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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도 안 터지는 5G, 커넥티드카 전용요금?" 운전자들 갑론을박

이통 3사 일제히 자동차전용 요금제 출시…요금 비싸고 실용성은 의문

2023.04.28(Fri) 09:19:49

[비즈한국] 이동통신사 3사(SKT·KT·LG 유플러스)가 일제히 자동차용 5G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있다. 5G 통신 사업 대상을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에서 차량까지 확대하는 것. 이통 3사의 5G 요금제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벌써부터 자동차 요금제에 대한 설왕설래가 뜨겁다.

 

자동차와 이동통신 기술을 결합한 커넥티드 카는 원격차량제어,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 eSIM을 추가해 별도의 요금제를 쓰면 스마트폰 없이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 사진=BMW  홈페이지


#eSIM 사용해 스마트폰 없어도 통화·인터넷 가능

 

이통 3사가 커넥티드 카 전용 요금제를 출시한다. 커넥티드 카란 자동차와 이동통신 기술을 결합해 원격차량제어, 실시간 길 안내, 응급 전화,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 자동차다. 차량이 일종의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되는 셈이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는 대부분 유료로, 이용자는 월 또는 연 단위로 결제하거나 일정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기능을 구매할 수 있다. 자동차 업체별 커넥티드 카 서비스로는 블루링크(현대자동차), 기아 커넥트(기아), 이지 커넥트(르노코리아),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BMW) 등이 있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는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KT는 6개, SKT는 2개, LG유플러스는 2개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에 통신망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자동차 업체를 통해 서비스를 신청하지만 요금은 통신사가 사용자에게 과금·청구하는 식으로 정산해, 이 과정에서 사용자가 혼란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커넥티드 카 요금제를 도입하면 통신사가 사용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요금을 청구하게 된다. 

 

이통 3사는 5월 첫째 주에 커넥티드 카 요금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독일 자동차 업체 BMW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다. 이 요금제를 이용하면 eSIM(기기 내장형 유심)을 활용해 스마트폰 없이도 차에서 전화 통화나 핫스폿을 쓸 수 있다. SKT는 데이터 250MB에 월 8800원과 150GB에 월 4만 9500원, LG 유플러스는 3GB에 월 1만 6500원, KT는 600MB에 월 9900원과 2.5GB에 월 1만 9800원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 3사는 공식 발표 전인 만큼 세부 사항이 바뀔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그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 앞선 요금제 구성이 BMW가 이용자 앱에서 테스트로 공개한 것과 같아서다. BMW는 지난 3월 커넥티드 카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후, eSIM 등록이 가능한 차량을 대상으로 앱에서 SKT·LG 유플러스의 ‘개인용 eSIM(퍼스널 eSIM)’ 요금제 가입을 안내했다. 

 

BMW 퍼스널 eSIM 서비스는 BMW iDrive 및 운영체제 8이 장착된 차량에 적용된다. 퍼스널 eSIM을 활용하면 △5G 데이터를 사용한 고속 인터넷 △스마트폰 없는 전화 연결 △운전자와 동승자를 위한 와이파이 핫스폿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요금제는 사용자가 기존에 쓰던 스마트폰 회선을 연결해서 쓰는 것으로, 데이터 소진 시 연동된 스마트폰(대표 회선)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 3사가 커넥티드 카 전용 5G 요금제를 출시한다. 사진은 3월 중 BMW 사용자 앱에서 공개된 SKT의 BMW 퍼스널 eSIM 요금제 가입 화면. 사진=SKT 화면 캡처

 

#“요금 비싸” “차에선 5G 잘 되나” 의문

 

5G 커넥티드 카 요금제 출시 소식에 BMW 사용자의 반응은 분분하다.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는 끊김 없는 스트리밍이나 핫스폿을 통한 와이파이 기능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스마트폰 5G도 안 터지는데 차에서 잘 될지 의문이다” “요금이 비싸 안 쓸 것 같다” “스마트폰 미러링이 가능한데 왜 별도 요금제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로 미국의 이동통신사 AT&T가 2022년 12월 출시한 BMW 커넥티드 카 요금제는 월 20달러(약 2만 6800원)에 핫스폿 데이터 22GB를 제공하고, 이를 소진하면 느린 속도로 데이터를 쓸 수 있다. 국내 통신사에서 준비하는 커넥티드 카 요금제가 데이터 2.5GB에 약 2만 원, 3GB에 1만 6500원이니 AT&T에 비해 훨씬 비싸게 책정됐다.

 

실용성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커넥티드 카 시장이 크는 만큼 요금제 출시는 ‘통신망으로 이런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라는 선제적인 대응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유의미한 콘텐츠가 없으면 고객이 돈을 내고 쓸까 하는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행법상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위치에 영상을 표시하면 안 된다”라며 “스마트폰 없이 OTT, 유튜브 등 스트리밍 시청이 가능하다면 이 같은 법적 규제도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이통 3사는 5G 기반의 통신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5G 요금제를 향한 비판은 끊이지 않는다. 최근 이통 3사가 중간 요금제 4종 이상을 출시해 요금제 구간은 채웠지만 데이터 단가로 따지면 여전히 비싸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소비자연맹은 “중간 요금제의 월 요금 차이는 1.15배에 불과한데 1GB당 요금은 최대 3.5배 차이가 난다”라며 “최저 요금제가 6만 1000원에 시작한다. 이통 3사가 기존에 출시한 온라인 요금제보다 비싼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6일 서울 광화문의 KT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에선 법 개정으로 의무 약정기간과 위약금을 폐지했다. 이후 통신사가 담합행위 없이 무한 경쟁에 나서면서 실용적인 중간 요금제를 출시했다. 출시 후에도 통신사의 매출은 증가했다”라며 “국내 이통 3사의 꼼수 중간 요금제를 철회하고, 3만 원에 30GB대 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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