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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삼성중공업·SK네트웍스·현대비앤지스틸·흥국화재 우선주 상폐 '코앞'

거래소 기준 강화, 6월 내 못 맞출 듯…남양유업·소프트센은 위기 벗어나

2023.06.13(Tue) 17:46:57

[비즈한국] 상법 개정으로 인해 일부 대기업 우선주가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선주는 주식 수가 보통주에 비해 현저히 낮아 투기성 자금으로 인한 주가의 급등락이 큰 편이다. 금융위원회는 투기 세력으로 인한 주가 급등락을 방지하기 위해 우선주 유지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인 우선주는 보통주와의 주가 괴리감이 커 우선주를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박정훈 기자

 

#기준 강화되자 상장 폐지 위기 놓인 우선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DB하이텍1우, 삼성중공우, SK네트웍스우, 현대비앤지스틸우, 흥국화재2우B 등 5개 종목에 상장 폐지 우려가 있다고 예고 공시했다. 우선주 상장규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인데, 이는 정부가 2020년 6월 마련한 ‘우선주관련 투자자 보호 강화방안’과 관련이 깊다. 

 

정부는 ​유통 주식 수를 늘려 주가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특정 주식의 관리종목 기준을 상장주식 수 5만 주에서 20만 주까지 늘렸다. 그러나 앞서의 기업들은 상장주식 수를 20만 주까지 늘리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들 기업의 우선주는 10만 주 안팎이다. 

 

기업 입장에선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보통주는 종가 기준 6500원이지만 우선주의 주가는 15만 9100원 선이다. 보통주보다 25배 가까이 비싸다. 다른 우선주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SK네트웍스의 보통주는 5280원, 우선주는 4만 800원대로 8배 정도 차이를 보인다. 현재비앤지스틸, 흥국화재도 보통주보다 우선주 가격이 2~4배 높다. 다만 DB하이텍만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가 적다. 

 

우선주 수를 늘리려면 액면분할, 유·무상증자 등을 해야 한다. 액면분할의 경우 보통주와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우선주 신주를 발행하기도 쉽지는 않다. 삼성중공업처럼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가격이 많이 높을 경우 투자자들이 비싼 우선주 신주를 매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상반된 사례도 있다. 앞서 올 2월 이들과 함께 관리종목에 지정됐던 남양유업과 소프트센(코스닥)은 각각 유상증자와 액면분할을 결정해 우선주 상장 폐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남양유업은 6월 초 우선주 3만 3338주를 주주우선공모증자 방식으로 진행했다. 유상증자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됐고, 우선주 20만 주를 채웠다. 소프트센의 경우 1주당 액면가 500원을 200원으로 변경하는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소프트센 우선주는 14만 2857주에서 35만 7142주로 증가해 관리지정 종목에서 해제됐다.

 

#‘폭탄 돌리기’ 뿌리 뽑을 수 있을까 

 

2020년 6월 삼성중공업 우선주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인 바 있다. 당시 5만 4500원이던 삼성중공업 우선주의 주가는 74만 4000원까지 급등했다. 2015년 6월 증시 가격 제한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역대 최장 기간 연속 상한가 기록이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삼성중공업 본사. 사진=비즈한국 DB

 

한국거래소는 삼성중공업 우선주​를 투자 경고 종목 및 투자 위험 종목으로 지정하고 세 차례 매매거래를 정지했으나 투자 광풍은 식지 않았다. 삼성중공업 보통주가 29.9% 오르는 동안 우선주는 1265.7배 올랐다. 당시 보통주 대비 주가 괴리율은 1만 1399%에 달했다.

 

이 사태 이후 금융위는 우선주 진입 및 퇴출 요건을 상향했다. 우선주 진입에 필요한 상장주식 수를 50만 주에서 100만 주로, 퇴출은 5만 주에서 20만 주 미만으로 변경했다. 

 

비이성적인 투기 바람에 휩싸인 것은 삼성중공업만이 아니었다. 상장 폐지가 결정 난 쌍용양회 우선주의 ‘폭탄 돌리기’로 37억 원이 증발하기도 했다. 2020년 9월 1일 쌍용양회 우선주의 상장 폐지 결정이 공시되기 직전 가격은 1만 4000원 선. 하지만 상장 폐지가 공시되자 쌍용양회 우선주의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해 9월 16일 장중 8만 6100원까지 상승했다. 거래소가 ‘투자유의안내’를 공시해도 소용없었다.

 

쌍용양회도 공시 등을 통해 투자자 유의사항을 알렸으나 주가 고공 행진은 이어졌다. 결국 상장 폐지 이틀 전인 11월 11일 쌍용양회 우선주의 마지막 주가는 2만 5350원까지 하락했고, 결국 1주당 9300원에 유상소각됐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에서 앞선다. 기업에겐 대주주의 지분 희석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주식 수가 ​보통주보다 ​현저히 적은 탓에, 작은 거래로도 시세를 조종할 수 있어 투기 세력의 표적이 되곤 한다.

 

우선주를 상대로 이른바 ‘폭탄 돌리기’가 성행했던 만큼 거래소도 이번엔 강경한 자세를 보인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관계자는 ​“투기 문제 등으로 주식 수 요건을 늘렸기에 6월 말까지 주식 수 20만 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예고한 대로 ​상장 폐지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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