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토교통부가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설계, 시공, 감리 과정에서 철근을 누락하는 등 공사 주체들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시공사인 GS건설은 국토부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사과문을 발표하고 아파트를 전면 재시공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5일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한 건설사고 조사위원회 사고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사고조사위는 △설계·감리·시공 부실로 인한 보강 철근 미설치 △콘크리트 강도 부족 △지상층 토사 과적 등을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앞서 국토부는 5월 기존 국토안전관리원이 진행하던 정밀조사를 사고조사위로 확대 개편해 54일간 원인 조사를 벌였다.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AA13)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하는 공공분양주택이다. 7개동으로 조성되는 1블럭(702세대)과 10개동으로 조성되는 2블럭(964세대)으로 구성된다. 이 아파트 2블럭 신축 공사 현장에서 4월 29일 지하 주차장 일부분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오후 11시 30분경 발생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입주를 앞둔 데다 사고 현장 지상이 어린이놀이터 부지인 터라 입주예정자 불안은 증폭됐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전단보강근 누락 뒤에는 공사 주체들의 총체적 부실이 있었다. 전단보강근은 슬래브 상부 철근과 하부 철근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철근이다. 붕괴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슬래브에는 구조설계 상 32개소 모든 기둥에 전단보강근이 필요했지만 15개소에서 이 철근 설계가 빠졌다. 감리는 도면 승인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GS건설은 4개소에서 설계와 달리 전단보강근을 추가 누락했다. 설계에서 한 번, 시공에서 또 한 번 철근을 빠뜨린 셈이다.
시공 과정에서 콘크리트 품질 관리와 과다한 토사 적재도 붕괴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장 콘크리트 강도시험 결과 사고부위 콘크리트 강도는 16.9Mpa로 설계 기준강도 85%(20.4MPa)를 하회했다. 강도 시험에서 채취된 콘크리트는 설계 기준강도 85%를 넘어서야 한다. GS건설은 조경공사 과정에서도 당초 설계값(높이 1.1m)보다 많은 2.1m의 토사를 지상에 쌓았다. 설계값을 벗어난 콘크리트 강도와 지상 하중이 붕괴를 촉진했다는 분석이다.
국토부는 사고조사 보고서와 관계 법령을 검토해 8월 중순 관련 업체들에 대한 처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규철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특별점검 시 지적내용과 사조위에서 규명된 원인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재발방지대책도 조속히 마련하여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단신도시 안단테 입주예정자는 아파트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순영 검단신도시 안단테(AA13-1BL)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 부회장은 “철근 함량 부족이나 콘크리트 품질 문제는 붕괴된 주차장뿐만 아니라 주동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정밀안전진단이 이뤄지더라도 시료를 채취하지 않은 동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전면적인 재시공이 필요하다”며 “이 아파트에 입주 예정인 20세 미만 아이들이 1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아이들 목숨을 담보로 입주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GS건설은 이날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사과문을 발표하고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1666세대에 대한 전면 재시공을 약속했다. GS건설은 “시공사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입주예정자들께서 느끼신 불안감과 입주시기 지연에 따르는 피해와 애로, 기타 피해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 자사 불량제품 전체를 불태운 경영자의 마음으로 입주자 여론을 반영해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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