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부영주택이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 주차장 부지를 인수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디벨로퍼 주도로 고급 주택이 조성될 예정이었던 이 부지는 채권시장 경색 국면을 맞으며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6월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주차장 부지를 2223억 원에 매입했다. 매매 거래된 물건은 호텔 남서쪽에 길게 뻗은 1만 1306㎡(3420평) 규모 땅과 연면적 1578㎡(477평) 규모 주차시설이다. 부동산에 근저당이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매매 대금은 전액 현금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는 부지에 대한 7회차 공개 매각을 앞두고 매도자와 수의 계약을 맺은 사모펀드의 매수권을 부영주택이 승계하면서 성사됐다. 해당 사모펀드 투자자에 대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부동산 공개 매각에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되면 원매자는 다음 공매 실시 전까지 직전 공매 조건 이상으로 매도자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당초 이곳에는 고급 주거 시설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이든자산운용과 디벨로퍼 UOD 등이 세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이든센트럴한남은 2021년 11월 고급 주택 단지 조성을 목표로 KH그룹이 보유하던 이 부지를 2000억 원에 사들였다. 이곳은 한남동 고급 단독주택 단지와 접한 데다 남쪽으로 한강, 북쪽으로 남산을 조망할 수 있어 디벨로퍼 사이에서 금싸라기 땅으로 조명받았다.
고급 주택 조성 계획은 채권시장 경색 국면을 맞으며 좌초됐다. 이든센트럴한남은 2022년 12월 만기인 브릿지론 차입금 2210억 원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브릿지론은 개발사업 초기 시행사가 토지비나 인허가 관련 자금을 단기 융통하는 대출로,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켜 상환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주단은 개발 인허가 지연으로 착공이 미뤄지자 시장 상황 등을 이유로 대출 만기 연장을 거절했다.
수탁자인 한국자산신탁은 올해 2월 부지를 공개 매각에 부쳤다. 하지만 3월 말 6회 차 공매까지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최저입찰가격은 당초 감정평가 결과(2850억 원)에 따라 2873억 원으로 책정됐는데, 공매가 유찰을 거듭하면서 6회 차 공매에는 이번 매도 금액인 2223억 원까지 떨어졌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해당 공매 물건은 유찰된 이후 수의 계약이 체결됐다. 최초 수의 계약은 사모펀드와 체결했지만 최종적으로 부영주택이 권리·의무를 승계해 소유권을 넘겼다”고 확인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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