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제주도에 대형쇼핑몰? 현대백·코스트코 진출설에 분위기 '뒤숭숭'

이미 진출한 신세계 아울렛은 나이키 매장 빼는 등 상인회·지역 마트 반발 거세…도민들은 무산될까 전전긍긍

2023.05.16(Tue) 14:35:16

[비즈한국] 최근 유통업계의 관심이 제주에 쏠리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까지 제주로 몰려들며 제주가 유통업계 핫플로 뜨는 분위기다. 마땅한 쇼핑센터 하나 없어 아쉬움이 컸던 도민들은 대기업의 진출 소식을 반기고 있는데, 제주의 폐쇄적 분위기로 무산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코스트코, 현대백화점 등이 제주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현대백화점, 제주 등 휴양지 신 유통시설 검토 소식에 들뜬 제주…반발 커질까 우려도 

 

현대백화점이 2030세대 타깃의 오프라인 점포를 확대해나가려는 분위기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휴양지 중심으로 쇼핑몰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이 점찍은 곳은 제주도와 강원도 양양군으로 꼽힌다. 양양군의 경우 인기 서핑 스폿으로 불리는 서피비치가 위치한 양양군 현북면 일대를 중심으로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는 여러 곳의 후보지를 두고 부지 매입을 검토 중이란 말이 들려온다. 

 

업계에서는 MZ세대의 취향과 트렌드를 공략해 재미를 본 현대백화점이 젊은 세대 타깃의 새로운 쇼핑몰을 준비해 신규 사업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명품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백화점 업계가 최근 실적 부진을 겪으며 MZ세대, 외국인 매출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MZ세대 공략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현대백화점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는 반응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휴양지 중심의 유통시설을 개발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화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지역을 특정할 단계는 아니다. 제주, 양양 등 휴양지를 중심으로 검토 중인 것은 맞다. 정해진 것은 없다”고 전했다. 

 

MZ세대를 집중 공략한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더현대서울. 현대백화점은 2030세대 타깃의 오프라인 점포를 확대하려는 분위기다. 사진=박정훈 기자

 

현대백화점이 제주도를 후보지로 점찍었다는 소식만으로도 제주도민 사이에서는 반가운 기색이 역력하다. 한 제주도민은 “제주 사람들은 아침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 롯데몰에 가서 쇼핑하고 저녁 비행기로 돌아온다. 쇼핑 시설이 간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의 특성상 현대백화점 진출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많은 유통업체가 오래전부터 제주도 진출에 눈독 들여왔지만, 폐쇄적 분위기로 포기한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제주는 국내 대표 관광도시인 만큼 자영업자 비중이 크다. 지난해 기준 제주도의 자영업자 비중은 26.6%, 전국 4위로 집계됐다. 소상공인의 목소리가 큰 지역이다 보니 대기업의 대형마트나 쇼핑몰이 입점할 때마다 반발도 거세다. 소상공인들은 대형 쇼핑 시설이 들어서면 생존권을 위협 받을 수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제주도의 유일한 쇼핑 시설로 꼽히는 신세계사이먼의 ‘제주 프리미엄 전문점’ 아웃렛이 들어설 때도 무산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제주 상인단체의 반발이 거셌고, 결국 상인회와 조정이 나지 않아 중기부까지 나서 사업조정심의회를 열어야 했다. 중기부는 제주지역에 매장을 둔 372개 브랜드의 중복 입점을 제한하는 선으로 사업조정을 권고했고, 이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2021년 10월 아웃렛은 문을 열었다. 

 

하지만 타 지역 아웃렛과 비교해 입점 브랜드가 적다 보니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례로 제주 프리미엄 전문점에는 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조차 입점하지 못했다. 신세계사이먼이 갖고 있는 전 세계 100여 개 아웃렛 중 유일하게 나이키 매장이 없는 곳으로 꼽힌다.

 

아웃렛이 문을 연 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신세계사이먼과 제주도상점가연합회의 마찰은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제주상인회는 제주 프리미엄 전문점이 입점 제한된 브랜드의 매장을 열었다며 반발했고, 신세계사이먼 측은 지속된 문제 제기에 결국 아웃렛에서 해당 매장 철수를 결정했다. 

 

제주도 한 지역 마트에 걸려있는 현수막. 코스트코 입점 가능성이 제기되자 지역 마트 등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코스트코 입점 가능성 제기에 지역 마트 반발, 도민들 “폐쇄적 분위기가 제주 발전 막아”

 

최근에는 미국 창고형 대형마트인 코스트코 입점 가능성이 제기돼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지난해부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제주신화역사공원 부지에 대형마트 건립을 추진해왔는데, 최근 해당 부지의 토지이용계획과 건축계획 변경 심의가 조건부 승인됐다. 대형마트 운영 시 필요 인력에 지역 주민 우선 채용, 지역판매상품과 최대한 차별화된 상품 구성 등 지역 수용성 확보방안을 반영할 경우 코스트코 입점도 가능해진 것이다.

 

JDC 측은 “현재 상가시설로 토지이용계획만 변경된 상태다. 이후 단계는 아직 진행되지 않아 코스트코 입점이 확정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다만 현재 코스트코와 우선 협상 단계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아직 코스트코의 입점이 확정되기 전이지만 제주도 곳곳에는 마트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외국계 마트가 입점할 경우 제주도 지역 농수축산물 판매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지역 마트 등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코스트코 입점을 기다리는 도민들은 상인들의 반발에 입점이 무산될까 우려가 크다. 한 제주도민은 “쇼핑몰, 아웃렛 등이 들어온다는 소식만 들려도 지역 상인들의 반대 목소리가 너무 크다. 매번 상인들 반발에 무산되니 이제는 마트나 아웃렛이 들어온다는 소식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주도민은 “관광도시라는 제주도의 분위기는 너무 폐쇄적”이라며 “독점적 구조로만 이어지고 있으니 발전이 없다. 마트나 쇼핑 시설이 들어서면 거기서 일하는 직원도 제주도민 아닌가. 일자리 창출도 되고 서로 좋은 점이 많을 텐데, 지역 분위기가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핫클릭]

· 영업이익률 30%, 배당률 85%…국정감사 지적에도, 고배당 실시한 bhc
· 신반포2차 신통기획 '또 다른 갈등'…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까지 논란
· 'SPA 1위 탑텐' 알고 보니 회계연도 착시…올해는 유니클로 넘어설까
· 12년 만에 역성장 탈출한 홈플러스 발목 잡는 몇 가지
· 콧대 낮춘 커피빈, 편의점 커피·펫 매장으로 옛 명성 되찾을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