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커피믹스로 유명한 동서그룹이 오너 3세 체제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동서그룹 오너 3세인 김종희 부사장(47)이 9년 만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다 지주사 동서의 지분을 매입해 3대 주주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김종희 부사장의 승진으로 동서의 승계시계가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동서그룹은 동서식품·동서유지·동서물산·동서음료 등을 계열사로 둔 중견그룹이다. 지주사 (주)동서가 핵심계열사 동서식품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 6000억 원대를 기록했으며, 매년 지주사에 500억 원대를 배당하는 알짜 계열사다. 동서그룹은 김재명 명예회장(101)의 두 아들 김상헌(74), 김석수(69)가 형제경영을 이어왔다. 김상헌 동서 고문이 지주사인 동서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동서식품을 이끌고 있다.
올해 초, 김상헌 고문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김종희 동서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 전무로 승진한 지 9년 만으로 경영 보폭을 더욱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사장은 승진 이후인 4월부터 동서 지분 0.5%를 추가로 확보해 지분을 13.09%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김석수 회장(18.62%), 김상헌 고문(16.94%)에 이은 3대 주주로 아버지 김 고문과 4%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김종희 부사장은 2010년 3.46% 수준이던 지분을 13년 동안 증여와 매입 등을 통해 10% 가까이 추가로 확보했다.
김상헌 고문 일가가 가진 동서 지분은 41.45%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김상헌 고문이 16.94%, 김종희 부사장이 13.09%를 보유한 2대, 3대 주주다. 여기에 김 고문의 아내 한혜연 씨가 3.61%, 두 딸 김은정, 김정민 씨가 3.76%, 3.61%를 보유하고 있다. 김종희 부사장의 아내 조은아 씨도 0.3%, 두 딸 김유민, 김현진 양도 각 0.07%를 보유했다.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은 동서 지분 18.62%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내 문혜영 씨가 지분 2.01%를 갖고 있다. 김석수 회장의 장남 김동욱 씨 2.57%와 차남 김현준 씨 2.28%를 합하면 25.48%다.
두 일가 간 지분 차이도 크지만 오너 3세만 비교해도 지분 차이가 크다. 김종희 부사장의 지분(13.09%)은 김동욱 씨(2.57%)와 김현준 씨(2.28%)를 합한 것보다 8%포인트 이상 많다. 김동욱 씨와 김현준 씨는 동서에서 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김종희 부사장이 유력 후계자인 셈이다.
김종희 부사장의 지분 매입 자금은 동서가 원천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매년 50억 원 이상을 동서에서 배당금으로 받고 있다. 지주사인 동서는 2017년부터 해마다 69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김상헌 고문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67%이니 매년 460억 원가량이 오너 일가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2017년 이전에도 500억~600억 원대의 배당금이 매년 지급됐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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