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10대 건설사 도시정비사업(리모델링 포함) 수주 실적이 지난해 상반기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사업장을 단독으로 수주하거나 이를 위해 수주 경쟁을 벌이는 모습도 사라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 경기 침체로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건설사가 선별적 수주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시공능력 상위 10개 건설사들이 수주한 정비사업은 총 8조 1625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12조 원(60%)가량 감소했다. 수주한 사업 수도 55건에서 25건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공사 규모가 5000억 원 이상인 대규모 사업은 울산 중구 B-04구역(1조 5420억 원)과 부산 사하구 괴정7구역(6084억 원) 재개발로 각각 삼성물산·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현대건설이 공동도급 형태로 수주했다.
10대 건설사 중 4곳은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 원 이상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건설사별 누적 수주액은 포스코이앤씨가 2조 3144억 원(8건)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건설 1조 5804억 원(4건), 삼성물산 1조 1463억 원(2건), GS건설 1조 1156억 원(3건), SK에코플랜트 7220억 원(3건), DL이앤씨 6423억 원(3건), 현대엔지니어링 4687억 원(1건), 롯데건설 1728억 원(1건)으로 뒤를 이었다.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직 수주 실적이 없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리모델링에서만 1조 원 이상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전체 수주액 절반 이상인 1조 4013억 원(5건)이 리모델링에서 나왔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평촌 초원세경(2446억 원)·롯데3차(2517억 원)·현대4차(2623억 원) 등 경기 안양시 평촌동에서만 세 건의 리모델링 사업을 따냈다. 주택브랜드 ‘더샵’을 전개하는 포스코이앤씨는 1월 올해 첫 정비사업 수주였던 서울 서초구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에서 프리미엄브랜드 ‘오티에르’를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 10대 건설사가 수주한 정비사업은 모두 수의계약 형태다. 사업장 시공사 선정 입찰에 경쟁자가 없어 사실상 ‘무혈 입성’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주택법에 따라 도시정비(리모델링)사업 시공자 선정은 경쟁 입찰을 원칙으로 하지만 입찰이 유찰을 거듭하면 당사자들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전이 예상됐던 울산 중구 B-04구역은 양측이 공동 수주로 방향을 틀면서 수주 경쟁이 무산됐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정비사업 주체인 조합이 적극적으로 시공사 선정에 나서지 않을뿐더러, 시공사 선정에 나서더라도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사가 조합이 내놓은 공사비 수준으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어 입찰에 보수적으로 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시공사를 뽑는 단지들은 눈에 띄지만 공사비가 안 맞아서 못 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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