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벌 주고 한 달 뒤에 상 주고…공정위 '과장광고' 업체에 '소비자중심경영 인증' 논란

상조업체 더리본, 경고 조치 받고 약 한 달 후 CCM 인증…공정위 "경고조치는 인증에 영향 없어"

2023.06.19(Mon) 15:12:03

[비즈한국] 과장 광고로 경고 조치를 받은 상조업체 더리본이 불과 한 달 후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수여 받아 논란이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CCM 인증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공정위가 소비자들의 윤리 기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리본은 2019년 8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유튜브와 방송 등을 통해 ‘상조업계 매출 1위’라고 광고했는데, 상조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뷔페 매출 등이 포함됐다. 사진=더리본 페이스북


#공정위, 더리본에 과장 광고로 ‘경고’ 조치

 

4월 26일 공정거래위원회 제3소회의는 ‘더리본의 부당한 광고행위에 대한 건’에 경고 조치를 의결했다. 더리본은 2019년 8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유튜브와 방송 등을 통해 ‘상조업계 매출 1위’라고 광고했는데, 여기에 상조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뷔페 매출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2019년 더리본의 뷔페 매출은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공정위는 회계상 총매출액 규모가 상조업체 중 1위에 해당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사실일 수 있지만, 광고의 맥락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거짓·과장 광고했다고 봤다. 타 업체는 매출의 90% 이상이 상조 관련이지만, 더리본은 4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상조업계에서 상조업 관련 매출액이 가장 큰 것처럼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거짓·과장의 광고행위에 대해 경고한다”고 밝혔다. 

 

상조업체 관계자는 “해당 업체는 상조 매출만 따지면 10위권 안에 든다. 일반적으로 상조라고 하면 장례와 관련한 것으로 소비자들이 인식하는데, 여기에 웨딩이나 뷔페 등을 포함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그래서 과장 광고라고 공정위에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후 상조 업체 간 격차가 커졌다. 군소 업체들의 자금난이 심화했는데, 과장 광고 행위는 이런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병 주고 약 주는 공정위? 한 달 후 CCM 인증

 

그런데 더리본에 경고 조치를 내린 공정위가 약 한 달 후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서를 수여했다. 소비자중심경영(CCM, Consumer Centered Management) 인증은 기업이 모든 경영활동을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개선하는지를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다. 6월 9일 공정위는 재인증 업체 11개와 신규업체 1개에 2023년 상반기 CCM 인증서 수여식을 진행했는데, 신규업체 한 곳이 더리본이었다. 

2023년 상반기 소비자중심경영(CCM) 신규·재인증을 받은 기업 목록. 신규 인증으로는 더리본이 유일하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CCM 인증을 받기 위해선 심사기준의 대분류 항목별(리더십, CCM 체계, CCM 운영, 성과관리) 75%, 총점 800점 이상(1000점 만점)의 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이 인증을 받으면 2년간 인증마크를 사용할 수 있고,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시 가점, 표시광고법 등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소비자 관련 법령 위반으로 공표 명령을 받은 경우 제재 수준 경감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 

 

더리본은 어떻게 CCM 인증을 받을 수 있었을까.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사실 더리본에서 CCM 인증 신청을 한 건 작년이다. (과장 광고 심의) 결론이 어떻게 될지 몰라 (CCM 인증) 심의를 보류한 상황이었다. 이후 의견서를 보니 행위 정도가 경미하고, 경고 조치로 의결을 해서 인증을 주게 됐다. 위원회에서 고의로 과장 광고를 한 건 아니라고 본 것 같다. 경고 조치를 받은 기업은 굉장히 많고, 기준상 시정명령 이상의 조치를 받은 기업에는 인증을 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과장 광고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이상의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CCM 인증 수여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제도 운영·심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공정위는 심사 점수와 무관하게 CCM 인증을 수여하지 않을 수 있다. 평가 기준을 충족해 인증기업으로 선정됐더라도 △소비자피해 또는 피해 우려의 규모, 범위 및 확산 가능성 △인증제도 및 해당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였는지 여부 △해당 기업의 과거 법 위반 또는 소비자 문제 관련 전력 등을 따져 인증기업으로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결국 공정위가 자체적으로 CCM 수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전문가들 “공정위가 소비자 오도…윤리 의식 높여야”

 

공정위가 더리본에 과장 광고로 경고 조치를 의결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11일 만에 CCM 인증을 수여했다. 같은 기관에서 같은 업체에 내린 조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정위 조치가 소비자 혼란을 야기한다고 비판한다. 사진=네이버 검색 캡처


공정위는 내부 기준상 문제가 없다지만, 전문가들은 공정위의 판단을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장 광고는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다. 아무리 공적조서가 좋다고 하더라도 그런 행위를 했으면 CCM 인증을 수여하면 안 됐다. CCM 인증 받은 기업이 국내 전체 기업의 1%도 안 된다. 소비자중심경영을 잘하는 곳만 줘야 하는데, 과장 광고를 한 기업에 인증을 준다는 건 납득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정명령 이상 조치를 받은 곳만 인증을 주지 않는다는 내부 기준도 문제가 있다. 소비자가 보기엔 문제가 있는 기업인지 좋은 기업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공정위가 소비자를 오도하는 거다. CCM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성에 금이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높아진 소비자들의 윤리의식만큼 공정위의 기준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같은 기간 같은 해에 같은 기관이 벌 주고 상 주는 꼴이 됐다. 경고까지는 봐주겠다는 이야기인데, 소비자들이 납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기대수준과 윤리 의식이 굉장히 높아졌다. 과거 관행대로 형식주의에 매달리지 말고, 소비자들의 윤리 수준에 맞춰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매출을 과장 광고한 기업에 상을 준다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공정위의 조치가 부적절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비즈한국은 이와 관련해 더리본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핫클릭]

· 사고는 다른 점주가 쳤는데 피해는 전 가맹점에…프랜차이즈 피해보상 사실상 '전무'
· [지금 이 공시] 코스피 승격하는 비에이치, 공매도 우려 벗었다
· '블랙리스트' 작성자만 처벌…요청한 SK에코플랜트 자회사와 원청 천안시는 모르쇠
· [AI 백브리핑④] 해외선 '원자력 수준' AI 관리 논의하는데, 한국은…
· 신반포 15차 재건축 시공권에 설계도까지 뺏긴 대우건설, 항소심도 패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