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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신혼부부 재테크의 시작은 '투명한 재무 공유'

솔직히 재무 상황 공유하고 구체적 목표 세워야…예상치 못한 지출에도 철저한 대비 필요

2023.07.18(Tue) 09:44:54

[비즈한국]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서는 결혼 생활 7년간 쌓인 빚이 1억 원이라는 부부의 이야기가 등장했다. 남편의 임금 체불로 생활고가 시작됐는데, 아이 출산을 앞두고 무리하게 대출받아 이사한 것이 빚의 시작이었다. 남편 월급은 260만 원가량이었지만, 고정 지출은 그 이상이었기 때문에 카드 리볼빙 서비스로 메꾸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는 대출받을 때 부부간에 의논했는지 물었지만, 합리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 생활에 있어 ‘돈’ 문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다. 가수 이효리가 부부싸움을 덜 하는 이유에 대해 “돈 안 벌고 편하면 잘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결국 돈이 있어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곧 경제 공동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 감시와 견제를 통해 현명한 가계 경제를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

 

늦은 나이에 결혼하게 된 직장인 A씨는 최근 아이를 가졌다. 예정된 결혼과 임신 계획은 아니었지만, 미혼으로 살 때보다 결혼 준비부터 많은 돈이 들어가기 시작하자 걱정이 많다. A씨는 “결혼 준비부터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아이가 태어나면 들어갈 돈이 많을 텐데 정년퇴직 이후에도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만 13세 이상 인구 가운데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의 비중은 50%로 집계됐다. 우리 국민 절반은 결혼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출산율도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한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40%가량인 0.52명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1년 평균 합계출산율은 1.58명인데, 이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결혼을 미루거나, 결혼해도 출산을 꺼리는 이유는 역시 ‘경제적 부담’이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부부 각자가 한 달에 자유롭게 쓰기로 한 금액이 얼마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의견은 다양했다. 한 달에 20만 원부터 500만 원까지 나왔다. 얼마가 적당할까. 정답은 없다. 혹자는 결혼 이후 돈을 더 쉽게 모을 수 있게 됐다고 고백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혼자 버는 소득보다 둘이 버는 소득이 더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다수 부부는 지출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는 데에 있다. 혼자 쓰는 것보다 둘이 쓰는 비용이 더 크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결혼 전 소비패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맞춰 가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모으는 것보다 지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부의 재정 상태를 파악해 고정지출과 변동지출로 구분해 관리하되, 비상금 예비 계좌를 만들어 갑자기 일어날 지출에도 대비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지출로 인해 갑자기 가계 재무 상황이 흔들리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기간에 따라 단기, 중기, 장기를 나눠 재무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자동차를 바꾸거나 집을 마련하는 등 부부가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에 맞춰 목표 실현용 계좌와 비상금 계좌 등으로 나눠 관리하고, 나머지 금액은 적금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을 고려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생활비의 경우, 수시입출금통장보다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이용해 보자. 입출금이 자유로운 데다가 연 이자율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예상되는 위험이 있다면 보험에 가입하고, 퇴직연금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가 서로 모든 재무 상황을 공개하고, 꼼꼼히 의논해야 한다는 점이다. 투자 방식과 계획부터 저축, 지출 문제까지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금융연구원이 지난 2021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혼부부 네 쌍 중 세 쌍은 최소 집 한 채는 가지고 결혼생활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집 마련’이라는 신혼부부의 간절한 꿈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개미처럼 열심히 일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돈을 굴리는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 ​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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