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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증명] 피프티피프티 상표권 분쟁, 어떻게 풀면 좋을까

양측이 신청한 상표 대부분, 거절 가능성 높아…저명성 확보 위해서는 서로 합심해야 가능

2023.07.13(Thu) 09:37:15

[비즈한국] 피프티피프티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피프티피프티는 키나, 새나, 시오, 아란의 4명의 멤버로 구성된 여성 아이돌 그룹으로, ‘큐피드 CUPID’​란 곡으로 올해 5월 17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7위까지 오르면서 순식간에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8주 연속 핫 100에 머물렀을 정도. 그런데 피프티피프티는 6월 19일 갑자기 소속사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가처분 신청한 바로 그날 피프티피프티의 멤버 가족이 공동으로 피프티피프티와 멤버 구성원 각자의 이름을 특허청에 상표 신청하면서, 소속사와의 갈등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피프티피프티는 화장품(제3류), 건강기능식품(제5류), 음반(제9류), 보석(제14류), 문방구(제16류), 가방(제18류), 머그컵(제21류), 의류(제25류), 의류장식품(제26류), 연예인매니저업(제35류), 인터넷방송업(제38류), 음악공연업(제41류)의 총 12가지 상품 분류에 대해서 각각 ‘피프티피프티’​, ‘​키나’​, ‘​새나’​, ‘​시오’​, ‘​아란’​의 5개 상표 즉 총 60개의 상표를 출원했다.

 

‘피프티피프티’​가 최근 소속사와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표권 소유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 사진=피프티피프티 인스타그램

 

그런데 이러한 상표 출원은 매우 다급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짐작되는데, 선행상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출원 진행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피프티피프티가 신청한 상표의 상당수가 먼저 출원한 상표의 존재로 거절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멤버의 이름인 키나, 새나, 시오, 아란의 상표는 각각 적어도 하나의 상품류에 선행하는 상표가 존재하여 해당 류에 대해 거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선점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기 때문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선행 상표가 존재하는 경우 멤버 본인 이름의 상표 출원이라고 할지라도 등록받기 어렵다. 또한 그룹명인 피프티피프티의 경우, 머그컵 및 의류에 대하여 타인이 이미 상표를 선점하고 있다.

 

상표의 유사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타인에 의하여 선점된 상표가 한글이 아닌 영어 상표라 할지라도, 문자 상표 중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호칭이 동일하고, 나아가 관념도 동일하여 양 상표는 전체적으로 유사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에 따라 후출원인 피프티피프티 상표는 거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소속사인 어트랙트 주식회사 또한 피프티피프티에 앞선 5월 15일 및 6월 15일 영문 FIFTYFIFTY 상표를 화장품, 음반, 문방구, 가방, 의류, 응원봉, 음악공연업, 식당업 등에 상표 출원하였다. 상표는 먼저 출원한 자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원칙이고, 소속사와 아이돌 그룹의 상표는 한글과 영어의 차이만 있을 뿐 호칭과 관념이 동일하기 때문에 후출원자인 아이돌 그룹은 지정상품이 겹치는 영역에서 상표권을 획득하기 어렵다.

 

다만 소속사와 아이돌 그룹의 상표권 이슈에 있어서, 한 가지 변수가 남았다.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6호에 의하면 저명한 타인의 성명, 명칭 등을 포함하는 상표의 경우 저명한 타인의 승낙이 있지 않는 한 상표 등록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때 저명한 타인에 대한 저명성의 판단은 인격권의 훼손이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될 정도의 저명성이 필요하며, 판단시점은 상표의 등록여부를 결정할 때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다시 말해 소속사의 FIFTYFIFTY 상표에 대한 등록여부를 판단하는 시점에 아이돌 그룹이 더욱 유명해져 저명한 정도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경우, 소속사라고 할 지라도 아이돌 그룹 멤버 각자의 동의가 없는 한 상표 등록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이 경우 소속사가 아닌 아이돌 그룹이 피프티피프티 상표권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결국은 시간 싸움이다. 소속사의 경우 피프티피프티가 더욱 유명해지기 전에 상표 우선심사를 통하여 빠르게 등록여부를 판단받는 전략을 취할 수 있고, 아이돌 그룹의 경우 해당 상표에 대한 정보제공 및 출원공고 시에는 이의신청 등을 통하여 최대한 심사 기간을 늦추면서 본인을 더 널리 알려 저명성을 취득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바람직하게는, 초심으로 돌아가 상표를 놓고 서로 싸우지 말고 서로 윈윈하는 전략을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한다. 아이돌 그룹의 성공은 소속사나 아이돌 그룹 중 어느 하나에 의하여 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속사는 아이돌 그룹을 발굴하고, 그룹 명칭을 정하고 구성원의 컨셉이나 음악활동 전반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상당 기간 비용과 노력을 투자한다.

 

아이돌 그룹 또한 아이돌 그룹의 명칭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유기적 관계에 있으며, 수많은 노력을 통하여 대중의 인기를 받는 주체이다. 서로의 노력과 희생이 시너지를 발휘하여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일 테니, 지금과 같은 분쟁은 서로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서로를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좋은 방향으로 화해하길 기대해 본다.​ 

공우상 특허사무소 공앤유 변리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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