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커머스 업계가 눈여겨보는 럭셔리 뷰티 시장에 쿠팡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쿠팡은 타 플랫폼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위해 ‘스페셜 패키지’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고객 사이에서는 반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럭셔리 뷰티 시장 뛰어든 쿠팡, 고급 패키지로 차별화?
럭셔리 라인 확대에 힘쓰는 쿠팡이 3일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공식 론칭했다. 로켓럭셔리를 통해 쿠팡은 에스티로더, 맥, 바비브라운, 크리니크, 헤라, 록시땅 등 16개 국내외 뷰티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럭셔리 라인 확대는 최근 이커머스 시장의 관심사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나 뷰티 시장의 경우 충성고객 확보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앞다퉈 뛰어드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제품군이다. 한 번 사용한 제품을 계속해서 재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안정적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SG닷컴, 롯데온, 컬리 등은 일찌감치 럭셔리 뷰티 시장에 진출해 전문관을 운영 중이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쿠팡이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하기 위해 꺼낸 카드는 ‘파워 정품’과 ‘스페셜 패키지’다.
쿠팡은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유명 뷰티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때 ‘가품’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믿고 살 수 있는 제품’으로 차별화를 했다. 쿠팡 측은 로켓럭셔리 상품은 쿠팡이 브랜드별 한국법인을 통해 직매입한 100% 정품만을 취급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로켓럭셔리를 통해 상품을 구매할 때만 만날 수 있는 스페셜 패키지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쿠팡은 브랜드사에서 선물세트 박스가 제공되는 일부 상품을 제외한 모든 로켓럭셔리 상품에 스페셜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럭셔리 전용 박스와 파우치에 상품을 이중으로 포장한 뒤 감사카드를 함께 동봉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럭셔리 라인에 기존에 없던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차별화를 위해 패키징에 힘을 주는 모습”이라며 “백화점에서 구매했을 때 샘플을 받는 등의 메리트가 있듯 로켓럭셔리로 구입했을 때만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위해 패키징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대포장 심하다” 소비자 반응 싸늘
스페셜 패키지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한 고객은 “상품을 받고 명품 가방을 구매한 듯한 기분을 느꼈다”며 “나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거부감을 느끼는 고객도 상당하다. 쿠팡의 패키징이 과대포장의 표본이라며 시대를 역행하는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로켓럭셔리를 통해 화장품을 산 직장인 A 씨는 과대포장 부담감에 서비스 이용이 꺼려진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사용하던 퍼프가 떨어져 구매하려고 보니 로켓럭셔리로만 판매 중이었다.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구매했는데, 도착한 물건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A 씨는 로켓럭셔리를 통해 H 브랜드의 쿠션 퍼프 6매를 1만 5000원대에 구매했다. 쿠션 퍼프는 베이스 메이크업을 위해 사용하는 쿠션 제품을 펴 바르는 소모품으로 제품 1개의 크기는 지름 5cm 정도다. A 씨가 주문한 쿠션 퍼프 6매는 일반적인 편지봉투 크기에도 들어갈 수 있는 제품이었으나, 그가 받은 것은 신발 상자 크기의 박스였다.
‘ROCKET LUXURY’라고 써진 검은색 상자 안에는 파손 방지를 위한 종이 완충재와 검은색 파우치가 들어있었고, 파우치를 열어보니 A 씨가 주문한 퍼프 6매 중 2매가 투명 PVC 파우치에 담겨 있었다. 그는 “한 상자에 퍼프 2매씩을 넣어 총 3박스를 배송했다. 최근 들어 이런 과대포장은 처음 봤다”며 “포장이 너무 부담스러워 다시 이용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과대포장에 거부감을 느낀 것은 A 씨뿐만이 아니다. 로켓럭셔리 상품 후기에는 ‘포장이 과하다’는 지적이 넘쳐난다. 한 고객은 “제품 가격보다 포장비가 더 많이 들 것 같다. 선도적으로 친환경적인 마케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또 다른 고객도 “작은 화장품 하나를 이렇게 과대 포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제품을 받고 오히려 기분이 안 좋아졌다”고 평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객에게 ‘명품’ 이미지를 주기 위해 패키징에 공을 들였지만, 과대포장에 반감을 갖는 소비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요즘 소비자들은 친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소비 후 좋은 감정이 들지 않으면 마이너스 효과가 될 수 있다. 상품 가격에 과한 패키징 가격이 포함됐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이용에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진정한 명품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는 환경을 훼손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포함돼서는 안 된다. 소비자가 존경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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