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Target@Biz

[비즈한국×미래에셋] 미래에셋, 계열사 골프장 및 호텔에 일감 몰아준 이유는?

법적 한계와 비즈니스 확장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

2023.07.13(Thu) 09:20:21

2017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박현주 회장과 미래에셋그룹에 골프장 및 호텔 일감몰아주기 조사를 통보했고 직전 3년(2015년~2017년)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공정위는 2020년 9월 공정거래법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 원을 부과했다. 이러한 결정에 미래에셋은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올해 7월 공정위는 미래에셋의 계열사 부당 지원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 및 과징급납부명령 취소소송 2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동안 재벌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숱한 제재가 가해졌으나, 금융그룹에 대한 이번 판결에 대해서는 ‘금산법’에 가로막힌 현실적 한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아쉬운 판결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에셋그룹이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운영한 세이지우드컨트리클럽. 사진=미래에셋 제공

 

11일 공정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지난 5일 미래에셋이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미래에셋 측 청구를 기각하고 공정위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미래에셋이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블루마운틴CC)과 호텔(포시즌스호텔)을 상당한 규모로 이용하면서 부당한 이익을 취득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미래에셋이 왜 계열사를 통해 이 같은 운용 방식을 채택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미래에셋컨설팅이 블루마운틴CC 골프장과 포시즌스호텔을 운영하면서 2015년~2017년 554억 원에 이르는 큰 폭의 영업 손실 및 기업가치 감소라는 손해를 보고도 해당 시설을 운용할 수밖에 없었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이유는 ‘금산분리법(금산법)’이다. 블루마운틴CC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 계열사들이 부동산펀드(맵스27호)를 통해 투자한 곳이다. 금산법으로 인해 펀드가 골프장 등을 운영할 수 없자 미래에셋그룹은 그룹 내 유일한 비금융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해당 시설을 운용하기로 했다. 포시즌스호텔(맵스18호)도 마찬가지다. 당시 자본시장법상 펀드뿐 아니라 펀드가 설립한 SPC 역시 부동산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미래에셋은 해당 시설들을 운영할 다른 회사들도 물색했으나 불확실한 수익성을 이유로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과 호텔사업의 경우 고정비용이 큰 데다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과 같은 고급 시설의 경우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의 호텔, 골프장 이용은 이러한 법적 한계뿐 아니라 비즈니스 확장으로 인한 결정이었다. 

 

금융업 특성상 ‘고객 신뢰’는 필수적인 덕목이다. 이를 위해 모든 금융사들은 자사의 이미지를 ‘하이엔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특히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의 트렌드를 이끄는 세련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미래에셋은 당시 대우증권, PCA생명과의 M&A를 통한 비즈니스 확장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 직원들과 유대관계 강화를 위해 고객 행사 및 직원 연수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당연히 하이 퀄리티이고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소유인 호텔과 골프장을 동일가격으로 이용한 것이다. 

 

사실 미래에셋그룹 입장에서 과징금 44억 원은 큰돈이 아니다. 계열사 중 하나인 미래에셋증권만 해도 연간 일반관리비만 1조 원 안팎이다. 또한 다른 대기업처럼 여러 종류의 사업을 하지 않고 골프장과 호텔 매출액으로만 보니, 상대적으로 거래비중이 커 보인다. 그래서 과징금의 문제가 아닌, 미래에셋이 처한 구조적 한계를 적극 소명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투자해 만든 골프장과 호텔을 이용한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인 결정인 데다 특히 해당 시설을 운영하며 500여 억 원 적자를 낸 회사에 사익 편취 조항을 적용한 것은 너무나 아쉬운 판결”이라며 “대우증권과 PCA생명 합병 과정에서 다양한 고객 및 임직원 행사를 진행한 것일 뿐 특정 계열사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기 위해 이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 소명하였음에도 인정받지 못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미래에셋 제공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즈한국

bizhk@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