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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카카오, '어닝서프라이즈' 네이버와 다른 길 갈까

플랫폼 광고 매출서 극명한 차이…미래 성장동력 'AI'로 같아 '경쟁력' 관건

2023.05.09(Tue) 17:51:58

[비즈한국] 2023년 1분기 실적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대표 IT 기업 카카오와 네이버가 상반된 평가를 받아 눈길을 끈다. 카카오는 시장 기대치 이하로, 네이버는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냈다. 두 기업이 같은 사업으로 시장에서 경쟁을 이어가는 상황에 카카오가 부진한 실적을 내자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치 이하의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1분기 실적을 두고 두 IT 공룡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4일 공개된 카카오의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매출은 1조 7403억 원으로 전 분기(2022년 4분기)와 비교하면 2% 줄었고, 전년 동기에 비하면 5% 늘었다.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영업이익은 711억 원을 기록해 전 분기(1003억 원) 대비 29.1%, 전년 동기(1587억 원) 대비 55.2%나 급감했다. 

 

카카오 매출 구성은 플랫폼과 콘텐츠로 나뉜다. 비중은 플랫폼이 55%, 콘텐츠가 45%를 차지한다. 플랫폼에는 △톡비즈 △포털비즈 △기타 플랫폼 사업이 속한다. 톡비즈는 카카오톡 채널, 이모티콘 등의 광고와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의 커머스가 해당한다. 포털비즈는 다음(DAUM), 카카오스토리·스타일·페이지 등이, 기타 사업에는 모빌리티·페이·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카카오프렌즈와 기타연결종속회사의 실적이 잡힌다. 콘텐츠에는 △게임 △뮤직(멜론, 음반유통 등) △스토리(엔터테인먼트, 픽코마) △미디어(영상제작, 매니지먼트)가 있다. 

 

분기별 매출을 보면 두 부문 모두 감소세다. 플랫폼 매출은 2022년 3분기 9869억 원에서 4분기 9668억 원, 2023년 1분기 9647억 원으로 줄었다. 콘텐츠 매출은 2022년 2분기 8917억 원을 기록하고 이후 8718억 원, 8073억 원에서 2023년 1분기 7756억 원으로 감소했다.

 

플랫폼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광고 시장이 위축된 데다 포털비즈 실적이 줄어서다. 톡광고 매출은 2521억 원으로 전 분기(2736억 원)보다 7.8% 감소했다. 그 대신 커머스 매출이 2466억 원에서 2635억 원으로 늘어 감소분을 보완했다. 포털비즈 1분기 매출은 하락세를 타고 전년 동기(1140억 원) 대비 26.7% 감소한 83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콘텐츠 부문에선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매출이 줄었다. 카카오는 엔터테인먼트 매출이 1004억 원으로 전년 동기(1170억 원) 대비 14.2% 줄어든 이유로 ‘엔데믹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와 북미 사업 효율화’를 들었다. 영화·드라마 등 미디어는 신작 부재로 전년 동기 대비 9.7%, 전 분기 대비 45.7% 줄었다.

 

반면 네이버의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매출은 2조 2804억 원, 영업이익은 33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6%, 9.5% 늘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증감률은 각각 0.4%와 -1.8%로 영업이익만 약간 줄었다. 

 

네이버의 사업 부문은 △서치플랫폼(검색, 디스플레이) △커머스(광고, 스마트스토어, 여행, 크림, 포쉬마크) △핀테크(페이, 결제, 금융) △콘텐츠(웹툰, 스노우, 뮤직 등) △클라우드 및 기타로 나뉜다. 이 중 눈에 띄게 성장한 건 커머스다. 커머스 매출은 6059억 원으로 전년 동기(4165억 원) 대비 45.5%, 전 분기(4868억 원) 대비 24.5% 증가했다. 네이버가 2022년 인수한 미국 중고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매출이 119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포쉬마크를 제외해도 전년 동기 대비 39.7%, 전 분기 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콘텐츠 매출도 전년 대비 94.0%(4113억 원) 증가​했다. 다만 전 분기(4375억 원)보다는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924억 원) 대비 손실이 줄어들긴 했지만 –752억 원을 기록해 ​적지 않았다. 핀테크(3182억 원)와 클라우드(932억 원) 매출은 둘 다 전 분기 대비 각각 0.5%, 16.1%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하면 15.8%, 1.2% 증가했다. 

