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지분을 모두 소유해 막강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2003년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며 사업분할, 합병 등을 통해 이 같은 지배구조를 만들었는데, 지배구조 최정점에는 김 회장의 개인회사 이수엑사켐이 있다. 김 회장은 이수엑사켐을 통해 지주사인 이수 등 11개 계열사를 지배한다.
이수그룹은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김준성 창업주가 1969년 설립한 이수화학을 모체로 만들어졌다. 이후 이수건설 등 여러 계열사를 늘려 중견그룹의 면모를 갖췄다.
지주사 체제가 갖춰진 건 2003년 8월.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 등을 이유로 지주사 전환을 시작했다. 오너 2세이자 고 김준성 창업주의 3남 김상범 회장이 이때부터 그룹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부친으로부터 회장 자리를 물려받은 지 3년 만이다.
당시 이수화학 대주주인 이수건설을 중심으로 그룹 지분구도가 재편됐다. 이수건설을 지주사인 이수와 건설회사로 인적분할해 건설부문 주식을 이수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체제를 정비했다. 김상범 회장은 이수건설 지분을 맞교환해 이수 지분 79.7%를 확보했다. 나머지 지분은 김 회장의 개인회사 이수엑사켐과 아이엠에스가 확보했다. 아이엠에스는 김상범 회장 지배체제가 구축된 이후 2005년 이수엑사켐에 합병됐다.
2005년을 기점으로 이수건설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자 그룹에서 자금 지원에 나섰고, 지배구조는 다시금 변했다. 이수엑사켐과 이수화학은 지급보증과 차입, 유상증자 등을 통해 이수건설 살리기에 나섰다. 그 결과 이수엑사켐이 보유한 이수 지분은 크게 늘었고, 김상범 회장의 지분은 줄었다. 이후 자잘한 변화를 거쳐 현재 지주사 이수의 지분은 이수엑사켐이 73.4%, 김상범 회장이 26.6%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의 개인회사 이수엑사켐의 성장 배경으로는 이수화학이 꼽힌다.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으로부터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중간판매상 역할을 하고 있기에 안정적인 수익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매출액을 보면 개별기준 2021년 4717억 원, 2022년 3698억 원을 기록했다.
이수엑사켐은 매년 이수화학으로부터 1000억 원 이상의 제품을 매입한다. 최근에는 매입액이 증가해 2021년 1359억 원, 2022년 1797억 원까지 올랐다. 내부거래 비중은 2016년까지 50% 정도를 유지했으나 점차 하락해 2021년 28.8%까지 낮아졌다가 2022년 다시 48.6%로 급상승했다.
이수화학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든 이수엑사켐은 2015년부터 배당도 실시하고 있다. △2015년 11억 2000만 원 △2016년 11억 2000만 원 △2017년 20억 8000만 원 △2018년 17억 6000만 원 △2019년 17억 6000만 원 △2021년 17억 6000만 원을 배당했다. 2020년과 2022년에는 배당하지 않았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총 배당금은 96억 원으로 지분 100%를 가진 김상범 회장에게 돌아갔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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