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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공시] 이화그룹 3사 또 거래정지, 김영준 회장 리스크 언제 벗으려나

'실 업무집행 지시자 배임·횡령설' 조회공시 요구…급등 후 정지에 개인 투자자 '충격'

2023.05.16(Tue) 17:01:40

[비즈한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다트(DART)’는 상장법인들이 제출한 공시서류를 즉시 조회할 수 있는 종합적 기업 공시 시스템이다. 투자자 등 이용자는 이를 통해 기업의 재무정보와 주요 경영상황, 지배구조, 투자위험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트 홈페이지에서는 ‘많이 본 문서’를 통해 최근 3영업일 기준 가장 많이 본 공시를 보여준다. 시장이 현재 어떤 기업의 어느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셈이다. 비즈한국은 ‘지금 이 공시’를 통해 독자와 함께 공시를 읽어나가며 현재 시장이 주목하는 기업의 이슈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내고자 한다.

 

이화그룹 상장사 3곳(이아이디, 이트론, 이화전기)이 거래재개 하루 만에 다시 거래정지 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다트(DART)’


지난 12일 거래가 재개된 이화그룹 상장사 3곳이 같은 날 다시 거래정지됐다. 한국거래소가 12일 오후 2시 20분경 ‘사실상 업무집행 지시자의 대규모 횡령·배임혐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트론과 이아이디는 지난 11일 거래가 재개된 지 하루 만에 다시 거래가 정지됐고, 이화전기는 거래가 재개된 당일 오후 다시 거래가 정지된 셈이다. 

 

문제는 3사의 거래재개 직후, 악재가 해소된 것으로 보고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이화전기는 지난 12일 전 거래일 보다 주가가 16.75% 올랐다. 같은 날 이트론은 29.67%, 이아이디는 20.52% 급등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이화전기와 이아이디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화전기를 38억 원 규모, 이아이디를 76억 원 규모 순매수했다. 

 

이에 종목토론방 등에서는 한국거래소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가 거래정지를 풀어줬다가 다시 정지시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는 것.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소의 정지해제 공시를 믿고 투자했다가 단 하루도 지나지 못하고 투자금이 묶이고 손실을 보게 됐다”며 국민청원에 나섰다. 

 

이화그룹 계열사 3사 종목토론방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쳐


거래소는 당초 회사측 공시에 명시된 회사별 횡령‧배임 규모가 크지 않다고 보고 3사의 거래를 재개했으나, 이후 확인한 횡령‧배임 금액이 회사측 공시와 달리 규모가 큰 것으로 보고 다시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거래를 정지 시켰다. 거래소는 검찰이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에 대해 파악한 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3사의 공시 이후 거래소가 신빙성 있는 구체적 제보를 받아 다시 조회공시 요구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의 구속영장은 기소장과 달리 구체적인 범죄 혐의 내용이 기술되어 있지 않은데, 이후 거래소가 추가적인 정보를 제보 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1일 이화전기는 공시를 통해 김 전 회장이 이화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현 경영진인 김성규 총괄사장 혐의 발생 금액 8억 3000만 원만 기재했다. 이화전기는 “김성규 총괄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청구가 발부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김영준은 현재 당사와 관련이 없는 인물로 구속영장청구서 등의 자료를 확보할 수 없어 금액을 확인할 수 없다”고 선 그었다. 

 

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등의 혐의를 받는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왼쪽)과 김성규 총괄사장이 지난 1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거래소는 지난 12일 ‘사실상 업무집행지시자의 대규모 횡령‧배임혐의설의 사실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조회공시를 다시 요구했다. ‘사실상 업무집행지시자’는 김 전 회장을 뜻한다. 거래소는 검찰이 김 전 회장을 이화그룹 실소유주로 보는 만큼, 김 전 회장의 범죄행위와 관련된 금액도 공시내용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화그룹 3사의 향후 거래재개 역시 불확실해졌다. 김 전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를 적용하면 3사에 대한 혐의 발생 금액이 현재 공시한 8억 3000만 원에서 수백억 원 대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가공급여 명목으로 비자금 114억 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허위 공시 등으로 124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득하고 회사에 187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표면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김 전 회장이 여전히 이화그룹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은 지난 2021년 제기된 바 있다. 소명섭 전 이화전기 대표는 김 전 회장의 경영 개입 의혹을 폭로한 지 나흘 만에 해임됐다. 이번에 김 전 회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총괄사장은 소 전 대표 해임과 동시에 신규 선임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이화전기와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고 주가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이화전기 등 이화그룹 계열사들은 2015년 12월 ‘김 전 회장과 김 전 회장의 친동생 등이 중요 의사결정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이를 위반하면 매매거래정지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진행에 이의가 없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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