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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거짓'은 과연 네오위즈를 구원할 수 있을까

'3N'도 고전한 콘솔 게임 시장서 유일한 기대작…흥행 성공 시 대표 IP 확보 및 실적 견인 역할

2023.06.22(Thu) 15:37:43

[비즈한국] 피노키오가 국산 콘솔 게임의 희망이 될까. 중견 게임사 네오위즈의 신작 ‘P의 거짓’을 향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공개한 데모 버전이 국내외 게임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최근 3년간 여러 게임사가 PC·콘솔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실패한 가운데, P의 거짓이 과연 흥행할 지 관심이 모인다. 여기에 이렇다 할 자체 지식재산권(IP)이 없는 네오위즈에서 P의 거짓이 대표 IP로 자리 잡아 향후 실적을 견인할지도 주목된다.

 

중견 게임사 네오위즈가 새 신작 콘솔 게임 ‘P의 거짓’의 데모 버전을 공개했다. 사진=네오위즈 제공


네오위즈의 소울라이크 콘솔 게임 P의 거짓 출시가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개발사는 네오위즈 산하에서 PC·콘솔 게임을 만드는 라운드8 스튜디오다. 소울라이크는 2009년 출시된 일본 게임 ‘데몬즈 소울’의 영향을 받은 게임을 일컫는다. 어두운 세계관에 게임 난이도가 높아 마니아층에서 주로 선호하는 장르다. P의 거짓은 피노키오 이야기를 잔혹 동화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플레이어는 무너져 가는 도시에서 천재 장인이 만든 인형이 돼 적들과 싸운다.

 

네오위즈는 6월 9일부터 27일까지 P의 거짓의 데모 버전을 공개한다. 데모 버전에선 챕터 2까지 체험할 수 있다. 글로벌 정식 출시는 9월 19일이다. P의 거짓은 PC와 더불어 플레이스테이션 4·5, 엑스박스 등 콘솔로 플레이할 수 있다. P의 거짓은 지난해 독일의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2’에서 국내 게임 중 최초로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등 3관왕을 기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비디오 게임으로도 불리는 콘솔 게임은 2020년 경 부터 국내 게임업계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사실 콘솔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닌텐도 등 기기의 명성에 비해 전체 국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의 비중은 5.0%에 그쳤다. 분야별 게임 이용률에선 모바일 게임이 84.2%를 기록한 반면 콘솔 게임은 17.9%에 그쳤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북미·유럽 시장에선 콘솔 게임의 선호도가 높고 규모도 크다. 2021년 글로벌 게임 플랫폼별 규모를 보면 콘솔 게임은 551억 4000만 달러(약 71조 원)로 PC 게임(372억 4300만 달러, 약 48조 원)보다 훨씬 크다. 게임사들은 포화 상태인 모바일·PC 게임 대신 콘솔 게임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서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산 콘솔 게임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작도 마찬가지다. 크래프톤의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TCP)’은 2022년 말 출시 이후 PC 버전 등에서 최적화 논란이 일었다. ‘탈 리니지’ 작품이자 엔씨소프트의 야심작인 TL은 베타테스트 이후 평단으로부터 강한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리니지 BM(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났지만 재미나 신선함이 덜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P의 거짓에 대한 기대감은 남다르다. 데모 버전 반응이 일단 긍정적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더불어 무기 손잡이와 날을 조합해 맞는 무기를 찾는 시스템이나, ‘인형이 거짓말을 할수록 사람이 된다’는 피노키오를 비튼 독특한 설정도 호평받았다. 

 

네오위즈는 선례를 타산지석 삼아 유저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고, 최적화에도 공들이고 있다. 지난 9일 쇼케이스에서 박성준 라운드8 스튜디오장은 “데모 체험에서 최적화에 대한 우리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출시 전까지 최상의 퀄리티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본의 인기 소울라이크 게임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와 콜라보레이션 계획도 발표했다. 이 때문인지 데모 버전은 공개 3일 만에 누적 다운로스 수 100만을 넘으며 순항 중이다.

 

네오위즈는 6월 22일 서브컬처 RPG 게임 ‘브라운더스트 2’ 를 출시했다. 사진=네오위즈 제공

 

P의 거짓은 네오위즈의 포트폴리오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다. P의 거짓이 네오위즈의 대표 IP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서브컬처 RPG 게임 ‘브라운더스트’, 방치형 게임 ‘고양이와 스프’ 등의 IP가 있지만 캐주얼하고, 그밖엔 퍼블리싱이 주를 이룬다. 자체 IP와 신규 장르는 네오위즈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 현재 꾸준한 매출을 내는 캐시카우는 포커·섯다·맞고 등의 웹보드 게임 ‘피망’ 시리즈지만 이는 성장성이 낮다. 웹보드 게임이 국내서 강한 규제를 받는다는 점도 한계다. 

 

기대작에 힘입어 네오위즈가 올해 호실적을 낼지도 주목된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2020년 603억 원에서 2021년 212억 원, 2020년 196억 원으로 급감했다. 매출은 2000억 원대 후반(2896억 원→ 2612억 원→ 2946억 원)에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하지만 9월 나올 P의 거짓과 22일 출시한 ‘브라운더스트 2’ 등이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증권가에선 네오위즈의 올해 매출은 4000억 원대, 영업이익은 800억 원대로 전망했다.

 

주가에도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됐다. 2022년 7월 4일 2만 145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1년 동안 상승세를 그리며 22일 2시 기준 4만 7100원을 기록했다. 신작의 흥행 여부에 따라 지난 6월 기록한 고점(5만 3000원) 회복의 가능성도 있다. 김진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메인 파이프라인 신작인 P의 거짓 외에 브라운더스트2처럼 유저 친화적이면서도 신선한 게임성을 가진 차별적인 게임 출시가 이어진다”라며 기업가치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콘솔 게임이나 소울라이크 등이 대중적인 장르는 아닌 만큼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로선 시장을 개척하는 수준이라서다. P의 거짓 등의 IP를 활용해 향후 다운로드 가능 콘텐츠(DLC)까지 이어져야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게임사가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위협적이다. 넥슨은 슈팅과 RPG를 합친 ‘루트슈터’라는 장르의 콘솔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를 개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고, 펄어비스는 ‘붉은 사막’ ‘도깨비’ 등의 화제작을 개발하고 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게임 시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내서 ‘네오위즈가 이런 것도 하네’라는 평을 듣고자 했다. 아무래도 콘솔 게임 수요가 해외에 많아 글로벌 시장이 타깃이지만, ‘한국 콘솔 게임의 선봉장이 되자’는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라며 “소울라이크가 난도 높은 장르인 만큼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게 맞춰가고 있다. 캐릭터를 성장시키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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