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현재 압구정동에선 미성, 현대, 한양 등의 아파트 1만여 가구가 6개 구역으로 나뉘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중 2~5구역이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했다. 이에 서울시가 압구정 2~5구역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
서울시는 한강변 생활권에 특화된 2~5구역의 통합적 기획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글로벌 매력 도시로 거듭날 서울의 대표 주거단지인 압구정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발표했다. 압구정 2 ~5구역이 동시에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함에 따라, 개별 단지계획 차원을 넘어 ‘하나의 도시’로서 경관, 보행, 녹지, 교통체계 등이 일관성을 지닐 수 있도록 ‘압구정 2~5구역 종합계획안’을 마련했다.
압구정 지구는 1950년대까지도 한강은 배를 띄우거나 수영이 가능했던 곳이었지만, 1960년대 중반 한강 개발이 시작된 이후 콘크리트로 덮이고, 대형 아파트가 개발되면서 지금의 판상형 아파트의 모습이 되었다. 이번 신속통합기획 안을 통해 압구정 아파트가 ‘미래 한강의 매력적 수변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단지’로 전체 면적 77만 3000㎡, 50층 내외, 1만 1800세대 규모로 재탄생된다.
압구정 2~5구역 종합계획안의 3가지 전략은 첫째, 창의·혁신 디자인으로 한강변 파노라마 경관 형성, 둘째, 여가·문화 생태계 조성으로 성수-압구정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 셋째, 보행 가로 활성화 및 미래 주거공간 계획 이다.
먼저 창의·혁신 디자인으로 한강변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파노라마 경관 형성 부분이다. 서울시는 부채꼴로 펼쳐진 압구정의 특징을 살려 한강변 파노라마 경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창의·혁신 디자인 도입’과 함께 경직된 높이 규제를 없앴다. 한강변 입지 특성 및 경관성을 고려해 최고 층수를 35층에서 50층 내외로 변경 계획했으며, 한강변 첫 주동 15층 규제도 유연하게 적용했다. 시는 창의·혁신 디자인 도입 시 높이계획을 유연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또한 강남·북을 잇는 동호대교, 성수대교를 따라 광역통경축을 형성하고, 서울숲, 응봉산, 달맞이봉공원 등 강북의 주요 자원과 압구정의 보행통경축을 서로 연계해 입체적인 경관을 유도했다. 이와 함께 한강변 30m 구간은 수변 특화 구간으로 설정해 주민공유시설, 열린 공간, 조망 명소 등 특화 디자인을 통해 도시와 자연이 경계 없이 융합하는 한강변을 조성할 계획이다.
둘째, 여가·문화·생태계 조성으로 성수-압구정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한다. 강북 성수와 강남 압구정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해 수변이 생활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고, 구역별로 특화된 수변거점을 조성해 강과의 유대감을 회복함으로써, 서울시민의 여가·문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압구정3구역 조합에서 공공기여로 제안한 압구정~성수 보행교를 시에서 수용함에 따라, 강남의 상업·문화 기능(가로수길, 로데오거리 등)과 강북의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삼표부지, 성수동), 서울숲의 자연이 도보 30분의 생활권으로 연결된다. 보행교는 자전거 및 미래교통수단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될 계획이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응봉역까지 이어지는 보행교를 통해 강북~강남까지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해지면서 주민의 소통과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각 구역별로는 2구역의 수변 커뮤니티 시설(여가거점), 3구역의 덮개시설(문화거점), 4, 5구역에 조망데크공원(조망거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압구정 한강변은 한강 둔치의 폭이 매우 좁아, 시민의 여가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용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에 조성되는 압구정 수변거점은 올림픽대로로 단절된 한강변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는 설계를 통해 한강변을 찾는 시민의 여가·문화 활동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활력 넘치는 보행가로 조성 및 다양한 기능과 사회적 수요를 담는 미래공간 계획이다. 현재 아파트로 단절된 ‘한강가는 길’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근린생활시설 및 주민공유시설을 배치하고, 미래 주거문화를 담는 생활공간 설계를 통해 주민의 삶을 한층 업그레이드 한다는 계획이다.
한강변 수변거점과 연결되는 각 구역별 남·북간 보행축에는 연도형 상업시설, 주민공동시설, 생태녹지 등이 함께 조성된다. 동·서방향으로는 압구정로를 따라 근린생활시설과 공원이 교차 배치돼 걷고 머무르는 다채로운 보행 활동이 있는 가로로 조성된다. 남·북간 보행축은 가로수길, 병원거리, 압구정로데오거리와 연결돼 압구정을 찾는 시민이 한강변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동·서간 보행축은 압구정로의 상업 가로와 맞대응해 활력있는 거리로 조성된다.
특히, 3구역의 경우 압구정역에 가까운 일부분을 3종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상업·업무·문화 등 다양한 복합기능을 유도함으로써, 역세권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작년 뉴욕에 이어 얼마 전 런던 출장을 다녀왔다. 뉴욕은 허드슨강과 이스트강 주변 개발이 꽤 인상적이었으며, 런던은 템즈강 주변의 활용 모습들이 매우 고무적이었다. 뉴욕과 런던의 한강변 모습은 주거 위주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업무시설, 상업시설 위주도 아니었다. 두 대도시의 공통점은 해당 지역 시민들은 물론 외부 관광객들까지 편하게 방문하고 이용한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서울 한강변 개발은 주거위주의 재건축, 혹은 재개발이 위주였다. 개인적으로 주거공간으로만 활용되는 것만으로는 토지의 가치가 너무 아까웠다.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만회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판단된다. 부디 압구정 지구만큼은 일반적인 재건축이 아닌 서울시가 자랑할 만한, 나아가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상품으로서도 그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 조합의 이익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비판 대상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한 대표 지역으로 함께 개발해 주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마트튜브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 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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