안전과장은 “품질관리자 겸직  금지 강화는 이번 현장에서 확인된 문제가 아니라 일반 현장 품질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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