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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수영' 배울 수영장 확보부터 생존경쟁 치열

대부분 학교 자체 수영장 없어 외부 시설 섭외에 안간힘…교육부 "이동식 수영장 예산 확보 계획"

2023.07.10(Mon) 14:56:13

[비즈한국] 코로나19로 몇 년간 중단되다시피 했던 생존수영 교육이 재개됐다. 각 지역 수영장은 생존수영 교육을 받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오랜만에 수영 수업을 시작한 학생들은 들뜬 모습이 역력하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걱정이 크다. “내년에는 생존수영 교육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우려마저 나올 정도다. 

 

생존수영 실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경기도교육청

 

#‘구두 계약이라도 먼저’ 수영장 놓고 학교끼리 경쟁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생존수영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2015년부터 초등학교 교육 과정에 생존수영 교육이 의무화됐다. 도입 초기만 해도 초등학교 3~4학년 대상으로 생존수영 교육이 진행됐으나 2020년부터는 전 학년 대상으로 확대됐다. 일부 지역은 유치원까지 생존수영 교육을 확대했다. 

 

생존수영은 수영 기술을 알려주는 다른 수영 수업과 달리 위급 상황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다. 물에 뜨는 다양한 자세나 물속에서 숨 참기, 심폐소생술 등을 총 10차시에 걸쳐 배운다. 

 

실전형 교육인 만큼 수업 대부분 수영장에서 수업이 이뤄진다. 문제는 수영장을 보유한 학교 수가 극히 적다는 것이다. 2020년 기준 전국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수영장이 있는 곳은 127개뿐이다. 전체 학교의 1.06%에 불과하다. 결국 대부분의 학교가 외부 수영장을 이용해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은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위탁 운영 수영장과 학교를 매칭한다. 보통 지역 내 학교 수가 적으면 교육청이 직접 학교와 수영장을 연결하는 편이다. 반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 관내 학교 수가 많은 지역은 대부분 학교가 자체적으로 수영장을 찾아 계약을 맺는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의 계약은 학교장이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학교장에게 권한이 위임된 만큼 수영장의 계약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수영장을 찾아야 하는 학교들은 수영장 계약 때문에 진땀을 흘린다.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생존수영’이라는 말만 들어도 한숨부터 나온다”며 “수영장 섭외가 너무 힘들다. 생존수영을 해야 하는 학교 수요는 많은데 관내 수영장이 한정적이다 보니 학교 간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의 경우 관내 초등학교는 103개지만 생존수영 수업이 가능한 수영장은 18개에 불과하다. 김포시도 초등학교는 47개인 반면 수영장은 8개밖에 없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연말이면 인근 수영장에 하루가 멀다고 전화를 건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근처에 있는 수영장을 다른 학교보다 먼저 선점하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모른다”며 “조금 늦어지면 다른 학교에 수영장을 뺏길 수 있어서 연말이 되면 거의 매일 전화해 사정하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의 교사도 수영장 섭외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생존수영 교육을 보통 2개월 정도 진행하는 편인데 대부분의 학교가 여름에 하길 원한다. 날이 추우면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낮고 학부모들의 민원도 많기 때문”이라며 “6~7월에 수요가 몰리다 보니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수영장 섭외를 하지 못하면 다른 지역구까지 원정 수업을 가거나, 비수기(여름 외 계절)에 수업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학부모 민원도 많아져 교사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학교 운동장에 이동식 수영장을 설치한 경기도 용인시 수지초등학교. 사진=용인교육지원청

 

#교육부 “이동식 수영장 확대”

 

수영장 측에서 생존수영 교육을 선호하지 않아 계약이 어렵다는 설명도 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수영장에서 생존수영 수업을 달가워하지 않는 편”이라며 “아이들을 맡아봤자 수익도 별로 안 되니 선호하지 않는다. 학생들 인원이 많아 수질 관리가 어렵다고 거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영장 측은 기존 회원들의 민원이 많아 생존수영 교육을 꺼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한 수영장 관계자는 “생존수영을 하면 기존에 회원이 사용하던 레인 일부를 생존수영 수업을 위해 빼줘야 한다. 이 때문에 본인들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회원이 많다. 또 어린아이들이 단체로 오기 때문에 분위기가 산만해지고, 특히 샤워실이나 탈의실을 사용할 때 시끄럽다는 민원이 많다”고 털어놨다. 

 

교육청에서도 학교의 고충을 알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고 설명한다. 지역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관내 학교가 50개만 넘어가도 개별 학교가 수영장을 섭외하기가 상당히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섭외를 직접 하는 지역 학교의 어려움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육지원청 관계자도 “학교가 수영장을 계약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학교 일정이 모두 달라 교육청이 직접 매칭하기도 쉽지 않다.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경기, 전남 등 일부 교육청은 생존수영 교육을 위해 학교 운동장에 이동식 수영장을 설치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이동식 수영장이 설치된 학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전남의 경우 관내 초등학교는 426곳이지만 올해 이동식 수영장 설치가 예정된 학교는 세 곳뿐이다. 

 

교육부에서는 생존수영 교육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에는 이동식 수영장 설치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 이동식 수영장 설치 사업은 지자체 예산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관련 사업비를 교육부 예산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는 이동식 수영장을 시·도 자체 예산으로 편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그 외 학교는 인근 수영장을 이용하거나 지자체와 연계해 학교 복합시설에 있는 수영장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 중”이라며 “최근 생존수영 및 늘봄학교(방과후 돌봄·교육 프로그램) 수영 프로그램 등을 위해 이동식 수영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내년에는 관련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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