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위생 문제. 논란이 커질 때마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해당 브랜드의 불매운동이 언급되는데, 그럴 때마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성실히 일하던 가맹점주들이다.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하루아침에 매출이 반 토막 나도 현재로서는 보상 받을 방법이 전무하다.
#더벤티 가맹점 위생문제에 소비자 공분, “성실히 일하던 대다수 매장 점주 상실감”
최근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더벤티’의 가맹점 위생 문제가 불거졌다. 한 가맹점 점주가 발 각질을 제거하던 손으로 커피를 만들었다는 글과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며 논란이 된 것이다. 더벤티 측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며 가맹점의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 쓸 것을 약속했지만, 이미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 상황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더벤티를 이용하지 않겠다’, ‘사진이 떠올라 커피를 사 마실 수 없다’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더벤티 측은 일부 매장의 문제가 전체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는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더벤티 관계자는 “신규 매장교육 입소 시 위생교육이 이뤄지고, 월 1회 매장을 방문해 QSC(가맹점 품질) 점검을 실행 중”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성실히 위생관리를 하는 대다수의 매장 점주가 상실감을 느끼는 상황이다. 고객의 염려를 불식하기 위해 점주들이 각 매장의 위생 및 안전 관리에 자발적으로도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더벤티 가맹점주들은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매출에 영향을 받을까 예민한 모습이다. 경기도의 한 더벤티 가맹점주는 “눈에 띄게 매출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혹시라도 피해를 보게 될까 걱정”이라며 “(이번 사건이) 빨리 잊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맹점주로서는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논란이 빨리 가라앉길 기다리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가맹점이 피해를 보더라도 본사에 피해액을 보상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벤티 본사도 이번 사건으로 가맹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알지만 보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더벤티 관계자는 “본사 운영 인력을 총 가동해 전국 매장을 방문해 매장의 상황을 점검하고, 6월 한 달간은 클린데이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클린데이 캠페인을 통해 철저한 위생관리 교육과 매장 청소를 진행하고 더 나은 매장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한 외부 활동을 다각화해 건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가맹점이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피해를 보더라도 현재는 법적으로 보상 받을 방법이 없다. 강성민 대한가맹거래사협회장은 “이번(더벤티 사건)처럼 수평적 관계인 가맹점 사이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보상이 거의 불가하다. 문제를 일으킨 영세한 자영업자에게 다른 점주들이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할 뿐만 아니라 해당 점주가 책임지지 못한다고 하면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타 가맹점으로 인한 피해 점점 커지는데, 오너 리스크만 보호 받아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은 각종 부정적 문제가 터질 때마다 성실히 일하는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설명이다. 가맹업계 관계자는 “타 가맹점이나 본사의 선행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 가맹점 전체가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부정적 사건으로 피해를 보는 상황이 더욱 많이 발생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오너 리스크 방지법’과 같이 가맹점주 보호 방안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방지법은 2019년 가맹사업법에 ‘오너 리스크 조항’이 새로 추가돼 개정된 것을 말한다. 2017년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두마리치킨’이 오너의 성추행 파문 이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뒤 2019년부터는 가맹계약서에 가맹본부 또는 가맹본부 임원의 위법행위로 가맹점에 손해가 발생할 경우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항을 추가하도록 했다.
강성민 협회장은 “가맹사업법은 ‘오너 리스크’만으로 한정 짓기 때문에 타 가맹점의 이미지 실추로 인한 피해 구제 등은 어렵다”며 “지난해 SPC 사고로 많은 가맹점이 피해를 입었지만, 이 역시 오너 리스크가 아닌 사고였기 때문에 해당 법안으로는 가맹점이 보상받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강 협회장은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인해 가맹점이 받는 피해에 대한 구제책이 전무하다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프랜차이즈라는 업종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지만 아무런 대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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