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다트(DART)’는 상장법인들이 제출한 공시서류를 즉시 조회할 수 있는 종합적 기업 공시 시스템이다. 투자자 등 이용자는 이를 통해 기업의 재무정보와 주요 경영상황, 지배구조, 투자위험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트 홈페이지에서는 ‘많이 본 문서’를 통해 최근 3영업일 기준 가장 많이 본 공시를 보여준다. 시장이 현재 어떤 기업의 어느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셈이다. 비즈한국은 ‘지금 이 공시’를 통해 독자와 함께 공시를 읽어나가며 현재 시장이 주목하는 기업의 이슈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내고자 한다.
이번 주 ‘많이 본 문서’ 상위권에는 코스닥 상장사 비에이치의 상장폐지결정 공시가 자리했다. 비에이치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용 FPCB(연성인쇄회로기판) 생산 기업으로, 지난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 6810억 원, 영업이익은 1313억 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이경환 회장으로 지난 3월 말 기준 20.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6.33%의 지분을 보유한 주요주주다. 소액주주는 3만 1868명으로 이들이 소유한 주식이 총 주식 수의 56.84%를 차지한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유가증권 이전상장을 추진해온 비에이치는 지난 13일 이전상장을 위한 코스닥시장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되는 비에이치는 오는 20일 코스피시장에서 매매가 재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비에이치의 이전상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코스피 이전상장을 통해 가치평가 제고와 유동성 확보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 더불어 공매도 영향력이 약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코스닥150 편입종목이던 비에이치는 지난해 7월과 지난 2월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비에이치가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하자 “수급 개선을 통한 투자 매력도 상승을 전망한다”며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유입 활성화가 기대됨에 따라 최근 급격히 늘어난 차입 공매도 잔고는 상환 압력이 강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어 “코스닥150 편출로 향후 공매도 포지션 구축이 제한된다는 점도 우호적”이라며 “비에이치는 양호한 사업 환경에도 기계적 트레이딩으로 인한 공매도 잔고 증가와 이에 따른 높은 주가 변동성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비에이치는 코스피 이전상장과 별개로 실적 개선도 전망된다. 하반기 북미 고객사 신제품 출시 등에 따라 고객사 제품 수요가 견조해지고, 지난해 LG전자에서 인수한 차량용 무선충전 모듈사업(BH EVS) 부문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비에이치의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비에이치는 지난 4월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SK오션플랜트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코스피 이전상장 기업이 된다. 비에이치 이후에는 신용평가 전문업체 나이스평가정보가 이전상장을 준비 중이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 3월 27일 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상장을 결정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세 개 기업이 이전상장을 결정하면서 2019년(3건) 이후 4년 만에 높은 수치를 기록하게 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전상장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성장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주가가 상승하기보다 약세를 보인 곳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15개 코스닥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했으나 이전상장 후 주가가 오른 곳은 카카오와 하나투어, 포스코퓨처엠, LX세미콘 등 네 곳에 불과하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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