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호텔신라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한옥호텔 조성사업이 올해 안에 재개된다. 2010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취임과 동시에 역점 사업으로 부상한 한옥호텔 조성사업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약 2년간 잠정 중단됐다.
중구청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장기 미사용승인 건축물에 대한 점검 과정에서 한옥호텔 조성사업 공사를 연내 재개하겠다고 의견을 제출했다. 2021년 하반기 공사 중단 이후 약 2년 만에 공사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건축법에 따라 인허가권자인 지방자치단체는 건축허가를 내준 날로부터 신청자가 2년 내 공사에 착수하지 않거나 공사에 착수했지만 공사 완료가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건축허가를 취소해야 한다.
호텔신라 한옥호텔 조성사업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취임한 2010년부터 추진한 역점사업이다.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정문과 면세점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층(연면적 1만 5072㎡) 규모의 한옥호텔과 부대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당초 투자 금액은 3000억 원 수준. 이 호텔이 지어지면 호텔신라는 최초로 서울 시내에 한옥호텔을 보유하게 된다.
호텔신라 한옥호텔 조성사업은 착공까지 숱한 고비를 넘겼다. 2011년 처음 서울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안은 수차례 반려와 보류 처분을 받은 끝에 2016년에야 도시계획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2020년 1월 중구청에서 건축허가를 받아 같은 해 7월 착공에 나섰지만 문화재 시굴조사 과정에서 구조물 유적(유구)이 발견되면서 실제 착공은 정밀발굴조사가 마무리된 2021년 6월까지 잠정 중단됐다.
문화재 발굴조사 결과 한옥호텔 부지에서는 조선시대 양반가 주택 관련 유구와 유물 등이 다수 출토됐다. 출토된 유물은 백자(31%), 암키와(19%), 수키와(20%), 도기 및 철제유물(10%), 분청자(7%) 등 총 702점에 달한다. 한옥호텔 건립 부지에서 과거 건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두 지역은 2021년 7월 보존유적으로 선정돼 이전 보존이 완료됐다.
문화재 발굴조사는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한옥호텔 건립부지에 대한 발굴조사 면적은 당초 1만 6569㎡에서 2021년 10월 1만 3614㎡로 2955㎡(17.8%) 축소돼 조사가 완료됐다. 문화재청은 10월 학술자문회의 결과 남은 부지에 대한 사업 시행 여부가 불투명하고 보존이 결정된 유구와 관련성이 낮다고 판단해 향후 개발 행위가 발생할 때 다시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옥호텔 공사는 발굴조사가 마무리된 부지에 한해 착수가 이뤄졌지만 이내 중단됐다. 중구청은 발굴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호텔신라가 한옥호텔 실착공에 나선 사실을 확인됐지만 몇 개월 지나지 않은 2021년 하반기 무렵 다시 공사가 멈춰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현재까지 약 2년간 공사는 재개되지 않았다.
공사가 중단된 것은 회사 재무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옥호텔 건축허가를 받았을 무렵인 2020년 호텔신라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매출 타격을 입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영업적자 1853억 원, 순손실 2833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적자로 전환했다. 이후 2021년 순이익 271억 원, 2022년 순손실 502억 원, 2023년 1분기 순이익 532억 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실착공 이후 현장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굴착작업을 일부 진행했지만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무 악화로 정상화까지 공사를 멈춘 상태”라며 “어렵게 인허가를 받은 만큼 조만간 공사 재개에 대한 방향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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