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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일회용 우산비닐, 7개월 만에 다시 등장…환경부는 뭐하나

1년 계도기간 주니 다시 사용…환경부 "향후 계획 미정" 전문가들 "환경부 규제 명확히 해야"

2023.07.12(Wed) 10:38:35

[비즈한국] 금지된 우산비닐이 다시 돌아왔다. 2022년 11월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면서 대규모 점포에서 일회용 우산비닐 사용이 원천적으로 금지됐지만, 최근 다시 우산비닐을 사용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정부에서 과태료 부과 등 별도 규제를 하지 않고, 빗물제거기가 불편하다는 불만이 나오자 우산비닐을 비치하는 점포가 늘어나는 추세다. 

 

환경부에서 우산비닐 사용을 금지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현장에선 변화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과태료 부과 없이 1년 동안 계도 기간을 둔다고 밝혔는데, 규제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가 일회용 우산비닐을 규제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일회용 우산비닐 사용이 줄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환경부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사진=박정훈 기자


#다시 돌아온 일회용 우산비닐, 대규모 점포만 사용 금지

 

대규모 점포에선 일회용 우산비닐 사용이 금지됐지만, 비 오는 날이면 대형 매장과 카페 등에서 우산비닐을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빌딩 관리자 A 씨는 “비닐이 관리하기 편하다. 빗물제거기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규제한다고는 하는데, 딱히 말이 없어서 그냥 (우산비닐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B 씨는 “우산비닐 대신 어떤 걸 사용해라 이런 식으로 안내를 해주는 게 아니라 무조건 사용 금지라고 하더니 지금까지 아무런 안내도 없다. 그래서 그냥 사용하고 있다. 밖에 우산꽂이를 두어도 손님이 우산을 가지고 들어오는 경우에는 매장이 더러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관계자 C 씨는 “처음에는 빗물제거기를 뒀는데, 손님들이 잘 사용하지 않아 바닥이 금방 더러워졌다. 지금은 우산비닐을 두되 친환경 표시가 된 제품만 사용한다. 과태료 부과나 단속이 안 나와 (비닐을) 우선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회용 우산비닐 사용이 금지된 곳은 3000㎡ 이상의 대형마트,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뿐이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곳은 일회용 우산비닐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편의점 점주 D 씨는 “처음에는 편의점도 해당하는 줄 알았는데, 대규모 점포에 해당되지 않아 사용해도 된다고 한다. 기준이 애매하다. 일부 점포만 사용을 규제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일부 대규모 점포에선 여전히 일회용 우산비닐​이 사용되고 있다. 사진=전다현 기자

 

지하철 역사에 놓인 빗물 제거기. 출입구는 여러 개지만, 빗물제거기가 놓인 곳은 한 곳뿐이었다. 사진=전다현 기자


우산비닐 대안으로 지목되는 빗물제거기가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하철 등 일부 공공기관에선 여전히 빗물제거기를 사용하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이 나온다. 출퇴근길 매일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40대 E 씨는 “바쁘게 걸어가야 하는데 빗물제거기를 이용하면 시간이 걸려서 불편하다. 물기가 완전히 제거되는 것도 아니고, 출구마다 비치된 것도 아니어서 빗물이 뚝뚝 떨이지는 우산을 들고 지하철을 탄 적도 많다”고 토로했다. 

 

#규제 촘촘하지만 실효성 의문

 

환경부가 일회용 우산비닐만 규제하는 건 아니다. 2019년 대형매장에서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한 후 금지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11월 24일 이후 식당 등 매장 내에서는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등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다. 편의점 등에서 비닐봉투를 제공하는 것도 금지됐다. 체육시설에선 일회용 플라스틱 응원용품 사용이 금지됐다.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1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올 11월 24일부터 사용이 완전 금지된다. 자료=환경부

 

환경부는 세밀한 접근을 통해 일회용품 사용을 감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개정된 법을 시행하되, 1년간은 과태료 부과 없이 계도만 하는 ​‘유예기간’을 둔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계도 조치만으론 일회용품 사용 감량을 이끌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행 반년이 지났지만, 환경부에서 규제한 다른 일회용품도 우산비닐과 상황이 비슷했다. 이제 장례식장에서 일회용 종이컵과 비닐 식탁보, 나무젓가락 등을 사용할 수 없지만, 여전히 사용하는 곳이 많다. 장례식장 관계자 F 씨는 “코로나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장례식장은 그런 부분에 더 민감하다 보니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달리 단속도 없다 보니 대부분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플라스틱 빨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제공한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 G 씨는 “매장 내에서는 다회용 컵을 사용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이 원할 때는 일회용 컵을 제공한다. 빨대도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규제가 없다 보니 매장 상황에 따라 판단해서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일회용품 규제 정책은 확대됐지만, 현장에선 적용되지 않는 모양새다. 

 

환경부에선 추가적인 규제나 제도 정책 방안을 논의하지 않은 상황이다. 환경부 자원순환국 관계자는 “과태료 부과 대신 현장 안내 중심이다. 매달 지자체에서 현장 계도를 진행한다. 결과는 공유하지만, 별도로 진행상황을 취합하지는 않는다. 올해 11월 24일 계도기간이 종료되는데 이후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후 계획에 대해 아직 결정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현장 계도 역시 지자체 자율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홍보 활동이나 계도는 자치구와 합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과태료는 부과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현장에 가서 안내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정도다. 대다수 매장에서 인지하고 있지만,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안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계도만으론 안 돼​환경부가 제대로 규제해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환경부의 일회용품 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환경부 주도의 단속을 포기하고 지자체별로 자율적으로 하는 방식 자체가 정부에서 관리를 안 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국폐기물협회 폐기물 분야 전문가 박균성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회용품은 사용을 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리배출이 가능한 품목만 사용하도록 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품목들은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한 규제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사업자들이 명확히 제도를 인식해야 준비할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규제가 사라질 거란 신호를 주면 규제가 작동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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