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농심은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의 장남 신동원 농심 회장을 중심으로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과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굵직한 계열사를 맡아 그룹 전반을 이끌고 있다. 동윤, 동익 형제는 본인과 가족 지분이 높은 회사도 따로 보유하고 있어 향후 이 회사들의 활용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도매 유통몰 운영하는 ‘엔에스아리아’, 해충방제 업체 ‘캐처스’
농심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의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은 가족회사 엔에스아리아와 개인회사 캐처스를 운영하고 있다. 엔에스아리아는 2017년 9월 설립됐으며 상품 판매 및 중개·전자상거래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현재 중소형 마트 및 슈퍼마켓, 편의점 사업자 대상 전문 도매 유통몰 ‘아리아몰’을 운영하고 있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엔에스아리아의 자본금은 50억 원이며, 신동윤 회장이 지분 82%, 아내 김희선 씨·장녀 신은선 씨·장남 신시열 씨가 각 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132억 원△2019년 216억 원△2020년 324억 원△2021년 259억 원△2022년 547억 원으로, 2021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반면 영업손실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엔에스아리아의 영업손실액은 △2018년 15억 원△2019년 47억 원△2020년 18억 원△2021년 47억 원 △2022년 28억 원이다. 결국 엔에스아리아는 자본잠식에 빠지고 말았다. 결손금이 189억 원(2022년 12월 기준)으로, 자본금 50억 원을 넘어선 상태다.
신동윤 회장은 산업용세탁업 해충방제 전문업체 ‘캐처스’도 이끌고 있다. 2006년 12월 설립 당시 신 회장이 60%, 아내와 아들이 20%씩 보유하다가, 나중에 신 회장이 아내와 아들의 지분을 사들여 현재는 신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다. 농심의 계열사로 묶이면서 공시 대상으로 지정된 2022년 이전에 지분 매매가 이뤄져 정확한 시기는 파악하기 어렵다.
2022년 캐처스의 매출은 115억 원이었는데,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캐처스의 내부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4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 내부거래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이전의 매출 및 영업액은 공시되지 않았다.
#자판기 운영업체 ‘이스턴웰스’, 면 만드는 ‘농심미분’
고 신춘호 회장의 삼남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은 이스턴웰스, 농심미분 등 두 개의 가족회사를 운영한다. 이스턴웰스는 2000년 1월 설립됐으며 자본금은 18억 원이다. 지금은 자동판매기 운영 및 임대업, 서비스 용역사업 및 매점 설치, 운영, 관리 등을 영위하는 자판기 운영 업체이지만, 모태는 수산물 가공업체 메가수산이다.
주요 주주는 신동익 부회장, 장남 신승열 씨, 장녀 신유정 씨다. 설립 초기 신동익 부회장 지분이 50%, 신승열 신유정 씨의 지분이 각 25%였으나 유상증자 등을 거치며 신동익 부회장의 지분은 30%로 줄었고, 두 자녀의 지분은 35%까지 늘었다.
이스턴웰스의 재무구조는 건실한 편이며, 2021년에는 주주 배당도 진행했다. 총 배당금은 16억 9200만 원으로 신 회장 일가가 지분 비율대로 배당금을 나눠 가졌다. 2022년 매출은 457억 원, 2021년(393억 원) 대비 114%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액이 2020년 20억 원, 2021년 24억 원, 2022년 7억 원으로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결손금이 2016년 90억 원까지 치솟았으나, 2017년 5억 원의 유상증자를 거친 후 실적이 꾸준히 개선돼 현재 결손금이 12억 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신 회장의 또다른 가족회사는 농심미분이다. 2009년 11월 설립된 농심미분은 라면에서 가장 중요한 ‘면’을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다. 설립 당시 신동익 회장(60%), 메가마트(20%), 엔디에스(20%)가 주식을 보유했으나, 2017년 메가마트와 엔디에스의 지분이 신 부회장의 자녀 신승열, 신유정 씨에게 넘어갔다.
농심미분 역시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매출은 △2019년 100억 원 △2020년 119억 원 △2020년 136억 원 △2022년 145억 원이었는데, 이 중 내부거래 비중이 △2019년 38%(38억 원)△2020년 32%(39억 원)△2021년 27%(37억 원)△2022년 27%(39억 원)에 달한다. 내부거래 비율은 줄었으나 액수는 수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한편 신동익 부회장의 자녀가 최대주주인 회사가 메가마트에 흡수합병된 경우도 있다. 2011년 설립된 의약품 유통업체 뉴테라넥스는 신 부회장의 자녀 신승열 씨(29.5%), 신유정 씨(29.5%)가 공동 최대주주이며, 메가마트(27.7%), 신동익 부회장(13.3%)이 지분을 보유하다가 지난 4월 메가마트에 흡수합병됐다. 주주 전원이 간이 합병 절차에 동의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은 따로 인정되지 않았다. 당시 자본금 15억 원의 뉴테라넥스는 결손금이 40억 원까지 쌓여 자본잠식 상태였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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