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림산업(지금 DL) 건설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된 DL이앤씨가 회사 출범 이후 공격적인 상표 출원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아파트 단지 이름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는데, 일부는 최근 기존 상표와 유사하다는 등의 이유로 거절 결정을 받고 있다.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은 DL이앤씨가 아파트 건축업 등 ‘37류’ 서비스에 사용하겠다며 출원한 상표 ‘프리마크’에 대해 4월 20일 거절 결정을 내렸다. 앞서 대우건설이 같은 영역에서 사용하겠다며 출원해 등록된 상표 ‘브리마크’와 호칭이 유사하다는 이유다. 상표법에 따라 다른 사람이 먼저 출원해 등록받은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는 동일·유사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쓰도록 등록될 수 없다.
특허청 상표디자인 심사국은 “첫음절이 ‘프’와 ‘브’로 확연히 상이하여 표장 전체적으로 유사하지 않다는 출원인의 의견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외관 및 관념은 비유사하나 거래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칭이 극히 유사하고, 지정 상품도 동종이므로 양 상표가 다 함께 사용될 경우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로 하여금 사움의 출처에 관해 오인·혼동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DL이앤씨는 앞서 37류 서비스를 지정해 출원한 ‘더하이츠’에 대해서도 4월 7일 등록 거절 결정을 받았다. 특허청은 이 상표가 건물분양업, 부동산임대업 등 동일, 유사 서비스에서 결합된 형태로 사용되는 기본적인 단어 ‘하이츠’에 정관사로 사용되는 영어 단어 ‘THE’의 한글 음역 또는 ‘보태어’ 등의 의미를 지닌 ‘더’가 결합된 행태에 불과해 식별력이 없고 기존 등록 상표인 ‘디하이츠’와 ‘하이츠’와도 동일하거나 유사해 오인이나 혼동을 줄 수 있다고 봤다.
DL이앤씨는 회사 설립 이후 공격적인 상표 출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허청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DL이앤씨가 분할 이후 올해 4월까지 2년 4개월간 총 430건의 상표를 출원했다. 이 중 심사를 거쳐 등록된 상표는 100건, 거절 결정을 받은 상표는 18건이다. 나머지 상표는 심사가 진행중이거나 등록을 위한 공고(28건)가 진행중이다. 회사가 분할된 이후 등록한 상표는 조만간 DL에서 이전된 등록 상표(124건) 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가 공격적인 상표 출원에 뛰어든 것은 아파트 단지명을 선점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건설사는 수주한 주택 건축 사업 단지의 특성을 고려해 단지 이름을 정하고 있는데, 아파트 단지가 늘면서 아파트 네이밍(작명) 경쟁도 심화하는 추세다. 회사는 이밖에도 ‘디하우스(D HOUSE)’, ‘디에디션(DEDITION)’ 등 사명 첫글자 디를 딴 상표 다수를 출원해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DL이앤씨는 우리나라 시공능력 3위 건설사다. 대림산업(지금 DL) 건설사업부문이 2021년 1월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자회사인 DL건설 등과 함께 토목, 주택, 플랜트 등 종합건설사업을 벌이고 있다. 회사는 2022년 국토교통부는 시공능력평가에서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공사 능력을 9조 9588억 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삼성물산, 현대건설에 이어 우리나라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대표 주택 브랜드로는 ‘아크로’와 ‘e편한세상’이 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
제주도에 대형쇼핑몰? 현대백·코스트코 진출설에 분위기 '뒤숭숭'
·
"팬덤 장사 도 넘었다" 하이브의 소통 플랫폼 '위버스' 신규 멤버십에 팬들 뿔난 까닭
·
영업이익률 30%, 배당률 85%…국정감사 지적에도, 고배당 실시한 bhc
·
부동산 경기 침체에 4대 상장 건설사 배당도 '꽁꽁'
·
"도덕적 해이 빠졌나" 작년 10대 건설사 건산법 위반 행정처분 154%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