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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에 물 붓는' 서울시 수변감성도시, '보기만 좋은 떡'?

수질 관리 위해 용수 공급, 한 곳당 비용 매년 수억~수십억…"빗물 저장, 보 건설, 생물다양성 고려해야"

2023.06.12(Mon) 11:50:28

[비즈한국] 서울시는 ​지난 2월 하천을 활용해 문화 공간 등을 조성하는 ​수변감성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자치구당 1개소 이상, 총 30개소의 수변감성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는데, 오세훈 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역시 이 사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하천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진행해 수변 특화 구역을 조성하는 방향으로도 추진 중이다. 수변을 적극 활용해 자연성, 접근성, 매력도를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수변 공간 개발과 함께 수질환경도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서울시 하천은 대부분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라는 점이다. 수질 관리가 어렵고, 하천 중심의 기반 시설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서울시는 유지용수를 추가 공급해 수질을 관리하겠다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유지용수를 무한정 늘리는 방식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조류 등이 떠 있는 안양천 모습. 대부분 건천인 서울시 하천들은 유량 부족으로 수질이 악화되는 일이 잦다. 사진=전다현 기자

 

#서울시 ‘건천화’ 해결 전망했지만 실제론 더 심각해져

 

서울시는 10년 주기로 환경보전계획을 수립​하는데, 2016년 발표한 2016~2025년 환경보전계획에 따르면 19개 하천에 일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고 생태하천 복원 사업 진행, 유지용수 공급 등 매년 하천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복개하천을 제외하고 향후 하천의 건천화는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지용수 공급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공급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가뭄이 지속되고 수질 오염 사례가 늘자 각 자치구에선 유지용수를 추가로 공급하는 추세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도 유지용수를 공급하고 있지만, 부족한 하천이 많아 추가로 공급하는 하천이 늘고 있다. 가뭄이 계속되면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진다. 유지용수를 점점 많이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질을 관리하기 위해선 유량이 충분해야 한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유량이 많고 유속이 빨라야 깨끗해 보인다. 그래서 장마 등 강수량이 늘어날 때 수질이 깨끗해지는 거다. 기본적으로 강수량과 유량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시 내 하천(한강, 권역하천, 지류하천, 소하천)은 총 61개. 이 중 소하천은 18개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서울시는 4대 지천(중랑천, 홍제천, 안양천, 탄천)을 중심으로 수세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천의 유지용수 공급을 늘려 수질을 관리하겠다는 것지만, 유지용수 공급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에는 추가 공급을 위한 관로 신설 사업도 진행되는 추세다. 

 

불광천에 유지용수를 추가 공급하는 월류수 처리시설 설치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전다현 기자

 

유지용수 공급 비용은 매년 집행된다. 2023년 중랑천수계(중랑천, 도봉천, 방학천, 당현천, 묵동천, 우이천)의 유지용수 공급 비용은 3억 3000만 원이다. 전기료와 약품비를 포함한 비용이다. 2022년 청계천시설물의 유지관리 비용은 101억 3146만 원이 들었다. 유지용수 공급과 시설물 등의 유지 관리 비용을 합친 비용이다. 

 

2023년부터 성북구 정릉천(종암대교~종암사거리) 구간은 유지용수 추가 공급을 위한 공급관로 신설 사업을 시작했다. 2024년 12월까지 총 예산은 66억 원이다. 유지용수 관로를 신설하고 정비하는 비용으로 유지용수 공급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동대문구 정릉천(청계천합류부~안암2교)에도 2020년부터 유지용수 관로 신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년 12월까지 예산은 81억 7000만 원이다.

 

유지용수 추가 공급 외에 하천을 관리할 방법은 없을까. 2022년 4월 서울시는 수세권 조성 계획과 함께 하천 회복 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서울시 내 하천 평균 수심이 10cm 정도밖에 안 된다며 생태계 유지와 경관적 기능을 회복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하수재처리수·유출지하수를 도시 물자원으로 적극 활용 △하천변 물관리시설에 대한 새로운 디자인 가이드라인 연말 내 마련 △하천구역 내 일반건축물 건립 가능하도록 하천법 보안 방안 건의 등의 계획을 세웠다.

 

다만 이 계획이 아직 시행된 건 아니다. 서울시 수변감성도시과 관계자는 “하천법 개정 등은 환경부에서 관련 용역을 진행 중으로 환경부와 협의하고 있다. 유지용수 공급량에 대해서도 용역을 발주했다. 총괄해 관리하기 위해서 서울시 전체 하천을 조사 중이다. 예전에 관리 계획이 세워진 후로는 자료가 많지 않다. 검토가 ​언제 완료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지용수 공급 외에 하천 보전 방안 없나

 

서울시는 하천 유량을 전수 조사해 유지용수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유지용수 공급만으로는 하천을 관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유지용수를 계속 공급하는 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다. 이를 무한정 늘리기도 힘들다. 탄소를 줄인다는 기조와도 맞지 않다”​며 “​결국 물을 잘 관리하면 되는 건데, 빗물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강우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비가 올 때 빗물을 보관하는 방식으로 물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짚었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기후도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땅이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포장돼 있기 때문에 물을 인공적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하천 유지가 어렵다”​면서 “​유지용수 공급 외에 해결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보(5m 미만의 댐)를 제대로 건설해야 한다. 미국에는 250만 개의 보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하천 정비와 함께 필요한 지점에 보와 우물 등을 만들고 필요할 때마다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보 내부에서는 정화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수질도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에선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팀장은 “서울은 도시화율이 높기 때문에 하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가 어렵다. 아파트, 콘크리트로 다 덮여 물을 흡수할 평지, 공원 등이 적다. 지하수가 확보되고 순환돼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것”​이라며 “​녹지 확보와 보 건설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 방법도 한계가 있다. 특히 보 건설은 생물다양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유지용수 공급을 늘리는 문제는 탄소 배출, 비용과 연관된다. 굉장히 많은 전기가 사용되는데 이것이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이미 수명이 다한 하천에 생명유지장치를 달아놓은 셈이다”고 설명했다. ​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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