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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3개나 있는데' 한화생명, 만성적자에도 GA 추가 인수설 나오는 까닭

설계사들 "매출 늘었지만 급여 안 늘어, 무리한 행보" 반발…한화생명 "현재 진행 중인 건 없어"

2023.05.09(Tue) 18:08:44

[비즈한국] 업계 2위 한화생명이 법인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 추가 인수로 영업 채널 경쟁을 본격화한다. 이미 3곳의 GA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설계사 조직 규모를 키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보험영업 시장이 GA를 중심으로 재편된 만큼, 1위 삼성생명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으리란 전략이다. 하지만 자회사 출범 2년간 만성 적자인 상황을 고려하면 무리한 확장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적분할로 자회사 소속이 된 설계사들도 “사측이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국내 최대 규모 법인보험대리점(GA)을 거느린 한화생명이 공격적인 대면 영업 경쟁에 나서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 사진=연합뉴스

 

#업계 6위 피플라이프 이어 중대형사 추가 인수 논의…승부수 될까

 

지난 1월 국내 대형 GA 피플라이프 인수 절차를 완료한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최근 추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보유한 GA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랩, 피플라이프 등 3개사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21년 출범한 한화생명의 판매 자회사다. 한화생명이 국내 3대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제판분리(제조·판매분리)’를 단행하면서 설립했다. 제판분리는 모회사에서 판매조직 전체를 떼어내 자회사 GA로 이동시킨 경우를 가리킨다. 지난해 말 기준 설계사 수는 1만 9131명으로 단일 GA로는 가장 많다.

 

추가 인수 대상으로는 리더스에셋어드바이저가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지지만 아직까지 대상이나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 현재 진행 중인 건은 없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업계 최대 GA 채널 구축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라 추가 M&A(인수·합병) 역시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피플라이프의 경우 국내 6위권 GA로, 2022년 말 기준 소속 설계사는 3866명이다. 

 

GA는 보험 상품을 대행·판매하는 보험대리점이다. 보험회사의 전속설계사는 자사 상품만을 영업·판매하지만, 대면영업 기반 GA는 여러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보험 상품을 취급한다.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는 속에서도 조건과 계약 방식 등이 어려운 보험 상품의 특성상 고객과 ​직접 ​만나 계약하는 대면 판로가 여전히 중요해 GA 채널 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다만 한화생명이 시장 기대보다도 더 빨리 추가 인수를 고민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대형 GA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한화는 영업을 지원하는 플랫폼도 내놨다. 채널 확대에 대한 의지가 가장 커 보인다”고 전했다.

 

#GA 선두 달리지만 아직 업계 2위…“무한 경쟁 내몬다” 반발도 

 

한화생명이 채널 확장에 목매는 이유는 앞으로 GA 규모가 영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 회계기준에서 기업에 유리한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리려는 취지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저축성 보험의 판매율도 떨어져, 보장성 보험이 건전성과 이익 측면에서 낫다”며 “GA를 통한 대면 판매가 더 중요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자회사형 GA는 책임 전가와 구조조정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도 있다. 사진=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하지만 한화생명의 확장 전략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아직까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실적은 부진하다. 2022년 순손실은 482억 원으로 출범 2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681억 원) 대비 손실 폭을 1199억 원 줄인 수치다. 인수 과정에서 출혈도 컸다. 피플라이프 인수금액은 2000억 원대로 전해진다. 

 

사업 안정화를 꾀하는 설립 초기에는 한동안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는 가운데서도 연이은 인수합병은 큰 부담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을 의식한 무리한 행보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생명은 전속 설계사만 2만 9500여 명을 거느리고 있다. 한화생명은 현재 3개 GA를 통해 2만 5000여 명을 확보한 상태다. 

 

기존 GA 소속 설계사들은 추가 인수에 나선 한화생명이 경쟁을 과도하게 유도한다고 지적한다. 상품 하나를 팔 때 환산되는 점수가 낮아져 과거보다 월 평균 2.5건을 더 팔아야 하는데, 새로운 판매 채널이 들어온 후 기존 채널은 뒷전이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반발은 사측의 물적분할 결정에 따라 자회사로 이동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설계사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당시 옮겨간 설계사는 1만 7000여 명이다. 다른 채널과 비교했을 때 급여의 바탕이 되는 수수료 체계도 개선되지 않았고 자회사 채널에 대한 투자 역시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업계 처음으로 보험설계사 노조가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소속의 경력 25년차 설계사는 “설계사들의 매출 수위는 더 올라갔지만 환산 성적이 깎여 실제 급여(수수료)는 늘지 않았다. 경쟁을 부추기는 게 보험사의 생리라고는 하지만 새로운 채널을 계속 들이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잡은 고기에겐 밥을 안 주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측은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피플라이프 인수 당시에도 내부적으로 반대 의견이 없었다”며​ “​인수 과정에서 (GA에) 더 유리한 영업 조건을 제시하지는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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