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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경쟁력" 네이버·카카오, 웹툰 작가 처우개선에 사활

네이버, 유료 판매·광고·IP 수익 작가와 공유 vs 카카오, 휴재권 보장…아직은 "네이버 우위" 평가

2023.05.05(Fri) 13:52:56

[비즈한국] 웹툰 플랫폼 1위 자리를 두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이나 점유율 경쟁을 넘어 작가의 창작 편의를 개선하는 전략으로 맞붙는 모양새다. 작가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더 나은 업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질 높은 콘텐츠 확보로 연결된다는 판단에서다. 플랫폼 수수료, 처우 문제 등 생태계를 둘러싼 논란은 다른 플랫폼 산업과 마찬가지로 현재진행형이다. 아직까지는 네이버웹툰이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하반기 작가가 직접 정산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파트너 포털을 열었고 올해 2월 휴재권을 계약서에 넣기로 했다. 네이버웹툰은 10년째 수익 다각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불법 유통을 늦추는 기술로 작품 활동 지원에 나섰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 창작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판교 사옥 미디어 간담회에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네이버웹툰 제공


#“작가 비전이 플랫폼 미래” 수익모델 강화 나선 네이버

 

네이버웹툰이 작가와 수익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페이지 프로핏 쉐어(PPS)’의 규모가 도입 10년 만에 연간 2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플랫폼과 작가가 함께 벌어들인 금액은 2조 255억 원이다. 2013년 도입 당시 232억 원이었던 연간 규모가 2021년 1조원을 돌파한 후 1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PPS 프로그램은 웹툰 작가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성과급 개념이다. 원고료와 별개로 △콘텐츠 유료 판매 △연계 광고 △IP 비즈니스의 3개 영역으로 수익모델을 구축해 작가 수입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

 

웹툰·웹소설 IP의 인기가 높아지자 추가 수익을 얻는 작품이 10년 전 8개에서 지난해 415개로 늘었다. 네이버웹툰, 네이버시리즈, 라인웹툰, 라인망가 등 글로벌 단위로 보면 연간 거래액 1억 원 이상을 기록한 작품 수는 같은 기간 1편에서 904편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꾸준히 PPS를 강조하며 수익원이 다양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통상 업계에서는 유료거래액을 주요 지표로 보는데 네이버는 PPS 규모에 더 무게를 싣는다. 4월 25일 판교 사옥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생태계 허리를 담당하는 1억 원 규모의 작품뿐 아니라 100억 원 이상의 거래액을 만드는 작품이 여럿 나오는 건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쉽지 않다”며 “PPS 프로그램을 세계 시장에 확대 적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국립창극단 공연으로 재탄생한 네이버웹툰 원작 ‘정년이’의 제작발표회. 사진=연합뉴스


상생전략으로 시작한 PPS는 네이버의 성장전략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정식연재 계약을 맺은 작가들에게 매월 월급처럼 고정적인 원고료를 지급한다. 제작비 격이지만 저작권 역시 작가가 갖는다. IP를 활용하는 2차 사업에서 자신의 작품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면 작가에게도 이익이 돌아간다. 네이버 내부에서 작가 친화적인 플랫폼이라고 자부하는 이유다. 

 

처음에는 9개에 불과했던 수익채널이 현재 21개로 늘었다. 과거엔 미리보기, 완결보기 등의 유료 서비스, 스크롤 끝에 붙는 텍스트형 광고, 게임과 굿즈로 IP 수익을 얻는 단순한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동영상·배너 등 광고 종류가 다양해졌고 출판, 펀딩, 음원으로도 수익을 낸다. 브랜드 협업 웹툰도 새로운 수익원이다. 네이버는 PPS의 이름을 ‘파트너스 프로핏 쉐어’로 바꾼다고 밝혔다. 웹툰을 보는 페이지 안에서 대부분의 수익이 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웹툰 밖에서 하는 수익 활동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강조하는 의미다. 

 

네이버웹툰이 웹툰의 영상화로 얻는 직접적인 이익은 크지 않다. 영화·드라마 흥행에 따른 웹툰 원작 이용자 증가 정도다. 저작권은 작가들이 보유하고, 제작된 영상에 대한 권리는 넷플릭스 등이 갖는다. 하지만 업계는 결국에는 작가의 편의와 수익을 최대한 보장해야 플랫폼의 미래도 있다는 방향성에 공감한다. 단순 반복 노동이 아닌 높은 부가가치를 내는 노동으로 인식할 때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이 나오고 플랫폼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사업 초창기부터 서비스와 정책, 기술을 통해 창작 생태계를 꾸준히 지원한 결과 우수한 작품이 몰렸다”며 “앞으로도 생태계 지원으로 저변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발 늦었지만…카카오도 창작 생태계 개선 본격화

 

카카오 역시 창작 생태계를 보완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2월부터 웹툰·웹소설 작가와 계약할 때 ‘휴재권(연재를 쉴 수 있는 권리)’을 계약서에 명시하기로 했다. 작가들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취지다. 웹툰 업계는 플랫폼이 주도하는 프로모션과 과도하게 늘어난 컷 수, 업계 경쟁 등이 맞물려 작가들이 강도 높은 장시간 노동에 내몰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2년 연재작 ‘록사나: 여주인공의 오빠를 지키는 방법’의 그림작가가 임신 도중 과로 문제와 유산에 따른 휴가 요청 거부 등의 문제를 제기한 후 논란이 확대됐다. 카카오의 결정은 문체부 주도로 업계가 함께 구상하고 있는 표준계약서의 원칙을 먼저 계약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창작 생태계 개선안을 발표하고 불법 유통 근절 등 작업 환경을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진=카카오웹툰

 

카카오는 2021년에는 창작 생태계 개선안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자회사 계약서를 전수조사하고 뷰어 엔드(viewer end·작품 스토리가 끝나는 하단부) 광고 수익 등을 작가와 나눠 갖기로 했다. 선투자 작품에 한해서는 작가에게 실질 정산율 60%를 보장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연재되는 웹툰의 90%가량은 CP(콘텐츠 공급사)로부터 공급 받는 방식이다. 직계 작품은 있지만 ‘연담’이라는 계열사 에이전시를 통해 공급된다. 이 때문에 작가 처우를 ​직접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파트너 포털’을 열어 작가와 수익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제3자이지만 CP사 계약서를 살펴보며 계약상 문제를 최소화하는 ‘월권’도 행한다.

 

현재까지는 작가들 사이에서 ‘네이버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웹툰 작가 A 씨는 “종합적으로 비교해봤을 때 복지, 처우 제도에 관해서는 카카오보다 네이버가 좀 더 낫다는 작가들이 많다. 네이버는 고료제를 적용하고, 국내 수익 분배 비율도 네이버가 더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적이나 점유율 역시 네이버가 조금 더 앞선다. 하지만 적자 고민은 공통분모다. 지난해 네이버는 콘텐츠 사업에서 3699억 원의 적자를 냈다.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에서 5393억 원의 손해를 봤다. 북미 등 해외 시장에 뛰어드는 과정에서 비용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작가 환경 개선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불법 유통 대응에 주력한다. 작가 A 씨도 개선돼야 할 점으로 불법 유통 문제를 꼽으며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카카오는 2016년 불법 유통을 대응하는 전담팀을 만들어 활발하게 대응하고, 네이버도 이미지에 식별 정보를 넣어 최초 불법 유출자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불법 유통 문제는 작가의 저작권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이다. 보완할 부분을 찾아 ​계속 ​개선하고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법 유통 대응 백서를 공개해 업계 전반에 노하우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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