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치열한 여성 쇼핑 플랫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에이블리’가 최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2018년 론칭 이후 누적된 적자를 개선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에이블리가 셀러 대상의 광고 영업을 크게 확대한 것도 수익성 개선 방안 중 하나로 풀이된다.
#비교판 띄우고 광고 영업 들어간 에이블리
쇼핑 플랫폼 업계에서는 에이블리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 18일 에이블리는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 수 4000만 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4월 누적 다운로드 수 3000만 건 달성 후 1년 만에 얻은 성과다. 회원 수도 1050만 명을 넘어섰으며 앱 월간 사용자 수는 7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누적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022년 에이블리 매출은 1785억 원으로 전년(935억 원)보다 2배가량 급증했지만, 영업손실 역시 전년(695억 원)보다 약 7% 늘어난 744억 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최근 에이블리가 월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측은 3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53% 성장하면서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에이블리가 광고 영업을 확대해 실적 개선 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에이블리가 입점 셀러 대상으로 광고 영업을 대폭 확대했는데, 이로 인해 매출이 늘었다는 평가다. 셀러 사이에서는 에이블리의 과도한 광고 영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에이블리가 셀러에게 광고비를 거둬 수익을 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얼마 전 에이블리는 셀러가 이용하는 파트너센터의 메인 화면에 광고 현황 비교판을 띄웠다. 파트너센터를 이용하는 셀러는 자신이 지불한 광고비와 매출액뿐만 아니라 다른 셀러들이 내는 평균 광고비 및 매출액까지 확인해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셀러 A 씨가 파트너센터에 접속할 경우 광고 현황 비교판에 그가 내는 일일 광고비와 다른 판매자의 평균 일 광고비, A 씨의 월 매출과 다른 마켓의 평균 월매출이 함께 비교된다.
에이블리 측은 광고 현황 비교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셀러의 요청사항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셀러 사이에서 마켓의 광고 성과를 비교하고 진단할 수 있는 기능에 대한 요구가 포착됐다. 셀러들이 효율적인 광고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이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라고 전했다.
정작 셀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광고 현황 비교 서비스가 지속해서 노출됨에 따라 부담감을 느낀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에이블리에 입점한 셀러 김 아무개 씨는 “광고 현황 비교판을 보면 다른 마켓에 비해 내가 광고비를 적게 쓰고, 그래서 매출이 적게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며 “‘적정 광고비 투자로 매출을 높이라’는 문구도 있어 광고비에 더 투자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셀러들은 최근 2~3개월 내 에이블리의 광고 영업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고 설명한다. 한 판매자는 “셀러 대상 공지 대부분이 광고 관련 내용이다. 광고하라는 공지가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광고비 자동충전까지 권유하는 분위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매자 역시 “올해 들어 에이블리 공식 대행사에서도 광고를 집행하라는 연락이 너무 자주 온다. 광고 영업 압박이 크다”고 푸념했다.
#셀러들은 “광고비 늘었다” 에이블리는 “광고비 증액 없다”
최근 에이블리는 신규 광고 지면을 추가했다. 기존에 검색 지면에 이어 투데이 지면에도 광고 노출이 가능하도록 개편했다. 에이블리 측은 “기본적인 광고 서비스 기반 구축을 위한 개편”이라며 “현재 광고를 운영하는 플랫폼에서는 기본적으로 하는 광고지면”이라는 설명이지만 셀러들은 에이블리가 광고 수익을 높이기 위해 지면을 개편했다고 주장한다.
셀러들이 지면 확대로 광고비가 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에이블리의 광고 과금 방식 때문이다. 에이블리는 광고비를 노출당 과금 방식으로 책정한다. 사용자가 이용하는 화면에 셀러의 광고가 노출되는 경우를 모두 광고비로 책정하는 방식이다. 쿠팡이나 네이버, 11번가 등 다른 다수의 플랫폼이 클릭당 과금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노출이 많을수록 광고비가 늘어나는 만큼 셀러들은 광고 노출 지면이 확대됨에 따라 광고비도 늘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셀러 사이에서는 ‘최근 들어 적립해둔 광고비가 너무 빠르게 소진된다’, ‘다른 쇼핑몰과 비교할 때 에이블리 측에 소진되는 광고비가 확연히 많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에이블리 측은 광고 지면 확대가 광고비 증액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라고 반박한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동일한 예산으로 광고 집행 시 효율이 더 좋은 지면으로 노출되게 한다. 광고 지면을 늘려 셀러들이 광고 예산을 더 태워야 하는 구조는 아니다”며 “광고 모델이 비즈니스 모델이긴 하나 단순히 수익성 모델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셀러와 에이블리가 상호 윈윈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셀러 사이에서 에이블리 광고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유독 큰 이유는 타 플랫폼과 다른 방식으로 광고 서비스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한 셀러는 “적립금 형식으로 광고비를 결제해두는데 광고비가 타 플랫폼에 비해 빠르게 소진된다. 광고 비용은 많이 쓰게 되는데 그 효과를 확인하지 못해 불만이다”라며 “정확히 어느 지면에 어떻게 노출이 됐는지, 어디서 매출이 발생하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에이블리 측은 AI 개인화 추천 기술에 따라 유저 개개인에게 맞춰 광고 노출을 결정하기 때문에 셀러가 노출 페이지 등을 설정하거나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노출당 과금 형식이다 보니 광고가 무분별하게 노출될 경우 광고비 부담이 클 수 있다. 그래서 추천 로직에 따라 상품별로 가장 효율이 좋은 지면에 노출된다”며 “광고비, 전환, ROAS(Return On Ad Spend·광고수익률), 노출 수, 클릭 수, 클릭률 등 광고 성과 등은 상세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에이블리 광고는 베타 서비스로 운영된다. 셀러들의 불만과 불편한 부분이 계속해서 접수된다면 충분히 개선할 여지가 있다”며 “셀러가 광고에 대한 경험이 좋지 않으면 결국 광고를 하지 않게 되고 에이블리 사업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에이블리는 셀러와 함께 성장하자는 기조를 갖고 있다. 광고 단가도 타 플랫폼 및 이커머스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
[GS 오너가 캐시카우①] 삼양인터내셔날·GS네오텍, 비상장사 높은 배당 눈길
·
'실탄도 시간도 부족한데' SK스퀘어, 웨이브·플로 살리려 안간힘
·
자영업자들, 울며 겨자 먹기 '배달비 무료' 속사정
·
하림, 이번엔 비빔면 도전…'프리미엄 고집' 뒤에 있는 것은?
·
제주도에 대형쇼핑몰? 현대백·코스트코 진출설에 분위기 '뒤숭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