 

네이버는 올해 여름 한국어에 특화한 초거대 생성형 AI ‘하이퍼 클로바 엑스(Hyper CLOVA X)’를 공개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와 네이버의 사업 구조가 콘텐츠·커머스·포털 등으로 흡사한 만큼, 두 회사의 행보는 자주 비교된다. 특히 이번 실적이 네이버는 어닝서프라이즈, 카카오는 어닝쇼크라는 상반된 결과를 내놔, 같은 듯 다른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먼저 포털을 보면, 경기침체로 광고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 네이버의 검색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5.3% 늘어 선방했다. 반면 다음을 주축으로 한 카카오의 포털 비즈니스는 분기 매출 1000억 원대를 유지하지 못하고 800억 원대까지 내려앉았다. 다음은 카카오와의 인수합병(M&A) 이후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을 받으면서 매각설까지 나온다. 

 

다음의 존재감이 낮아졌다는 평가 속에 카카오는 다음 사업 부문을 분리해 5월 15일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설립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설립 배경을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체계를 확립해 다음만의 서비스 목표를 수립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라며 “검색·미디어·커뮤니티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CIC 대표는 네이버 출신의 황유지 다음사업부문장이 맡는다. 

 

네이버, 카카오가 AI와 클라우드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점도 비슷하다. 클라우드와 AI 서비스로 조금씩 매출을 내고 있는 네이버는 올해 여름 고도화한 생성형 AI ‘하이퍼 클로바 엑스(Hyper CLOVA X)’를 출시한다. GPT-4에 맞서는 하이퍼 클로바 엑스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한국어 학습량을 보유한 초거대형 AI다. 네이버는 저렴한 비용을 앞세워 이를 B2B 서비스에도 적용한다. 하반기엔 생성형 AI를 적용한 검색 서비스를 선보인다. 

 

카카오 또한 손실이 커지더라도 AI와 클라우드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투자를 확대한다”라며 “영업손실이 최대 3000억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하반기에 한국어 특화 생성형 AI를 공개하고 서비스에 적용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다만 네이버가 한국형 초거대 AI 공개 시기를 여름으로 정한만큼 후발주자인 카카오의 AI는 눈에 띄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카오는 서비스 품질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약 20분간 카카오톡 메시지 전송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해 서비스 품질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카카오는 2022년 10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관련 서비스가 작동하지 않는 대규모 ‘먹통 사태’를 겪으면서 대표 사퇴, 보상 논란, 이용자 이탈 시도 등 후폭풍을 겪어야 했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다중화를 위한 인프라 설비 투자를 늘리면서 최근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그럼에도 카카오톡 이용자의 신뢰 회복이 중요한 이유는 톡비즈 등 플랫폼 기반의 광고 수익이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5월 중 카카오톡 내 ‘오픈채팅탭’을 만들어 광고 매출의 증가를 노리고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4800만 명에 달하지만 연이은 사태로 “대체재를 찾는다”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불신을 없애는 데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풀어야 할 과제는 또 있다. 고점 대비 67%나 빠진 채 횡보하는 주가다. 2022년 남궁훈 전 대표는 “주가 15만 원 회복까지 최저임금을 받겠다”라고 선언했지만 실적 부진, 화재, 경기 침체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남궁 전 대표가 취임 당시(8만 원대)보다 낮은 5만 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을 진행한다. 2023년 재무성과에 대해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15%에서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이 중 현금배당은 별도 기준 FCF의 5%, 자사주 매입 또는 소각에 대해서 별도 기준 FCF의 10%에서 25%를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넘게 떨어져 고전하던 네이버는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3개년 주주 환원 계획’을 내고 주가 회복에 나섰다. 내용은 카카오와 비슷하다. 네이버 주주 환원 계획에 따르면 2개년 평균 연결 FCF의 15~30%를 배당하고, 매년 총 발행한 주식의 1%씩 총 3%의 자사주 소각도 진행한다. 실제로 네이버의 호실적과 주가 부양책은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 실적 발표일인 8일부터 주가 20만 원선을 회복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이 예정돼 있다”라며 “2022년에 3062억 원(특별 자사주 소각 포함) 규모로 진행했고, 올해는 1224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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